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장수기업, 중견·중소기업 육성계획

2014.11.02 12:12:30

경쟁력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의 저서『히든 챔피언』에서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는 기업이지만 세계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기업을 뜻하는 말로 자주 쓰이고 있는 히든 챔피언이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쓰이고 있다. 바로 장수기업, 중견기업, 강소기업들로, 헤르만 지몬이 규정한 히든 챔피언과는 조금 의미가 다르지만 세계시장을 겨냥해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2009년부터 한국수출입은행은 2019년까지 20조원을 투입해 한국형 히든 챔피언 300개사를 육성한다는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9월 30일에는 중소기업청에서 명문 장수기업 확인제도 도입을 발표하기도 했다.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살펴보았다.

글 편집국

   
▲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출범식

 

명문 장수기업 확인제도 추진

 외국의 선진국 장수기업은 높은 성과를 내는‘가족기업’이 많으며, 가족기업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외국의 히든챔피언 2,734개사를 기준으로 평균업력 66년, 100년 이상 기업도 38%나 차지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2/3가 가족기업이다. 독일에서는 기업승계 상속공제 제도를 통해 자녀가 상속하거나, 자녀 승계가 곤란한 경우 전문경영인 영입을 통해 가업을 보전하고 공익성을 유지하는 신탁재단형태로 기업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독일의 히든챔피언인 클루스(Cloos)는 약 100년 가까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여 인구 2만명 도시 인구의 10%를 부양하고 있으며, 미국의 허쉬(Hershey)의 경우, 이익금을 불우아동 교육사업에 환원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의 모범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 15일 재벌닷컴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100년 넘는 장수기업이 7개로, 최장수기업인 두산을 비롯해 신한은행(옛 조흥은행), 동화약품, 우리은행, 몽고식품, ㈜광장, 보진재 등이 있다. 그리고 10년 이상 12,451개이고, 10년 미만 8,821개사이며, 20년 이상 5,553개사, 30년 이상 2,141개사, 40년 이상 1,203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의 성장과 고용창출력 확대를 위해서는 신생 창업기업의 활발한 진입과 함께 성숙기업의 지속 발전이 중요하다. 초기기업 생존율이 낮은 반면 업력에 따라 고용능력·납세액 등이 크게 증가하므로, 장수기업은 우리 경제의 중요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100년 이상의 장수기업들이 각국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근대적 기업 역사가 짧아 장수기업군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이에 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 및 고용유지 관점에서 가업승계에 대한 정책적 지원 확대가 요구되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부의 대물림 확대, 소득의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어 존경받는 기업문화의 저변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중소기업청은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처럼 다양한 장수기업이 많이 등장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등과의 협업을 통해 명문 장수기업 확인제도 추진을 지난 9월에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중소·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구축’의 중요한 실천과제로 추진하는 것이며, 중소·중견기업 성장의 바람직한 롤 모델을 제시하고 사회 지도층의 책임을 다하는 모범기업을 발굴함으로써 존경받는 기업문화를 확산하고,‘한국형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먼저, 명문 장수기업의 개념은“장기간 건실한 가업·운영으로 사회에 공헌하면서, 세대를 이어 지속적인 존속 및 성장이 기대되는 중소·중견기업”을 의미하며, 상호출자제한기업을 제외한 전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확인제도를 적용한다. 확인 기준은 네 가지로, 첫째, 최근 5년간 업종별 평균 이상 경제적 기여도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여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매출액, 고용 창출, 납세실적 등의 기준을 검토하며, 둘째, 지속 가능성으로, 가업승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의 혁신역량, 재무 건전성(부채비율) 등을 감안한다. 셋째, 사회적 책임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표준인 ISO26000의 7대 항목에 대한 실천수준을 진단하고, 마지막으로, 외국의 경우 장수기업은 통상 100년 이상의 업력을 의미하나, 국내의 경우 짧은 산업화 역사 등을 고려해 업력을 30년으로 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서는 존경받는 명문 장수기업 TOP 100 발굴 및 확산하고, 지난 9월 명문 장수기업 센터를 설치해 정책 및 지원서비스를 실행하여 기업 혁신을 지원한다. 한국장수기업협회(가칭)를 신규 설립해,‘명문 장수기업’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기업인의 자발적 성장 의지를 고양하고, 명문 장수기업 정책포럼의 확대 운영을 통해,‘가업승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추진하며, 기존사업을 정비해 후계자 교육프로그램 개발, 사회적 책임 경영에 대한 인식 확산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지자체 주도의 지역별 가업승계지원센터 설립근거를 마련하여 지역기반의 장수기업 지원 인프라를 확충하고, 명문 장수기업이‘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계속 커나갈 수 있도록 R&D, 수출, 인력, 정책자금 등 지원사업 참여시 우대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며,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기여, 연구개발 등 지속 가능성, 사회적 책임 실천수준 등 앞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여 국민이 공감하는 수준의 ‘명문 장수기업’에 한해 세제우대를 적용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청은 중소·중견기업 성장의 바람직한 롤 모델을 제시하는 데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그간의 세제지원과 엄격한 사후관리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을 롤 모델 제시와 존경받는 기업문화 형성으로 전환하는 것이며, 명문 장수기업으로서의 명예와 혜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투자 및 사회적 기여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확인제도 시행을 위해‘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에‘명문장수기업’ 개념 및 확인 등에 관한 근거를 마련중이며, 향후 중소기업은 동법 시행령 개정 및‘명문장수기업 확인 운용요령’제정·고시를 통해 ’15년 상반기부터 시행하고, 중견기업은‘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에 명문 장수기업 확인을 위한 특례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 중견기업연합회 출범식

 

 

Pre-World Class 시범사업 추진

 중소기업청은 지난 10월 6일 지역의 유망 중소·중견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Pre-World Class’ 시범사업을 수행할 지방자치단체로 부산, 대전, 광주·전남(컨소시엄)이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Pre-World Class 시범사업은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성장성과 혁신성을 겸비한 지역 유망기업을 발굴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World Class 기업 후보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매출액이 100∼1,000억원이면서 3년 평균 연구개발비 투자율이 2% 이상 또는 5년 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8% 이상인 비수도권 소재 지역기업들을 대상으로, 지자체, 지방중기청, 대학, 연구소 등 지역혁신기관이 참여하는 지역혁신협의체가 중심이 되어 유망기업 선정을 비롯해 연구개발, 수출마케팅, 자금, 인력 유치, 경영컨설팅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전 방위적 맞춤형 지원을 지역 내 혁신자원을 총 동원해 종합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 히든챔피언 육성 전문가 간담회

 

 동 사업은 시범사업 과정을 거쳐 ’15년부터 비수도권지자체 전체로 확대 운영될 예정이며,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World Class 기업 후보가 배출될 수 있게 함으로써 World Class 300 사업 등 기업성장 지원사업이 수도권 소재 기업 위주로 쏠리는 지역 편중현상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정된 지자체별 특징을 보면, 부산광역시는 부산지역 특성을 반영한 히든챔피언 기업이 배출될 수 있도록 기업 성장 생태계를 마련하겠다는 목표 아래 지역 강소기업 성장 생태계 조사를 바탕으로 지원 수요를 발굴, 24개 대학, 9개 연구기관, 12개 특화센터 등 풍부한 지역혁신자원을 활용해 기업성장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전광역시는 2018년까지 글로벌 성장기업 40개사, World Class 300기업 10개사를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대전지역의 11개 대학, 30개 연구단지, 6개 혁신기관 등의 지역혁신 인프라를 활용하여, 마케팅, 특허 역량 강화, 컨설팅, 기술상용화 지원, 자금·투자연계 등 기업 성장에 필요한 요소별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기업 선택형으로 운영한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대학, 연구기관 등 지역혁신 인프라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컨소시움을 구성하여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광주광역시는 ’17년까지‘메이드인광주 명품 강소기업’100개사를 선정 및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대학 6개, 연구기관 6개, 광산업집적화단지, LED벨리 등 특화센터를 중심으로 성장단계별(창업, 성장, 성숙)로 유망기업을 지원한다.

 전라남도는 ’18년까지 전남형 강소기업 150개사 육성하여 World Class 300 기업 8개사를 배출하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대학 5개, 18개 특화센터 등을 중심으로 지역특화산업인 바이오, 조선산업 분야의 강소기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기업지원을 해나갈 방침이다.

 이번 지자체 선정은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별 World Class 300 기업 배출 수를 기준으로 3개의 그룹으로 나눈 뒤, 그룹별로 각각 1개의 시범지역을 선정했다.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3개 지역은 각각 기업지원협의체를 구성하여 10월 말까지 글로벌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지역의 유망기업 10개사, 총 30개사를 선정하고, 11월부터 지역별로 차별성 있는 기업성장서비스를 지원한다.

 Pre-World Class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기업에 대하여는 산업기술진흥원을 통해 글로벌 시장진출 성장전략 수립, 중장기 R&D 과제 기획 수립을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지역별로 특화된 맞춤형 사업 및 서비스가 연계 지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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