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시민 마라톤대회 "1년에 하루는 이웃을 위해 달리자”

2015.04.30 16:38:00

달리는 이에게는 건강을, 소아암 환우와 그 가족에게는 희망을 주는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마라톤을 좋아하는 일본의 문호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묘비명을 직접 정할 수 있다면 이 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42.195Km라는 거리를 달리는 동안 셀 수 없이 그만 달리고 싶은 순간들이 오지만, 마라토너에게 그 모든 것을 넘어선 뒤 맛보는 행복감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는 무아지경으로까지 비유된다. 이런 마라톤의 매력에 국내 마라톤 동호회는 2,000개가 넘고, 국내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는 400여개나 된다. 그 중 5월 10일 12회를 맞이하는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시민 마라톤대회’는 달리는 사람에게는 건강과 성취감을, 소아암 환우와 그 가족들에게는 희망과 따뜻한 정을 전하는 대회로 자리 잡고 있다.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시민 마라톤대회를 만든 (사)한국달리는의사들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동윤 원장을 만났다.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시민 마라톤대회
골육종이라는 소아암에 걸린 한 초등학생은 인터넷에 자신이 소아암 판정을 받았다며, ‘저 죽나요?’라고 네티즌에게 묻고 있었다. 소아암 환우는 어른도 힘들다는 항암치료를 견뎌야 하고,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의 의미를 어린 나이에 생각해보아야 한다. 소아암이 가져다주는 고통은 부모에게도 이어진다. 소아암 환우의 부모 중에는 젊은 부부가 많은데, 사회적·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젊은 부부가 4천~5천 만원이라는 치료비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아 가정해체로까지 이어지기도 하고, 소아암 환우는 이런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동윤 원장은 어린 아이들과 젊은 부부가 병 때문에 겪어야하는 모든 고통을 안타깝게 여겼고, 특히 가정해체가 소아암 환우의 미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염려했다. 그는 소아암 가족에게 ‘그 힘든 마음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한국달리는의사들 회원들과 함께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생각에서 2002년 제1회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시민 마라톤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에는 500명이 참가해 총 500만원을 기부했는데, 이후 참가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작년 대회에는 4,000명이 참가, 기부금은 3,800만원이 되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소아암 환우를 위해 모은 사랑의 기부금은 1회부터 지금까지 총 3억 3천만원에 달한다. 마라톤은 보통 달리는 개인에게만 건강과 성취감을 주지만, 소아암 환우를 돕는 이 마라톤대회는 나뿐만 아니라 우리를 위할 수 있다는 것이 특별한 점이다. 5월 10일(일) 오전 8시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 광장에서는 열두 번째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시민 마라톤대회가 열려 많은 이들이 따뜻한 가슴으로 달릴 예정이다.

훌륭한 동네 의사를 꿈꾸며 달리는, 이동윤 원장
이동윤 외과의원의 이동윤 원장이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다. 체력 증진을 위해서였다. 그가 어렸을 때만 해도 특별한 운동수단이 없었는데, 운동은 아무 도구 없이도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약 200여 차례 마라톤에 출전했다. 1952년생인 그는 지금까지도 마라톤대회에 출전하고 있으며, 지인 및 환자들에게 마라톤이라는 운동이 얼마나 멋진 운동인지 전파하고 있다.

마라톤은 심폐 지구력과 전신 근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체지방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전신운동이다. 게다가 삶을 대하는 태도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그는 “마라톤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기 전과 극복한 후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라며 “마라톤 완주를 해본 사람은 전보다 여러 방면에서 밝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변한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라며 마라톤을 예찬한다.

한편 좋아하는 마라톤을 하면서, 동시에 대회를 통해 소아암 환우를 위한 기부금을 마련하고 있는 그에게 기부에 대한 견해를 물었더니 먼저 “우리나라에는 소액기부문화가 많이 퍼져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사실 우리에게는 ‘십시일반’, ‘품앗이’, ‘두레’라는 말들이 있었는데요, 이런 나눔의 가치를 가졌던 멋진 우리 문화가 현재 많이 사라진 듯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마라톤대회를 진행하며, 본래 우리의 좋은 가치였던 ‘공동체 의식’을 다시 잘 살려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것이 그의 숨은 의도다.

사회를 ‘나와 너’가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소아암 환우 말고도 청년들에게도 관심을 갖고서 2011년에 ‘청년 꿈 살리기 포럼’을 만들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에게 어떤 의사가 되고 바라냐고 물었더니, ‘훌륭한 동네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이 되길 바라냐고 물었더니, ‘누군가, 혹은 내 자식이 닮고자 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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