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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김극수 원장 |
최근 그리스 사태가 우리와는 다른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내수경기침체 장기화와 수출감소보다 수입감소로 인한 불황형 흑자, 정부와 가계부채, 저출산 고령화와 사회지출 증가 및 국가재정 악화, 0%대의 소비자물가상승률 등으로 인해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를 주도해 온 수출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FTA체제 하에서 중소기업이 글로벌시장에 얼마나 진출하느냐는 앞으로의 우리 경제를 가늠해볼 척도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김극수 원장을 만나 알아봤다.
변화하는 무역환경, 어떻게 대처해야
최근 무역환경은 과거와는 매우 다른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3%대 성장에 머물면서 소위 장기침체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으로 금년에도 IMF, 세계은행 등이 잇따라 세계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도 과거와 같은 수출과 투자 중심의 양적성장에서 내수중심, 부품소재 자급강화 등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제무역확대에 큰 기여를 해왔던 국제가치사슬도 성숙되고 있어 우리 무역은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경제의 조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경쟁력 향상을 모색하는 한편, TPP 등 메가FT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 서비스 부문의 진입장벽 철폐 등에 노력해야 하고, 기업은 비효율·저생산성 산업의 구조조정 상시화 및 경영합리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현재 국회에 비준 동의요청중인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와의 FTA 조기 발효 및 메가 FTA 참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고, 시장개방을 촉진하여 국내의 비효율적인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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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주재 우리 공관장들과 기업인들간 1:1 시장진출 상담회인‘경제인과의 만남’행사가 지난 4월 2일 롯데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
최근 수출 감소세, 위험한 신호는 아닌가요
금년 들어 내수부진 속에서 우리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여파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2%대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출증가율은 2014년 2.3%에서 올해 상반기 -5.1%로 급락했고, 한국은행은 금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월 9일 3.1%에서 2.8%로 하향조정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수출부진은 한국만 겪는 현상이 아니며,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의 수출부진은 경제 전체의 성장 기반을 흔들 정도는 아니며, 우리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반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의 육성 등을 통한 내수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출의 중요성이 약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5천만명 정도의 인구, 1조 달러를 약간 넘는 경제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일정수준의 경제성장을 지속하려면 수출의 중요성은 약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등 서비스산업 강국보다는 독일과 같은 제조업과 수출 강국의 모델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구조개혁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산업체질을 개선해 나간다면 수출이 앞으로도 우리 경제의 엔진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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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30일 코엑스에서 개막한‘C-페스티벌 2015’의 부대행사로 열린‘빅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서 바이어들이 기업관계자와 구매상담을 하고 있다. |
올해 우리나라 수출입 동향과 산업별 특성이 있다면?
올해 들어 수출입 모두 예상 밖으로 부진한 모습입니다. 상반기 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감소한 2,687억 달러, 수입은 원자재 수입이 크게 줄면서 15.6% 감소한 2,224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수출부진의 원인은 세계경기 회복 지연, 국제유가하락, 글로벌 공급과잉 등 대외적 요인과 함께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개선 미흡 등 매우 복합적입니다. 금년 1월~6월 무역규모는 4,911억 달러로, 전년동기비 -10.1%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선박, 반도체 수출은 호조세이나 자동차, 석유화학·석유제품, 철강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우리 수출의 약 17%를 차지하는 석유제품·석유화학 제품의 수출단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전체 수출부진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은 미국경제 호조와 한미FTA 효과로 증가했으나, 유로지역과 일본에 대한 수출은 경기회복 지연 및 환율 영향으로 두 자리 수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하반기에도 수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는데, 다만 미국의 경기호조세, 유로지역 및 일본의 회복으로 감소세는 둔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해 봅니다.
한국의 FTA 체결 및 활용 현황은?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미국, 중국, EU, 아세안 등 세계 주요 경제권과의 FTA를 마무리했으며, TPP, RCEP, 한중일 FTA 등 아태지역의 메가 FTA 협상도 검토중이거나 적극 참여중입니다. FTA 경제성과는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FTA를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FTA 수출 활용률은 정부의 지원정책과 기업의 노력에 힘입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우리 기업의 FTA 수출 활용률은 2012년 대비 7.1%p 증가한 69.0%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국제무역연구원은 FTA 체결국의 시장동향, 유망 수출품목, 관세양허 일정 등을 분석, 제공해서 우리기업들의 FTA 활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TPP, RCEP, 한중일 FTA 등 아태지역의 메가 FTA가 우리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효과 분석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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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2일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미엄 인도·아세안 무역상담회'에서 외국의 바이어가 관계자들과 상담하고 있다. |
수출 중소기업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방향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은 최근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전체 수출의 1/3 정도에 불과한 실정으로 체질이 강한 산업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의 육성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우리 국제무역연구원이 조사한 바로는 매년 수출을 새롭게 시작하는 중소기업이 약 2만 8천개사인데, 이중에서 시작한지 5년 이후까지 수출을 계속하는 비중은 34%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중소기업들이 얼마만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냐가 우리나라 수출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중소 중견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수 인력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 노력이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에 대한 인력, 자금 등의 집중현상을 해소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투자애로 해소,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 정부의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과 함께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 등 자구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FTA에 대한 무역협회의 지원활동은?
무역협회를 비롯해서 KOTRA,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무역유관기관에서는 중소기업의 FTA 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정보제공, 컨설팅서비스,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1380’으로 전화하면 우리 협회에 설치된 FTA종합지원센터를 통해 FTA 활용을 위한 상담과 원산지 사후검증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금년부터는 차이나데스크를 설치하여 한중FTA의 활용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FTA의 적극적 활용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CEO의 적극적인 의지와 관심이 중요한 만큼 우리 협회 무역아카데미에서는 CEO를 위한 FTA 활용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국제무역연구원에서 준비하고 있는 계획이 있다면?
우리 국제무역연구원은 그동안 수출시장 다변화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지원해 왔으며,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무역업계에 세계경제, 환율, 최신 산업 및 무역트렌드, FTA 정보를 시의성 있게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수출경쟁력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무역업계 애로를 파악하여 정부에 건의하는 기능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끝으로, FTA 체결 확대를 지원하고 무역업계의 FTA 활용 확대를 돕는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무역협회와 국제무역연구원에 대한 많은 관심과 활용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