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시대, 저 유명한 장보고 장군은 서해바다를 건너서 당나라 산둥반도에 도착해 신라인의 마을인 신라방을 짓고 신라인들이 다니는 절인 법화원을 건설했다. 그 유적지가 바로 산둥성 웨이하이(위해)시 영성 적산풍경구역이다. 적산은 이 지역 산의 바위들이 붉은색이 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장보고가 당나라 군대 단위인 무령군에 들어가 장군이 되어 해적들을 소탕하고 해상무역을 발전시킨 후 무역지구를 건설한 곳이 이곳이다. 해상왕 장보고가 신라인들을 위해 건립했다는 사찰인 법화원 경내에는 장보고의 위패를 모셔놓고 해신(海神)으로 섬기고 있는 사당이 있다.

장보고 유적지 웨이하이를 통한 한중 교역
웨이하이는 중국 산둥반도의 최동단에 있는 해양 도시이다. 오늘날 인천 앞바다부터 산둥반도를 잇는 최단코스의 뱃길을 수많은 배가 바다를 가로질러 왕래하고 있다. 오늘날도 장보고의 뱃길을 따라 신라방을 왕래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 제2국제선터미널에서 웨이동페리호(Weidong ferry)를 타고 출발해 12~14시간 후면 웨이하이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한다. 웨이하이에 시내 한복판에는 구항과 외곽지역에는 신항이 있다. 한중 물류가 폭증하면서 외곽지역에 신항구가 들어서게 됐으며 상업항과 어항으로서의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중국은 2003년부터 이미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대한민국의 1위 무역교역국이 되었으며 한중 FTA로 한중 경제규모 12조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경제공동체가 형성되고 2000만명(2014년말)이 넘는 인원이 서로 왕래하는 교역의 황금 시기가 도래했다. 한중 수교 25년간 무역액이 3000억 달러로 60배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전 세계 수출품의 1/4이 중국으로 팔려가고 있으며 2015년 대중국 무역흑자가 연간 6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중교역 전진기지로서의 신라방 웨이하이
웨이하이는 경공업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더해가고 있으며 2010년 현재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등 약 1500개의 한국 굴지의 기업들이 웨이하이 시에 집중해서 위치해 있다. 중국에는 전체 약 3만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는데 이중 50%가 산둥성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한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웨이하이시는 3만명의 한국인이 정착해 생활하고 있고, 60만명의 유동인구에 수많은 한국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주말이 되면 인천공항과 인천 제2국제여객터미널은 중국인들로 가득 차 한국말과 중국말이 뒤섞여 사용되고 있어 한중 양국인들이 상호 전혀 낯설지 않은 곳이다. 인천에는 차이나타운, 웨이하이에는 코리아타운이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웨이하이시 황관구 코리아타운에는 한국어 간판이 눈에 자주 띄고 한국 물건을 파는 가게와 한국인 식당과 한국 롯데백화점, 심지어 학원까지 있어서 한국으로 착각할 정도로 한국적인 곳이다. 한국 인천에 중국인 상점들이 많은 것처럼 중국 웨이하이에도 한국인 상점들이 많이 있다. 한국 인천에 한국말을 잘하는 중국인이 있는 것처럼 중국 웨이하이에도 중국말을 잘하는 한국인들이 있다. 한국 인천 속의 중국이요, 중국 웨이하이 속의 한국인 것이다. 그래서 웨이하이를 ‘인천시 위해구’라고 일컫는 말도 생겨났다.

신라방 한인타운과 한국교민들의 생활상
웨이하이시 황관구 한인타운의 한국문화거리에는 한국식 누각의 공연장이 있고 한국의 풍속을 재현해 놓은 거리가 있다. 이국땅 중국에서 한국의 결혼풍습과 떡방아를 찧는 모습을 재현한 마네킹으로 장식된 문화거리를 지날때 아주 반가운 마음에서 새삼스레 애국심이 발동한다. 중국사람 일색인 도시에서 한국 냄새 물씬 풍기는 거리를 거닐어 본 마음은 직접 느껴보지 않고는 모른다. 5000년 역사에서 지금처럼 큰 소리치면서 살아본 적이 언제 있던가? 손바닥만 한 땅덩어리의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강국이라니…. 중국의 산둥성 크기와 인구를 가진 우리 민족, 그것도 두 동강이 난 신세로 세계 10대 강국이라니…. 대단한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요, 위대한 민족이 우리 배달민족인 것이다. “대한민국 만세!”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매운 고추를 더 매운 고추장에 찍어 먹는 한국인의 인내심 가득한 민족성을 보라. 5000년 역사에서 지정학적인 특수성 때문에 900번이 넘는 외세의 침략을 당하면서도 독립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 지독하게도 끈질기고 매운 나라가 배달겨레 우리 한민족이다. 우리의 민족성이 독특하듯이 식생활 습관도 독특하여 외국에 나가 살아도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한국인의 입맛은 어디를 가도 죽기 전에는 변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역수입해서 먹는 한국식품 가게들이 곳곳에 있다. 웨이하이에서의 한국물가는 비싼 편이다. 한국 식품이 한국보다 비싸도 이를 감내하면서 한국 것을 사서 먹는다. 웨이하이 한국 교민들의 입맛을 어찌하랴. 먹는 물까지도 한국에서 수입해서 먹는다. 사는 곳은 이국땅 중국이지만 타고난 우리의 입맛은 못 바꾼다. 웨이하이에는 한국 상품매장이 자주 눈에 띈다. 한국 인삼가게도 있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동방으로 사람들을 보냈다는데 그 불로초가 우리나라의 인삼이란다. 필자가 웨이하이를 방문한 시기는 겨울인 12월이라서 한국문화거리 코리아타운이 한산했지만, 관광철이 되면 한중 관광객들이 몰려온다고 주변의 상인들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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