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를 통해 본 생명 존귀함의 회복을 기원하는
마리몬드
“슬프지만 할머니들께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 하지만 그걸 염두에 두고 일본 대사관이 문을 닫고 있는 것이라면 그건 오산이다. 할머니 뒤엔 우리가 있고, 우리 뒤엔 후손이 있다. 우리는 끝나지 않았다.”
- 수요집회에서 한 소녀
대학 봉사활동을 하던 중 윤홍조 대표는 우연히 나눔의 집에 배치되어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면서 인생의 행로가 변하게 된다. 그저 누구나 아는 지식으로써 위안부 할머니를 알아오다 직접 할머니들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할머니들이 겪었던 참담함과 안타까움을 같이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간 할머니들의 문제를 방치해 왔거나 외면해 온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은 반성을 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뛰어들게 되면서 사업을 구상하게 된다.
마리몬드는 이러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원예심리치료과정에서 탄생한 예술적인 작품들을 브랜드화한 기업으로, 단순히 좋은 제품이 아니라 우리의 과거를 뒤돌아보고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에 대해 물건을 보거나 사는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하자는 의도에서부터 출발한다. 말 그대로 위안부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요집회가 열리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은 분노와 침묵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윤 대표는 교과서에 실린 세 줄의 간략한 내용만으로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하고 고민할 수 있겠느냐며, 지속적으로 공감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이 새겨진 일상생활 속 제품들은 다행히 온오프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어 갔다. 다양한 행사와 캠페인을 통해서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참여가 많이 늘어났고, 판매된 수익금은 위안부 역사관 건립과 해외에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활복지기금으로 사용된다. 윤 대표는 많은 분들이 제품들을 홍보해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일을 자각하고 동참하며 실천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는 단순히 한·일 양국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돕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리몬드는 사회적 기업은 아니지만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회사다. 정부나 서울시 예산을 기대하기보다는 자력으로 일어서서 다양한 콘텐츠와 패턴작업을 통해 보다 많은 제품을 생산 개발해 위안부 문제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마리몬드는 앞으로 각 나라의 언어로 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누구나 다 쉽게 일본의 위안부문제를 일상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테스트 버전이 나와 있고, 해외 결제시스템을 연동하게 되면 굳이 해외에 입점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가을에 정식 버전이 나오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