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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김문호)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회장 박병원)와 2014년 산별중앙교섭을 타결하고 11월18일(화) 산별단체협약 조인식을 개최했다. 금융노조는 임금 2.0% 인상, 무기계약직 정규직화, 모성보호 강화, 양성평등 강화, 여성할당제 강화, 감정노동 보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산별협약 체결에 합의하고 18일 오후 조인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 금융 노사의 산별중앙교섭 합의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기계약직을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한 부분이다. 금융노조는 “은행텔러 등 금융기관 고유업무에 종사하는 무기계약직 제도를 2015년부터 기관별 상황에 맞게 별도의 직급, 직군 신설 등의 방법으로 개선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규직도 아니고 기간제 근로자도 아니어서 ‘중규직’이라고 불리며 노동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무기계약직들을 모두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 은행권에서는 무기계약직이라는 용어가 사라지고 일시적 수요의 임시 근로자를 제외하고는 일체의 비정규직이 사라질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2012년 산별중앙교섭을 통해 기간제 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키면서 사실상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모성보호 강화에 대한 합의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것으로, 노사는 육아휴직 신청가능 대상자녀의 연령을 만 6세 이하에서 만 9세 이하 혹은 초등학교 3학년 이하까지 확대하고, 육아휴직 뒤 복직한 근로자나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임신 후 12주 이내이거나 36주가 지난 여성 근로자에게는 하루 2시간의 근로시간 단축 허용을 의무화했으며, 만 10세 이하의 자녀를 양육 중인 여성 근로자는 인사 시 근거리에 배치하도록 했다.
또 △성역할 고정화 금지 △여성할당제 강화 등의 양성평등 강화와 △직무스트레스 개선 △블랙컨슈머 대응 등 감정노동 보호 등의 안건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금융 노사는 올해 가장 큰 현안이었던 정년연장 문제는 각 개별 사업장별 현격한 상황 차이로 인해 노사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음에 따라 올해 산별교섭에서는 다루지 않고 각 지부 노사 간에 논의키로 했으며, 통상임금 문제도 노사 TF팀을 구성해 2015년 상반기까지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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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최악의 환경 하에서도 무기계약직 정규직화, 모성보호 강화 등의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산별노조의 가치와 산별교섭의 틀을 지켜내기 위해 총력 투쟁해 주신 조합원 동지들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금융노조는 불합리한 불평등을 없애고 사회적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0일 시작된 금융 노사 산별중앙교섭은 2016년부터 시작되는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따라 정년이 60세로 늘어나게 되면서 조건 없는 정년 60세 연장을 요구하는 노측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요구하는 사측 간의 양보 없는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또한 무기계약직 차별 철폐와 통상임금 범위 확대, 양성평등 강화, 노동시간 단축 등의 요구안을 놓고서도 좀처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KB금융의 낙하산 경영진 간 초유의 권력다툼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조기통합 시도, 외국계은행의 일방적 구조조정, 자산관리공사․금융결제원․은행연합회 등 금융당국 주도의 금융기관 재편 시도 등에 대한 반발로 금융노조가 9월 3일 14년 만의 총파업을 단행하는 등 노사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그러나 금융 노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산별교섭의 틀을 깨서는 안 된다는 원칙하에 9월 25일 산별교섭을 재개했다. 이후 두 달여 동안 산별교섭을 진행해 온 금융 노사는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정년연장, 통상임금 등의 안건을 제외하고 2014년 산별중앙교섭을 타결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