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전문가가 본 한-일 관계의 문제점과 해결의 핵심

2015.07.07 13:19:00

감정보다 냉철한 시각으로 변화된 국제정세를 바라봐야 한다

   
 
한일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은 올해의 한일관계는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가, 지난달 22일 양국 정상의 국교정상화 기념식 교차참석을 기점으로 관계가 회복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베 총리의 담화에는 개운치 않은 점이 남아 있고, 양국 민심도 개선시켜야 하는 등 양국의 협조가 더 요구된다. 양국은 과거 식민지배의 가해자와 피해자로서의 상처를 안고 있지만,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자유민주주의 국가이자 시장경제체제 국가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지난달 16일 국립외교원은 한일관계 50주년을 맞아‘한일관계 50년의 회고와 전망: 새로운 50년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진행했는데, 양국 전문가들은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변화된 국제정세를 고려해 공동의 실리를 추구하며‘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국 민심까지 나빠진 이유는?
일본 ‘한국은 중국에 경사(傾斜)됐다’, 한국‘일본 역사인식 개선해라’

  양국 전문가들은 한일관계의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동아시아재단 공로명 이사장은 그간 한일관계가 악화된 이유에 대해, 아베 내각 총리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고 이야기 하면서도‘침략에는 국제적인 정의가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해, 한국 국민들이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미국 하버드대학교 강연에서 위안부를‘인신매매 피해자’라고 언급한 것도 한국 국민의 공분을 사게 했는데, 위안부 문제는 독도, 역사왜곡, 강제 징집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의 문제와 함께 한일관계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된 상태다. 일본 국민도 과거에 비해 점점 더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되고 있다. 공로명 이사장은 일본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최하 정점에 달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요미우리 신문 모리치 하루 논설위원은 특히 2012년을 기점으로 한국 측의 발언으로 일본인들도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 되었고, 특히 올해 73%의 일본인들이‘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로 반한감정이 심하다며, 한국도 일본에서의 이미지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지나치게 경사되고 있다고 말하는 이가 많은데, 게이오 대학 오코노기 마사오 교수는 한일관계 악화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을 역사문제를 꼽으면서도, 또한“중국의 경제 부상, 해양 진출에 한국은 이를 하나의 비즈니스 기회로 보고, 일본은 기회임과 동시에 군사적 위협으로 본다”며,“한일의 대응방식 차이가 한일관계 악화로 이끌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한일관계 개선의 분기점?“8.15담화는 천재일우”
  이러한 시점에서 지난달 22일 한국대사관에서 진행된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 축사에서 아베 총리는“일한 양국 간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자”라며,“일본에 대해선 한국이 가장 가까운 이웃이고 서로 신뢰하고 관계를 발전시켜 가야 한다는 굳은 믿음이 있다”는 발언을 해, 8월 15일 아베 총리의 담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전 세계의 역사가, 정치인 등은 그때 아베 총리가 명확하고 의미 있는 발언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베 내각 총리 취임 이후 일본은 역사인식에 대해 동북아 국가를 넘어 국제 사회로부터 질책 받고 있는 상황인데, 공로명 이사장은“일본이 패전 이후 민주주의 국가로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경제·사회·문화적으로 공헌한 바를 인정하며, 아시아인이 이러한 공을 인정하고, 일본의 리더십을 의심과 저항감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8.15담화라는‘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또“8월 15일 예정된 연설은 일본 국내를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가해자로서 고통을 주었던 아시아에 대한 메시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라며,“그때에는 반드시 과거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뜻을 직접적이고 평이한 말로 표현해줌으로써 아시아인의 마음의 화해를 자아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여전히 충분히 사죄했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이가 많아, 아베 총리의 발언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

국제 패러다임 변화, 새로운 협력 전략으로 전진해야
  양국의 견해 차이 가운데에서도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두 국가 관계의 합리적 변화다. 정치와 경제체제가 유사하고, 서로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 더 이상 과거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중국의 경제적 부상 등 변화된 국제 패러다임에 대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1965년 한일협정문이‘이미 무효’라는 말로 애매하게 마무리된 점, 지금 일본의 모습은 이전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말과 차이가 있다는 점 때문에 한국은 일본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과요구를 하고 있지만, 몇몇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8.15담화를 통해 아베 내각의 진정성 있고 분명한 사죄의 메시지가 아시아인에게 전해진다면, 이제 더 이상 한국도 사죄를 요구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제경제연구소 오오시마 쇼타로 이사장은“일본은 사죄와 뉘우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일부 이상한 발언을 하는 일본인도 있지만, 한국은 일본 정부가 과거 담화를 계승한다고 했을 때,‘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어도 받아들여 보자’라고 생각해야 하며, 일본은 한국이 대중경사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하지 말아야 한다”며,“나쁜 점만 거론해서는 앞으로 전진할 수 없다. 상대에 대한 관용과 포용을 보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로명 이사장은“한일 국교정상화 50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비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라며,“한일양국이 살아가는 동북아에서 양국만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의 자유를 이룬 국가라는 것을 알고, 서로가 중요한 관계에 있는 나라라는 것을 인식해야한다”고 말했다.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는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기회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첫째, 상대를 감정적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볼 것, 둘째, 50년 전 많은 저항에도 불구하고 국교정상화를 이룬 이들의 용기, 무라야마 담화, 1998년 오부치 수상과 김대중 대통령의 일한 공동성명의 메시지를 본받을 것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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