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네트워크를 활용한 우리나라 기업 해외진출방안

2015.03.04 09:16:53

   
 

지난 2004년 칠레와의 FTA 체결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우리나라는 총 52개국과 15건의 FTA를 체결해 칠레, 페루에 이어 세 번째로 넓은 경제영토를 확보하게 됐다. 무엇보다 미국, EU, 아세안, 중국 등 거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FTA는 우리 경제에 앞으로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FTA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도 하나의 관건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통상지원실 양은영 통상지원총괄팀장을 만나 FTA 체결국가별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진출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FTA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FTA는 세계적인 흐름으로 관세인하와 서비스시장 개방 등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에 진출해 우리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농업이나 수산업, 목축업 등 일부 산업에서 피해가 우려되는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동안 우리나라는 FTA가 가져올 파장을 우려하며 소모적인 갈등을 겪으면서 피해가 우려되는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보호대책을 수립하지 못한 채 또 하나의 기회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특히, 지금까지 수출 위주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우리나라가 외국과의 통상 없이 내수시장에 의존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FTA가 가지는 파급력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양은영 팀장은 FTA를 보다 적극적인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FTA 체결로 인해 외국의 값싼 농산품이 수입되어 우리 농가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FTA를 활용해 농산품을 수출한 사례 역시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FTA는 단순히 하나의 상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FTA 체결로 인해 넓어진 경제영토를 이용해 세계시장에서 각 경제영역별·국가별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FTA는 지금까지의 교역과는 달리 FTA체결국 당사자와의 교역뿐만 아니라 체결국이 맺고 있는 다른 FTA로 연계해 교역을 확산할 수 있고, 체결국 기업간 협력으로 제3국에 진출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수 있으며, FTA 미체결국의 투자를 자국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우리와 FTA를 체결한 페루를 통해 페루가 FTA를 체결하고 있는 중남미 국가로 우리 수출시장을 확산할 수 있고, 우리 기업과 호주의 기업이 협력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으며, 미국, 중국과 FTA를 아직 체결하지 않고 있는 일본의 기업을 우리나라에 유치해 경제적 효과를 얻는 대신 일본의 기업은 우리나라를 통해 FTA 관세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와 협상진행중인 FTA가 많기 때문에 이를 기업들이 어떻게 활용하고 성공사례를 발굴하느냐 하는 것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KOTRA에서는 지난 1월『최근 우리나라 FTA 확대와 해외진출 전략』을 발간하고, 우리나라가 체결한 양자 FTA와 추진중인 다자 FTA가 우리 기업의 수출시장 및 해외생산기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소개했다. 특히, 올해부터 발효되거나 발효를 앞두고 있는 베트남, 영연방 3개국, 중국 등 주요 국가에 대한‘2015 달라지는 FTA 환경과 우리 기업 대응전략’설명회를 개최하고, 각 나라의 무역관을 통해 현지 시장의 가능성을 소개하기도 했다.

FTA 네트워크 활용전략 필요
  우리나라는 FTA체결국과의 교역 60% 이상이 FTA를 통해 이루어지는 FTA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를 활용한 특혜무역 역내 범위가 확대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FTA 체결국과의 교역증가, 수출시장 및 수출품목 다변화, 중소기업의 참여 확대 등 양적 팽창과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FTA 체결 대상국과의 수출 증가율 역시 전체 수출증가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미국과 EU시장은 우리나라가 대표적으로 무역시장을 넓혀온 지역으로, 미국은 FTA 수혜품목의 수출증가율이 연평균 13.3%를 기록하고 있어 FTA 효과를 입증하고 있고, 유럽은 무역수지 적자 여부를 떠나 우리나라와 수출상품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그 성과를 꼽을 수 있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중앙아시아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기 때문에 전진기지의 역할과 내수시장으로의 진출을 고려해 볼만한 시장이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3개국의 경우, 수출, 투자 등 단편적인 흐름보다는 양국 기업간의 기술협력 및 인력교류를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시장, 제3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있어 테스트 시장 및 공동진출 모색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미시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생소하고 기반이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으나, 동일한 문화권을 구축하고 있어 FTA에 대해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국가를 중심으로 한류와 함께 우리 수출품목을 확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칠레의 경우, FTA 발효 이후 2013년까지 양국 교역액이 연평균 16.3% 증가해 왔으며, 콜럼비아는 올해 FTA 발효예정국으로 물류의 거점으로서의 이점과 인프라 및 자원개발 등 대형사업이 있어 우리의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페루는 상호 FTA 네트워크를 연계한 공동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지역은 FTA 활용률 측면에서 최하위에 머물러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FTA로 인한 역차별을 받지 않기 위한 전략적인 시장으로, 아세안지역 소비시장 공략을 위해 추가시장 개방 등 FTA 개선이 필요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베트남은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재조명되고 있는데, 가전제품과 한류상품 등 수입관세 철폐가 예정돼 있어 소비시장을 공략하기에 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인도시장은 현지 시장점유율이 다소 감소하고 있지만, 관세 인하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면 우리 기업의 진출이 상당히 용이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시장은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핵심 전략지역으로 단순히 시장개방 효과나 관세인하 차원이 아니라 향후 세계경제의 흐름 속에서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이용해 중국 내 내수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서비스시장에서의 진출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이후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다자간 FTA인 한·중·일 FTA,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1월 7일 KOTRA 본사에서‘2015 달라지는 FTA 환경과 우리 기업 대응전략’설명회가 개최되었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개최된 설명회로, 올해 KOTRA에서는 다양한 사업과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FTA 대응전략
  비록 당장은 아니라도 우리나라 산업에도 점진적인 개편과 구조대책, 유망시장으로의 기업 유도 및 지원이 필요하다. FTA 체결 및 발효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기업이나 산업이 발생할 수 있는데, 정부에서는 이를 장기적인 안목 하에서 업종전환 및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수출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KOTRA에서도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근 국내 농수산물의 피해가 큰 가공식품류를 식품의 안전문제에 민감한 중국이나 한류문화가 폭넓게 퍼져 있는 나라에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2013년부터 내수기업과 수출 초보기업이 해외글로벌 시장에서 나갈 수 있는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좋은 제품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자문 및 현지화 전략, 법인 설립 등 단계별로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중 FTA와 관련해 KOTRA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 내수시장이다. 이전까지 우리 기업이 중국 내 생산공장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 국민들이 직접 소비를 할 수 있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려고 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체결되거나 협상중인 FTA 네트워크를 정리해 제품별·산업별 특성에 맞는 국가를 국내 기업들에게 자문해 줌으로써 기업의 수출확대와 FTA 효과확산에 기여하는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FTA 체결이 안 된 외국의 주요 기업을 우리나라 기업으로 유치해 주요 통상국에 특혜관세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외국인 투자유치 또한 활발하게 진행해 우리나라를 하나의 거대한 글로벌 벨류체인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나가며
  KOTRA 양은영 팀장은 FT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FTA체결국이나 협력국만 보지 말고, 제3의 공동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FTA네트워크의 본질적인 접근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수출활동 또한 FTA네트워크를 확산해 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최근 취임한 KOTRA 김재홍 사장이 밝힌 올해 KOTRA의 기본방향으로, 우리 기업들이 FTA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기업의 해외 투자진출 및 제3국 공동시장 진출을 위한 종합적인 체계 수립을 통해 FTA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침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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