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통일과 통합의 의미를 되새기며 바라본 문화·관광의 역할과 과제

2014.12.04 09:26:15

문화·관광의 역할과 과제

남북한 통일과 통합의 의미를 되새기며 바라본
문화·관광의 역할과 과제

   
▲ 지난달 21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문화부 이어령 초대장관(우측부터 여섯 번째)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광무 원장(우측부터 일곱 번째) 등 주요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은 박근혜 정부의 4대 국정기조의 한 축으로, 정치·경제·군사적인 논리에 밀려 통일 후 사회·문화적인 문제가 논외로 치부되곤 한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21일 개최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통일준비 문화·관광의 역할과 과제’세미나는 교류와 협력을 통해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비록 정부나 연구기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나, 세미나에서 거론된 주제들을 살펴보고, 신년에 보다 자세한 내용을 게재할 계획이다.

                                                                                                        글 김준호 기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통합개원 12주년 행사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 인사말에서 박광무 원장은 그 동안 문화·관광분야가 남북한 상호간의 실질적인 이해의 증진과 일체감 회복에 일정하게 기여해 왔다고 밝히고, 문화·관광분야의 교류와 협력은 인적·소통의 중심이 되며, 감성과 공감의 확인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한민족의 평화통일의 기운이 성숙되어 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우리의 좌표를 점검하고 본격적인 통일 문화·관광 연구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 통일의 과제도 우리 민족사적인 열정과 소원이 무르익고, 문화의 힘으로 이를 엮어내면서 그 에너지가 합쳐진다면 당대에 실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통일 문화·관광을 꽃피우고 우리의 사명과 역할을 새롭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기조연설에서는‘새로운 지정학과 한반도의 통일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초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이어령 전 장관이 강연했다. 이 장관은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와 세계지도를 통해 지금까지 Land Power로 대표되는 대륙 지정학과 Sea Power로 대표되는 해양 지정학의 패러다임을 설명하면서 통일을 대비해야 하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징기스칸이 말을 달려 지배했던 대륙을 우리나라 가수 싸이는 말 한 번 안 타고 유튜브에서 21억 회를 돌파해 전 세계를 지배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본의 유라시아 횡단 대학생 2명을 소개하면서 얼마 전 조선일보에서 개최한‘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대장정’방식이 아닌 자발적인 기획으로 몽고초원 등 유라시아를 횡단해서 한반도 통일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일은 결코 정치적인 논리나 감상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북한 스스로 문을 열게끔 우리가 유도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동북아 물류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훈춘이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 일본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요충지임을 소개하고, 동해를 중심으로 한 한·중·일의 상호협력 및 상호보완적인 새로운 지정학적 패러다임을 설명했다.
 
오후에 개최된 제1분과‘관광교류의 역할과 과제’에서 (사)남북물류포럼 김영운 회장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중심으로 한 남북관광 교류협력사업의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하고, 관광산업이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중단되어서는 안 되고, 보다 멀리 보고 유연한 자세를 취해야 북한과의 교류협력사업을 늘려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2발표자로 나선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이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통일교육위원회 박현선 위원장은‘남북 관광교류협력과 통일’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박 위원장은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이라는 이중구조를 지적하면서 북한과의 관광교류협력이 경제협력과 문화교류의 효과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므로 비정치적인 남북 화해협력과 남-북-중 연계관광을 발전시켜 창조적인 남북관광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2분과‘문화예술의 역할과 과제’에서 첫 발표자로 나온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오양열 초빙연구위원은 현 정부까지의 문화예술교류 실적과 현황에 대해서 설명하고, 문화교류가 정치·군사적 논리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서는 안 되고, 이벤트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교류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TV시청과 라디오 청취가 가능했던 과거 동서독과 달리, 우리나라는 문화교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문화협정’의 전 단계로‘남북문화협력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에 대한 법률을 제정하며, 교류협력사업을 전담할‘남북문화교류진흥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최근 7년간 평균 집행률이 37.8%에 그치고 있는 남북협력기금의 지원분야별로 할당하고 공모제를 도입하며, 사업성사에 대한 사후보장을 제도화하자는 의견을 제안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북한·통일정책학과 정영철 학과장은‘남북한 통합에서 문화의 역할’에서 통일과 통합의 의미를 구분해 설명하면서 통일 이후 사회통합에 대해 강조했다. 그리고 사회-문화적인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통일관에서 벗어나 모두의 통일이 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독일의 사회통합의 한계와 예멘의 사회적 통합 실패로 인한 결과를 사례로 들며, 미래 공동체의 새로운 상징으로 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앞서 말한 대로 통일은 정치·경제·군사적 통일만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통일과정이나 통일 이후에 발생하게 될 사회적·문화적 문제를 미리 살펴보고, 통일 이후 발생하게 될 비용을 줄이는 일 또한 중요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남북한의 문화·관광의 교류협력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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