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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강온양면 공세..정부대응 `주목'>

옥수수 지원은 수용하면서 대남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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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자  2010.01.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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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지원은 수용하면서 대남 비난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정부 당국은 북한이 15일 옥수수 1만t 지원을 받겠다고 한데 이어 국방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초강경 대남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배경을 신중히 분석하고 있다.

옥수수 1만t 지원을 받겠다고 한 것은 인도적 분야에 대한 남북간 협력에 시동을 걸겠다는 뜻을 전달한 의미가 있다고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예고한 본격적인 남북관계 개선 공세의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는 얘기다.

전날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하는 등 경협 관련 남북대화에 시동을 건데 이어 인도적 협력 분야에까지 대화의 무대를 넓히려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작년 10월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남측에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으나 정부가 옥수수 1만t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그간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남북간 정상회담 관련 협의가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 등을 감안해 북한이 지원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는게 정부 안팎의 분석이었다.

결국 3개월 남짓 만에 북한이 옥수수를 받기로 한데는 소량 지원을 수용하면서 더 큰 지원을 유도하려는 일종의 `마중물' 전술을 구사하려는 의중이 읽힌다.

옥수수 1만t 지원 관련 협의를 계기로 과거 정부 시절 받던 쌀 40만t.비료 30만t 가량의 대규모 인도적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협의를 유도하려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옥수수 1만t 수용의사를 밝힌 지 불과 몇시간 뒤 `북한 급변사태 대비 계획'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빌미로 `보복성전', `통일부.국정원 해체 요구' 등을 담은 국방위 대변인 성명을 냈다.

북한의 1인 통지 지배구조에서 최고의 권력기관인 국방위가 성명을 냈다는 점에서 북한의 결의가 느껴지며, 결국 옥수수 1만t 지원을 거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당국은 일단 북한이 자신들의 관계개선 행보에 남측이 적극 호응할 것을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교류.협력의 길과 군사적 긴장의 길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는 것을 요구하면서 남측이 정상회담과 같은 큰 틀의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의 길로 나오길 압박하는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당국자들은 성명이 급변사태 계획 수립에 대한 `사죄'가 없으면 `조선반도 평화와 안정 보장을 위한 모든 대화와 협상'에서 남한을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저의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자신들이 제안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당사국 회담에서 남한 당국을 제외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렇게 되자 정부는 일단 북한이 옥수수 지원을 수용하는 쪽에 무게를 두면서도 향후 추이를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다.

가깝게는 오는 19일 해외공단 합동시찰과 관련한 남북 당국자들간의 평가회의가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회의 이후 개성과 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접촉 제의를 북한이 수용할지 여부를 지켜보면 북한의 대남 전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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