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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사를 하고 있는 조강훈 이사장. 한국미술의 글로벌화, 미술인을 위한 정부보조금에 관한 의미있는 메세지를 남겼다.(사진= 장해순 기자) |
대한민국 대표 미술축제,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 한다
8회를 맞이한 (사)한국미술협회의 ‘2014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미술인이라면 꼭 한번쯤 참석하고 싶어 하는 미술인들의 축제‘대한민국 미술인의 날’행사가 53년의 역사를 가진 (사)한국미술협회 주최로 12월 5일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1,200여 석을 가득 메운 각계 인사와 미술인들은 한 해를 돌아보며 한국미술의 발전상과 미래를 전했고, 특히 (사)한국미술협회 조강훈 이사장이 전체 미술인을 대표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전한 메시지가 관중의 호응을 얻었다. 또, 노르웨이, 스위스, 프랑스 등 11개국에서 참석한 미술 관계자들을 위해 영어로 동시 진행됐다.
행사 스케치
지난 12월 5일 오후 12시부터 AW컨벤션 센터에서‘대한민국 미술인의 날’행사가 진행됐다. 2009년‘전국미술인대회’로 시작해, 올해 8회를 맞았다. (사)한국미술협회(이사장 조강훈) 주최,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정관모)의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미술인 및 관계자 1,200여 명이 홀 안을 가득 채웠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1부에서는 축사, 2부에서는 극단 KOTTI의 퓨전국악공연과 시상식이 이어졌다.
미술인들 대표로 미술계의 어려움을 토로한 조강훈 이사장
이날 많은 인사들이 축하를 보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인터뷰 영상에서“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몸과 마음을 위축시키는데, 미술은 큰 위로이자 힐링이며 그 자체가 행복”이라고 하며,“미술시장은 시장 특성상 경제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다.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예술인 창작 안전망을 구축하여 예술인들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적극 도움을 줄 것”이라 다짐했다.
이어, 조강훈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은 행사에 참석한 내빈 및 관계자에 감사 인사를 전했고, 특히 IAA(유네스코 국제조형예술협회)의 국제회의 국내개최에 대한 공을 문화체육관광부에 돌렸다. 조 이사장은 IAA국제회의의 국내개최와 관련,“한국미술협회와 한국미술이 세계에서 우뚝 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전했다.
한편 이날 1,200여 관중의 호응을 가장 크게 얻은 이야기는 조 이사장의 대회사 중에 있었다. 조 이사장은“작년까지 협회에 지원됐던 정부 보조금 20억이 왜 올해부터 뚝 끊겼는지 모르겠습니다. 참석하기로 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께서 급한 회의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셨는데, 사무국장님께서 말씀 좀 전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의 발언 후 문체부의 입장이 이어졌다. 김상욱 사무국장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불참에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제가 장관님께 잘 말해보겠습니다”라고 유쾌하게 답하며 김 장관의 축사를 대독했다.
정부 보조금 20억원은 한국미술협회 21대 회장 재임 시절, 당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미술의 날에 참석해 한 약속으로부터 시작됐다.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국 미술의 발전에 기여하는 많은 미술인들을 지원하고 미술을 통한 대한민국 문화진흥을 지원하고자 그때부터 미술협회에 20억원이 지원됐었다. 그 정부 보조금은 교도소, 공단 등 도시 낙후지역이나 문화 소외지역의 환경개선을 위해 한국미술협회와 마을이 공동으로 환경개선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쓰였으며, 제작비 등의 문제로 작품 활동을 하지 못하는 지역미술인들을 지원하는 데 쓰여 왔다. 미술인들에게 소중히 사용됐던 정부 지원금이 타당한 이유도 없이 23대 조강훈 이사장 임기에 와서 뚝 끊긴 것이다.
올해의 미술인
한 해 동안 한국 미술의 격을 올리며 그 생명력을 이어 온 미술인 및 미술 관계자에게 그들의 노고와 능력을 기리는 상과 상금이 수여됐다. 전국 3만 5천여 명의 한국미술협회 회원 중 엄정한 심사로 시상자가 선발됐다.
본 대회의 가장 큰 상인 김형근 미술상을 수상한 구자승 화백은 전체 미술인의 영광과 상금 500만원을 수여하며 기뻐했다. 미술문화공로상에 김선회 외 2명, 지역발전 공로상에 김배히 외 4명, 국제교류 공로상에 김미자, 정예작가상에 연제동 외 6명, 장리석 미술상에 최예태 외 2명이 수상의 영광을 맞았다. 특히 이날 휠체어를 타고 참석한 장리석 원로화가는 불편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이름을 딴 상과 상금 500만원을 수상자들에게 전달했다.
심죽자·윤명로(서양화), 강지주·오태학(한국화), 박종회(문인화), 이돈흥(서예), 엄태정(조각), 강병돈(디자인) 총 8명은 전체 회원 중에서 약 43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미술협회 본상을 수상했다. 분야별로 보면 그 경쟁률은 더욱 치열했다. 이들에게는 상금 각 100만원도 함께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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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조각부문 본상을 수상한 엄태정 조각가(오른쪽에서 두번째)(사진= 장해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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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상은 다양한 미술계 공로자들이 수상했다. 한국 미술의 뿌리를 지켜온 원로작가상에 오승우 외 1명이 수상했고, 특별문화공로상에 김원모 외 3명이 수상했다. 특히 유일하게 미술인이 아닌 언론인으로서 수상한 대한뉴스 김원모 발행인은 미술계의 소식을 정직한 필치로 전해 그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문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반세기 이상 대한민국의 미술을 지켜온 (사)한국미술협회
1948년부터 1981년까지 정부 주관으로‘대한민국미술전람회(약칭‘국전’)’가 열렸었다. 1986년부터는 한국미술협회가 주최하면서‘대한민국미술대전’이란 명칭으로 변경, 국내최대 신인미술작가들의 등용문이 됐다. 한국미술협회는 3만 5천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면서, 회원들의 친목 도모와 권익 신장에 힘쓰고 있다.
취재후기
미술인의 날 현장을 스케치하던 이날, 작품을 통해서만 접했던 화단의 거장들을 한 자리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창작의 고통’이란 말을 입에 담지 않아 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미술인들은 그 고통스런 창작에 몸 바쳐 많은 이에게 감정, 아름다움을 전한다. 그들에게는 축하와 격려가 마르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한국 미술 거장 김형근 화백(85세)은 70년대에 대한민국 국전에서‘과녁’으로 대통령상을 수상, 당시 박정희 대통령 내외의 초대를 받아 다과회에 참석했다. 김 화백은“故박정희 대통령은 직접 부호들에게 미술을 구매하도록 진작시키며 미술계에 경제적 보탬이 되려 했다. 당시 미술인들이 대통령 내외분의 격려로 기운을 얻었다”라고 떠올리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문화에 미래가 달려있다. 세계적으로 우리 미술을 호평하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능력 있는 국내 작가들이 세계 미술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가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은 미래를 내다보고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