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연극 연출 10주년 맞이한 연출가 오승수

2015.07.07 15:48:58

지금은 연극인의 이야기 담은 영화 제작중

2007년 초연 당시, 공포와 웃음이 교차되는‘재밌는 연극’이라 평가 받으며 관객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작품‘오래된 아이’가 6월 19일부터 9월 6일까지 다시 공연한다. 연극‘오래된 아이’는 공포 장르가 낯설게 여겨지고 홀대 받던 10여년 전부터 공포연극을 꾸준히 선보여 온 연출가 오승수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개척정신 강한 오 연출가를 직접 만나 연극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연출가 오승수

공포연극 공연 10주년을 기념하는 대표작, ‘오래된 아이’
 마을의 축제 전야, 15년 동안이나 실종되었던 인우가 돌아왔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과 그의 아버지까지 누구도, 15년 만에 돌아온 그 청년을 반기지 않고 오히려 두려워한다. 사실, 15년 전 실종된 인우는 여자 아이였다.
 자신을 인우라고 말하는 이 청년은 누구인가, 갑자기 나타난 청년과 사라진 아이는 어떤 관계일까, 그리고 마을 주민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의심과 궁금증으로 극에 몰입될 때쯤, 갑자기 들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것이 연극의 첫 번째 포인트다. 내내 공포감만 준다면 연극을 보고 난 뒤 지칠 것 같지만 극중 재미있는 장면들이 곳곳에 삽입돼 웃을 틈을 주는 것이 두 번째 포인트다. 그러나 가장 돋보이는 것은 극의 구성과 연출이다. 초연 이후로 대본과 연출이 계속 수정됐다고 하는데, 전체 구성에 빈 곳이 없다. 
  공포연극이 거의 없던 2006년‘죽었다, 그녀가’를 무대에 올릴 때, 작품성이 평가절하당할 것을 우려하는 지인들의 만류와‘왜 공포를 하느냐’는 말에는“생소해서 그렇지, 틀린 것이 아니야”라며, 공포장르의 저변확대를 꿈꾸며 딱 10년만 해보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10년 동안 쉬지 않고 7편의 순수 창작물을 무대에 올렸다. 10년이 지난 지금, 오 연출가의 바람이 현실이 되어 공포장르가 대학로에 자리 잡았다. 여전히 공포연극은 작품성을 평가받기보다 음지의 연극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오 연출가의 열정과 연출력은 인정받고 있다.
 

꿈꾸는 연출가
연극‘오래된 아이’는 작은 오해로 무서운 진실을 만들어 내는 인간의 한 단면을 담은 작품이다. 오 연출가는 어느 순간 기본을 지키는 일이 착한 것이 되어 버린 세상에서 이상을 감지하고, 이를 표현했다. 학창시절부터 연극 활동을 해 온 오 연출가는 현재 학생들에게 연극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연극 혹은 연기에 대한 것보다“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오 연출가가 바라보는 세계관은 작품으로 탄생되며,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질타를 받기도 했다. 힘든 때도 있었지만, 웃으면서 연극인으로 살아 왔고, 그러면서 거창연극제 희곡상, 2인극 페스티벌 희곡상, 연출상 등 크고 작은 상들을 받았다. 가장 돋보이는 상은 작년에 받은‘여성문화인상-신진여성문화인상’이다. 연극계라는 척박한 시장에서의 개척정신과 끈기를 인정받은 대목이다. 그녀는 또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공포 연극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연극을 만들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현재 조선 경종을 소재로 한 역사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도 해보고 싶다. 또 연극 외에 영화나 뮤지컬 작품활동도 많이 하고 싶다. 연극 제작과정을 담은 영화도 제작중이다. 실제 연극 제작과정은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연극이 어떻게 제작되는지 생생하게 알 수 없다. 연극을 만드는 이들,‘이렇게 촬영해요, 생활해요’를 보여주려는 의도다. 연극인이 어렵게 생활하지만 그래도‘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

-좋은 연극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연극은 살아 있다. 오늘 연극과 내일 연극이 조금씩 다르다. 살아있는 연극 속에서 휴머니즘과 감동이 자연스럽게 전해지는 연극, 그런 연극이야말로 멋있는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쉽게는 내가 봐서 좋은 연극을 만드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지 않으면, 관객은 작가를 안쓰럽게 생각할 것 아닌가.”

취재후기
오 연출가의 작품은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이 잡혀 있다. 전문적으로 연극을 배운 적은 없지만, 무대 연출 감각, 연극에 대한 열정, 끊임없는 창작활동의 결과다. 2010년 오 연출가가 각색·연출한‘오셀로-붉은피…튀다’는 포항 제1회 작은 연극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2011년에는‘투인 맥베스’를, 2013년에는‘소년 햄릿’을 연출했다.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대한 경의를 작품화한 과정도 오 연출가를 성숙하게 했다. 셰익스피어는 대학교육을 받지 못한 점 때문에‘품격이 떨어지는 연극을 양산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타고난 언어능력, 인간에 대한 관심, 다양한 경험, 장르를 넘나드는 쉼 없는 작품활동을 통해 만세의 진리를 담은 작품들을 창작하며,‘국가와도 바꿀 수 없는 셰익스피어’가 되었다. 오 연출가에게서도 셰익스피어의 덕목들이 엿보인다. 그가 꾸는 꿈이 보다 멀리 퍼지고,‘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오승수’가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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