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낭만이 있는 곳, 홍대

2014.12.05 10:55:57

 1954년 홍익대학교가 용산에서 지금의 위치로 옮겨오기 전, 마포구 상수동 일대는 농촌 주거지였다. 1980년대에 이르러 정부는 미술대학특성정책을 통해 홍익대학교를 발전시켰다. 홍익대학교 일대는 화방, 공방, 미술학원, 갤러리 등 예술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이 예술적인 정취는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

 차츰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를 중심으로 강남 부유층 젊은이들이 형성한 ‘오렌지족’문화가 홍대 앞까지 전파되면서부터다. 홍대 앞에는 미술뿐만 아니라 광고, 영화, 음악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으며, 현재도 홍대 일대에는 작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여러 곳 있다. 이 지역에 클럽이 들어서며 그 이전보다 시끌벅적해졌지만 여전히 거리와 지하에서 공연하는 아티스트들이 홍대만의 예술적 낭만을 지켜주고 있다.

 

   
▲ 저녁 8시‘핑거스타일’로 연주 중인 기타리스트 정선호

홍대는 정열적이다 - 홍대의 밤
  밤 10시, 홍대 관광안내소 뒤편 가로등 조명 아래 한 기타리스트가 기타를 치고 있었다.‘핑거스타일’이라는 화려한 손기술로 기타를 치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거리의 악사는‘Big Blue Ocean’이라는 자작곡을 연주하며“이 곡은 파도타기를 위해 만든 곡이라 여러분이 파도타기를 해야 한다”라며 능란하게 호응을 유도했다. 관객들은 로맨틱한 밤을 기분 좋은 기타소리로 채워준 거리 악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려 있는 그의 기타 가방 안을 한 푼씩 채웠다.

  조금 이동해 요즘 가장 인기 있다는 클럽 ‘cocoon’ 앞으로 갔다. 홍대에는 클럽이 약 20여 개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곳에 사람이 많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한 모씨(21세)에게 묻자 “여기는 음악 듣고 춤만 춰도 되고, 이성도 편하게 만날 수도 있어서 좋아요”라고 답했다.

클럽 앞은 주로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심장까지 울릴 정도로 큰 음악소리와 현란한 조명 속에서‘불타는 금요일’을 보내려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홍대를 보고 젊은이의 거리라고 하지만, 젊음의 낭만을 추억하는 중년의 신사와 숙녀도 많이 보였다. 그들은 조용한 카페나 7080 음악이 흘러나오는 술집에서 젊은 시절과 지금을 함께 이야기한다고 했다.
 

   
▲ 아침 9시. 로드샵이 즐비한 거리지만 이 시간에는 인적이 거의 없다.

홍대는 순결하다 - 홍대의 낮
  아침 9시에 다시 찾은 홍대는 어젯밤 그렇게 많던 사람들 없이 휑했고, 차량들만 나란히 주차 돼 있었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연두색 유니폼을 입은 환경미화원들이 지난밤 유흥의 잔해들을 청소하고 있었다. 미화원의 노고는 새벽 4시에 시작돼 평일에는 3시까지, 주말에는 12시까지 계속된다고 했다. 즐기는 사람 따로 있고, 뒤처리 하는 사람 따로 있는 아이러니다.  

  매장 안에서는 한, 두 명의 직원들이 청소하고 진열하며 오후 장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낮 12시가 되자 다시 거리엔 인적이 차기 시작했다. 최근 국내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는데, 이 시간 홍대 거리에는 한국인보다 국내 브랜드 화장품과 옷들을 구경하는 관광객이 더 많았다. 데이트 하러 온 커플들, 친구들과 만나 쇼핑하러 온 사람들까지 오후 2시가 되자 한국사람 외국사람 할 것 없이 이곳은 관광지답게 많은 인파로 가득 찼다.

주말마다 홍대 앞 어린이 놀이터에서‘프리마켓’이 열린다. 젊은 예술가들은 손수 만든 일러스트레이션 엽서, 머리띠, 봉제 인형 등 홍대가 주는 느낌처럼 소박하지만 예술적인 물건들을 정성스럽게 진열했다. 작품과도 같은 물건들이기에 사려는 사람은 사진촬영도, 만져보는 것도 조심스러워 했다. 손님이 물건을 사지 않아도“너무 예뻐요”라는 말 한마디에 젊은 예술가는 미소 지었다.

취재후기
  홍대를 이끄는 존재는‘때 묻지 않은 예술’을 꿈꾸며 홍대를 찾는 젊은 아티스트들이다. 그리고 그 순수한 예술성을 사랑해 홍대를 찾는 많은 이들이 있어 홍대는 언제나 즐겁고 발랄하다. 영국의 런던, 프랑스의 파리, 미국의 뉴욕 등 세계적 관광지마다 있는 거리 예술가들은 그곳을 추억하게 한다. 홍대도 아티스트들이 있기에 그곳의 분위기를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 홍대에 예술을 실현하는 아티스트와 그 예술을 즐길 줄 아는 이들의 발걸음이 계속된다면, 홍대도 어느덧 세계적 예술관광구역이 되지 않을까.


대한뉴스(www.daehannews.kr/) - copyright ⓒ 대한뉴스.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PC버전으로 보기

㈜대한뉴스 | 03157 서울시 종로구 종로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1007-A | Tel : 02)573-7777 | Fax : 02)572-5949 월간 대한뉴스 등록 1995.1.19.(등록번호 종로 라-00569) | 인터넷 대한뉴스 등록 및 창간 2014.12.15.(등록번호 서울 아03481, 창간 2005.9.28.) 발행인 겸 편집인 : 김원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혜숙 Copyright ⓒ 2015 대한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