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13.] 사상구 새벽로 99 일원 (동서고가로 하부).
(대한뉴스 김기준 기자)=부산시가 지난 4월 사상구 새벽로 일원에서 연이어 발생한 땅꺼짐(지반침하) 사고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하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임종철)의 조사에 따르면, 사고 지점 인근에서 진행 중이던 '사상~하단선 도시철도(1공구)' 공사 중 차수벽체 시공 품질 확보 미흡으로 지하수 유출이 제대로 차단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발생 개요 및 조사 결과
지난 4월 13일과 14일, 사상구 새벽로 99 일원(동서고가로 하부)과 140 일원(코콤교차로)에서 각각 폭 3.0m, 깊이 5.0m의 대형 침하를 포함한 총 2건의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부산시는 4월 18일부터 지질·지반 등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해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주요 사고 원인 지적: 차수벽체 시공 부실
위원회는 사고의 1차 원인으로 도시철도 공사 중 흙막이 가시설의 차수 작업 부주의를 지목했다.
설계 변경과 차수 공법 미흡: 사고 지반이 연약한 퇴적층(실트질 모래)임에도 불구하고, 당초 설계된 'C.I.P 겹침주열말뚝' 공법 대신 지하매설물 간섭 및 교통혼잡 민원 우려로 'H-Pile+토류벽콘크리트'에 'SGR차수공법'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25.4.14.] 사상구 새벽로 140 일원(코콤교차로).
그라우팅재 주입 부족: 차수용 약액(그라우팅재)을 지반 내 공극(빈 공간)에 충분히 주입하지 못하고, 지하매설물 간섭 구간 등에도 완벽하게 시공하지 못해 지하수와 흙 입자의 유출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땅속에 소형 공동(空洞)이 먼저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지하수위 저하: 지반조사(2015년) 대비 지하수위가 2~3.6m 크게 낮아졌고, 누수 보강을 위한 수평그라우팅이 다수 실시된 점을 통해 공사 중 차수벽체에서 지하수 유출이 심각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최종 사고 발생 경위: 누적 강우와 하수시설 누수 복합 작용
1차적으로 형성된 공동은 누적된 강우량과 하수시설 누수 영향이 더해지면서 확대되어 최종적인 땅꺼짐으로 이어졌다.
하수시설 파손 및 누수: 1차 사고 지점에서는 우수박스 측벽을 관통한 폐관다발을 통해, 2차 사고 지점에서는 소형 땅꺼짐으로 인한 하수관 파손으로 지속적인 누수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차수 기능 상실: 누수와 강우로 인해 지하수위가 국부적으로 상승하고, 굴착 구간과의 수두차로 인해 부분적으로 차수벽체가 차수 기능을 상실하면서 지하수와 흙 입자가 다량 유출되어 공동이 확대되고 땅꺼짐이 발생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권고 및 부산시의 대응
지하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관계기관에 다각적인 대책 이행을 강력히 권고했다.
차수벽체 보완: 지하수 유출 및 주변 침하가 예상되는 만큼, 수직형 고압분사식 차수그라우팅을 실시하여 차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하 시설물 정비 및 모니터링: 파손된 지하매설물을 정비하고, 자동 계측 기반의 상시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며,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를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전문가 기술자문: 후속 대처방안 수립 및 시공 진행 시 전문가 기술자문을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부산시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시 행정부시장을 중심으로 '도로지반침하(싱크홀) 특별대책 상설 전담조직(TF)'을 운영하며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TF는 지난 6개월간 17차례 회의를 통해 다음의 대책들을 이행해왔다.
새벽로 일원 지표투과레이더(GPR) 집중탐사 (월 2회 이상)
감전1중천 하수박스 보수·보강
상수도관 원격 누수감시 및 지하수위 계측 강화
지반침하 위험도 평가 및 노후 하수시설 정비
민순기 부산시 도시공간계획국장은 "사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교통공사 등 관계부서가 위원회의 대책을 신속히 이행하도록 권고하고, 상설 전담조직(TF)을 통해 재발 방지에 총력을 다해 시민 불안을 조속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보고서는 부산시 누리집(www.busan.go.kr/depart/GP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