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용지 상자’ 기습 폐기 논란
[대한뉴스= 김기준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핵심 증거로 꼽히는 투표용지 보관 상자를 선관위가 사전에 폐기한 사실이 확인돼 파장 이 인다. 증거인멸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수사팀의 움직임도 급박해진다.
11일 법원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은 전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현장을 방문해 증거보전 검증을 진행했다. 하지만 재판부와 신청인 측은 사태의 직접적인 실마리가 될 투표용지 보관 상자를 단 한 개도 확보하지 못했다. 선관위 측이 "이미 다 치우고 없어서 확인을 해줄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문제의 투표용지 보관 상자 중 1개는 법원의 증거보전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인 지난 9일 선관위 측에 의해 이미 폐기업체로 넘어가 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상자들의 행방에 대해서도 선관위 측은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한다.
선관위는 "해당 상자들은 법적으로 보관 의무가 없는 물품"이라며 "폐기 당시에는 증거보전 대상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계와 사정당국 안팎의 시선은 냉랭하다. 초유의 투표 중단 사태가 발생해 사회적 논란이 된 상황에서, 사실상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는 잔여 용지 보관 상자를 서둘러 처분한 행위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법원의 강제 처분이 임박한 시점에 폐기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기획 폐기'나 '증거인멸'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합수본은 선관위가 법적 의무가 없다는 핑계로 투표용지 보관 상자 외에 다른 핵심 내부 문건이나 상황보고서 등도 훼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날 대대적으로 진행된 중앙선관위 및 서울시선관위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 같은 증거 멸실 우려에 따른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수사팀은 확보한 선관위 간부 및 실무자들의 PC 포렌식 자료와 이메일 기록 등을 집중 분석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직후 내부적인 조직적 은폐 시도가 있었는지 여부를 강도 높게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