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대첩, 기억해야 할 9일의 역사

2026.09.07 15:01:12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9일간의 혈투"

                                          ▲국립영천호국원 관리과 윤명희

 

 

[대한뉴스=김기준 기자] 9월의 영천에는 특별한 울림이 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국립영천호국원 영천대첩비 앞에는 태극기가 청명하게 펄럭이고, 영천전투를 기억하고 기리는 이들의 발길이 모여든다.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 앞에 깊이 고개 숙인다. 호국원에서 근무하며 매일 마주하는 영천대첩비를 바라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곳에서 일어난 역사를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9일간의 혈투"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기습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은 순식간에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했다. 국군과 유엔군은 낙동강을 중심으로 최후 방어선을 구축했다. 그중 영천은 대구와 경주, 포항을 잇는 핵심 교통 중심지이자 낙동강 방어선의 최대 전략 요충지였다. 북한군은 방어선을 뚫고 대구를 점령하고자 영천으로 총공세를 퍼부었다.

 

1950년 9월 5일부터 13일까지 이어진 영천전투는 국군 제8사단을 중심으로 북한군 제15사단의 맹공을 격퇴하며 거둔 값진 승리였다. 조국 사수와 대반격의 기틀을 마련한,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른 9일간의 혈투였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미래를 지킬 수 없다"

 

그러나 역사를 숫자와 작전의 결과로만 기억해서는 안 된다. 치열했던 9일 동안 누군가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누군가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안은 채 살아야 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이면에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젊은 영웅들의 헌신이 서려 있다.

 

영천대첩비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기억의 공간이다. 76년 전 이 땅에서 목숨 걸고 싸운 장병들의 숨결을 전하는 증표다. 국립영천호국원은 영천전투의 승전을 기리고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고자 매년 9월 ‘영천대첩 기념행사’를 연다. 올해도 오는 9월 9일 뜻깊은 추모의 자리를 마련한다.

 

영천전투를 기억하는 일은 승리를 찬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평범한 일상이 결코 거저 주어지지 않았음을 깨닫는 과정이다. 잊지 않고 기억할 때 영웅들의 희생은 영원히 살아 숨 쉰다. 오늘도 영천대첩비의 기상을 마주하며 그 숭고한 역사의 무게를 가슴 깊이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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