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 주식회사 ‘청호(淸湖) 박승복 회장’ 별세

2016.09.24 12:30:00

샘표의 박승복 회장이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박승복 회장은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원칙·품질 우선의 경영철학을 확립한 인물이다. 샘표식품 창업주인 선친 박규회 회장의 장남으로 1922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난 박승복 회장은 함흥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식산은행(현 한국산업은행 전신)에서 25년간 근무했다. 이후 1965년부터 재무부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등을 지냈으며,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1973년)을 역임하하며 6,70년대 정부의 주요업무를 추진했다. 온화한 성품이나 일에 관해서는 철두철미하고 원리원칙을 지키는 소신파로 유명했다. 중재와 갈등 조정력도 빼어나 운용의 묘를 살리는 행정가로도 명성을 날렸다.

1976년 샘표식품 사장으로 취임한 박승복 회장은 ‘내 식구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만들지도 말라’는 선친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식품업 본연의 가치인 ‘품질’에 최우선을 두었다. 87년에는 당시 단일 품목 설비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간장 공장을 짓기도 했다. 그 결과 간장하면 샘표를 떠올릴 정도로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는 장수기업으로 성장했다. 2009년 펴낸 회고록(『장수경영의 지혜』)을 통해 "원칙을 지키니 두려울 것이 없고, 건강하니 어떤 것도 거칠 것이 없다"고 밝혔듯이 박회장은 온화한 성품이면서도 원리원칙을 지키는 데는 철저했다.

박회장은 위기상황에서도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1985년 한 방송국에서 불법으로 간장을 만들어 파는 현장을 방영했는데, 당시 박승복 회장은 TV광고에 직접 출연해 “샘표는 안전합니다.”라고 밝히며 소비자 오해를 불식시켰다. 정직하게 제품을 만들었기에 자신 있게 정면 승부할 수 있었고, 고객과의 신뢰를 중요시 했기에 꼭 필요했던 일이라고 박 회장은 회고했다. 이 CF는 CEO가 광고에 출연한 첫 사례로 꼽히고 있다.

박회장은 매일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고, 직원들과 신뢰를 쌓아갔다. 노조 설립을 먼저 권유한 것도 박승복 회장이다. 샘표는 지금까지 단 한차례의 노사분규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박 회장은 직원에 대한 사랑도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회장은 평소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했다. 달력 뒷면과 이면지를 활용해 메모지로 이용했다. 자신이 타던 10년된 자동차를 장남인 박진선 사장에게 물려줘 40만㎞를 타고서야 바꿨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박승복 회장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바로 ‘식초’다. 박회장의 식초 건강법 때문에 ‘식초전도사’라는 별칭까지 생겼을 정도다. 박회장은 흑초음료 ‘백년동안’을 개발하기도 했다. 박승복 회장은 별세하기 전까지 다양한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해왔다. 박 회장은 19년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시장 발전에 크게 공헌했으며, 10여년간 한국식품공업협회 회장으로 재직하며 우리나라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이 외에도 박 회장은 한국중견기업연합회를 설립하고,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23년간 역임하며 올바른 노사관계 정립과 기업윤리의 확립에 앞장섰으며, 나눔의 경영을 실천해 왔다. 박승복 회장은 이와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 국민훈장 목련장,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 한국의 경영자상,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상했다. 박승복 회장의 유족은 아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등 2남 3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오전 7시. (02)3410-3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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