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아교육의 개척자’ 육아방송 조애진 이사장

2015.10.29 10:00:00

“모유수유·밥상머리교육이 근원적 해결방안”

-“행복한 가정이 내 힘의 원천”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말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머리 좋은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결코 포기할 줄 모르고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는 고사를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 또 한 사람이 있다. 저출산고령화시대에 출산 장려와 모유수유를 통한 인성교육과 밥상머리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육아방송 조애진 이사장. 조 이사장의 이러한 노력은 30여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정아버지와 친정할아버지의 가르침이 몸에 배면서 실천하는 것뿐이라고 공로를 돌렸다. 조 이사장을 통해 저출산고령화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해법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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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할아버지, 독립운동으로 대구 감옥에서 옥사
친정아버지, “나라가 잘 되려면 백성이 많아야”

조 이사장의 할아버지 故조철현 선생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대구 감옥에서 옥사를 한 후 지금은 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돼 있다. 그때 25살이었던 할머니 이영아 여사는 조 이사장의 아버지 조영선 박사와 고모 조정애 여사를 기르면서 항상 나라사랑에 대한 인식을 심어줬다고 한다. 매일 할머니로부터 “바르게 자라라. 너는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해라.”는 말들을 듣고 자랐다고 한다. 이후 조 박사는 내과의사가 되었고, 조 이사장이 대학교 3학년 때 국회 보사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재직했다. 당시 국회에서 산아제한 법안을 만들 때 조 박사는 강력 반대했다고 한다. 당시 조 박사는 “나라가 잘 되려면 백성이 많아야 하는데 백성 수를 줄이자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산아제한운동과 정관수술 모두 반대했다고 한다. 나중에는 일본에서 의료활동을 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친정아버지의 이런 교육을 받아온 조 이사장은 저출산·고령화시대를 맞고 있는 지금, 친정아버지의 장기적인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확신은 2005년 육아방송 인수 후 급격한 저출산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인구가 줄어들다 보니까 초등학교 3,800개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2015년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1명이었던 학교가 110개 정도였구요. 전혀 입학생이 없는 학교도 120개교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인구가 줄면 산업이며 경제며 전부 다 하향곡선을 긋고, 나중에는 국방력도 문제가 생기고 걱정이 큽니다. 그래서 정부와 민간은 아이를 낳아서 좋은 국민으로 기를 수 있도록 합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육아방송을 하면서 출산장려운동에 앞장서기로 마음을 먹은 것입니다. 이건 결코 돈이 생기는 일은 아닙니다.”
 
육아3.jpg▲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하얀 자켓)이 지난 7월 31일 오후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한국모유수유넷 조애진 회장(김 장관 우측), 신한미 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김 장관 우측 두번째), 문희 전 의원(부채 들고 있는 분)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모유수유의 중요성 및 증진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여성 리더로서의 활약
조 이사장은 가정주부이면서 적십자 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으로 31년간 봉사활동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사회교육의 수혜자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 셋의 교육을 온전히 끝낸 후 모두 결혼시켰고, 지금은 적십자사 중앙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중앙위원은 전국 시·도에 1명씩만 선임하는 중요한 자리다. 이렇듯 조 이사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모두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셈이다. 그 시작점엔 육아방송이 있었다. 지상파와 케이블, IPTV가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나면서 얼마 되지 않아 재정적인 이유로 경영위기에 놓인 업체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그때 조 이사장은 친정아버지의 영향과 해체되어가는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2005년 육아방송을 인수해 본인이 지금까지 품어온 생각들을 실천에 옮기는 전초기지로 활용하게 된다.
 
저출산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청년에게 일자리가 제공되어야 하고, 결혼할 부부의 집 문제가 해결돼야 하며, 동시에 결혼 후 가사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조 이사장의 생각이다. 조 이사장은 “한국과 스웨덴의 가정은 경제적 수입은 비슷하지만, 가사분담 면에서는 50년 뒤쳐져 있다. 한국이 양성평등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한 저출산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남성들의 적극적인 가사와 육아분담만이 스웨덴과 50년의 차이를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올해 7월부터 양성평등기본법이 시행되고 있는데, 올해를 양성평등의 원년으로 삼아 남녀 모두 가사와 육아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 저출산 문제를 풀어나가는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의미에 있어서 결혼생활이라고 하는 것이 아무리 시대가 발전한다 해도 육아와 가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미루려고 망설이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세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예전에는 결혼 상대방이 모든 조건을 갖추지 않았어도 결혼생활을 통해 살림 세간을 늘려가는 재미로 살았지만, 지금은 일정조건 이상 갖추어진 상대방을 선호하는 성향이 늘어가고 있고, 물질적 조건만 내세우다 보니 이로 인해 백년가약이 몇 년도 안 돼 쉽게 깨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조 이사장은 결혼을 앞둔 여성들은 가사와 육아부담 때문에 결혼을 망설일 수 있기 때문에 남성이 먼저 상대방에게 가사를 분담하자고 다가간다면 보다 쉽게 결혼을 결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남녀 모두 물질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서로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남성들의 육아휴직 참여도 늘어나고 있어 두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육아활동 뿐만 아니라 가정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조 이사장은 다만 여성의 출산과 육아휴직으로 인해 불합리한 인사조치 및 퇴직 강요 등 여성의 경력단절로 이어지고 있어 사회적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정부에서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을 선정해 ‘여성친화기업’으로 인증해 주고 있는데, 이러한 기업들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도록 정책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조 이사장은 출산 장려운동과 관련해서 예산 위주의 정책보다는 보다 근원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시각으로 출산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 길이 아무리 길고 험난하더라도 그 길을 같이 걸어가는 한 사람씩 늘어나게 되면 결국 우리 사회를 개혁시켜 나갈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보였다. 
 
육아5.jpg▲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고(故) 이승만 박사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리(1900-1992) 여사의 탄생 110주년을 맞아 여사를 기리는 추모 연주회가 지난 2009년 9월 7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렸다. (좌측부터) 영부인 아르기트 피셔, 이승만 대통령의 며느리인 조혜자 여사, 조 여사의 여동생인 조애진 육아방송 이사장, 작가 이순애 씨.
 
모유수유 예찬과 공익방송으로서의 육아방송
조애진 이사장의 길고도 먼 꿈

조 이사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모유수유 예찬론자다. 영국 여왕조차 수많은 유모가 있어도 모유수유를 직접 하는 건 모유만큼 이 세상에서 좋은 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이가 자궁 속에서 공급받았던 영양이 폐변으로 남아있는데, 초유를 먹이면 이것이 깨끗이 나오게 되고, 엄마 역시 수유를 통해 유방암에 걸릴 위험성이 낮아지게 된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은 정서가 안정돼 폭력성과 자살률이 낮고, IQ가 평균 10 정도 올라간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조 이사장은 “모유는 영양 면에서 혈액과 똑같습니다. 혈액에서 빨간 색으로 나타나는 헤모글로빈만 빠지면 모유와 같기 때문에 모유가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흔히 말하는 혈통이라는 것도 바로 모유를 의미합니다.”라며, 모유수유를 통한 육아를 강조했다. 그리고 모유수유를 통해 사회생활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여성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모유수유의 확산을 위해 앞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해나갈 것을 밝혔다.
 
조 이사장이 이렇게 모유수유 홍보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은 우리나라 분유업자들이 분유가 모유보다 좋다고 선전하는 광고의 위험성을 인식하면서부터다. 전염병 등 모유를 못 먹이는 산모에게는 분유가 필요하긴 하지만, ‘엄마의 초유보다 더 좋은 분유’라는 식의 허위광고나 과장광고는 산모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신생아의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저출산대책위원장이자 한국모유수유넷 회장이기도 한 조 이사장은 지난 7월 31일 세계모유수유주간 기념식을 갖고 세계모유수유연맹이 지정한 모유수유 주간인 8월 1일부터 일주일간 모유수유 운동이 더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육아에 있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역할에 대해서 강조했다. 예전에는 이른바 밥상머리교육을 통해 가정예절과 인성에 대해 배웠다. 요즘은 핵가족화되면서 맞벌이부부가 육아에 대해 전념하기 힘들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에서 키워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런 아이들은 식사예절부터 시작해서 어른을 공경하고 풍부한 감성과 인성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인성교육보다는 가정 실생활에서 몸에 배이도록 가족간의 사랑을 느끼면서 배우는 교육이 성장기 어린이에게 더 좋다고 강조했다.
 
육아방송은 조 이사장에게 분신과도 같은 존재다. 본인의 제2인생의 출발점이자 자신의 철학을 실현시키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조 이사장은 육아방송을 공익방송의 대표적인 채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보다 다양한 콘텐츠와 퀼리티 높은 방송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조 이사장은 생각하고 있다. 북부 유럽의 육아정책 현황과 태국 공주의 육아 봉사활동 현장 등 부모들이 알아야 하는 다양한 정보들을 방송으로 제작해서 공급하고 싶지만, 높은 제작비로 인한 재정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차선책으로 직원들의 끊임없는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육아를 위한 고품격의 방송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조 이사장은 육아방송을 운영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육아에 대한 문의나 재방송을 요청을 받았을 때와 태교음악회를 개최했을 때 감사의 편지를 80통 넘게 받았을 때를 가장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육아방송은 2005년 인수 후 8년간 공익방송으로 선정되면서 정부에서 해야 할 역할을 대신하고 있고,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추천으로 제3회 인구의 날을 맞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육아방송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한국보육진흥원을 통해 국내 4만 3,000여개의 어린이집과 보육원에 제공되는‘어린이집 길라잡이’프로그램이 있는데, 부모교육 자료로 활용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첫째,‘모유의 신비’는 10년째 이어가고 있는 방송으로 방송대상을 수상했다. 모유의 필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모유수유를 권장하며, 모유수유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해결책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둘째,‘행복한 꼴찌 만들기’는 하버드대학 교수 가드너 박사를 통해 장점 개발과 단점 보완을 통한 다중지능교육과 우리 아이의 재능에 맞춘 교육효과 등 우리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교육방법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도전! 슈퍼대디’는 가사와 육아에 적극적인 아버지가 하루 동안 아이와 함께 미션을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하는 특별한 시간을 갖게 되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같이 육아방송은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고, 임신에서 육아에 이르기까지 부모교육을 도와주고, 육아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돕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공익채널이다. 향후에는 아이들의 예절교육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해서 유치원 등에 보급하고 싶다는 것이 조애진 이사장의 욕심이다.
 
육아2.jpg▲ 조애진 이사장의 아버지 조영선 박사와 허정남 여사의 젊은 시절 흑백사진
 
가족이라는 행복한 울타리
친정아버지 조영선 박사에게는 딸이 셋 있는데, 첫째가 광주 퇴촌에 있는 얼굴박물관 조경자 관장이고, 둘째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며느리이자 이인수 박사의 아내 조혜자 여사이며, 셋째가 바로 조애진 이사장이다. 이 세 자매의 우애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조 이사장의 사무실 책장에는 두 장의 사진이 있는데, 하나는 손자 손녀까지 3대 14명이 찍은 사진이다. 조 이사장의 아들 셋 중 큰 아들은 자신과 함께 육아방송을 이끌고 있는 배호영 대표로, 조 이사장을 닮아 섬세한 성격이라고 한다. 둘째 아들은 배준영 인천항만물류협회 회장으로, 남편 배인흥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우련통운의 부회장이기도 하다. 배 회장은 동북아 물류항만시대에 수도권 항만을 키워야 물류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왕성한 활동을 전개중이다. 셋째 아들도 우련통운에서 입사해 15년 가까이 현장 실무를 익히며 2013년 사장으로 취임해 아버지와 둘째 형을 도와 60년 역사의 우련통운을 이끌어가고 있다. 또 한 장의 사진은 바로 친정아버지 조영선 박사와 어머니 허정남 여사의 젊은 시절 흑백사진이다. 이 두 장의 사진은 조 이사장의 오늘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교육정신에 기인하고 있음을 일깨워주고, 앞으로도 지치지 않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힘의 원천임을 보여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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