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간 도심 속 풍경이 의미로 바뀌는 순간 그 도시는 그냥 도시가 아니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유리로 반짝이는 빌딩과 정돈된 보행로 사이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 사이로 발걸음을 멈춘 곳에 안내판이 있었다. 읽는 순간 그 도심은 더 이상 평범한 길이 아니었다. 1919년 3·1운동의 함성이 시작되고 번져나간 기억의 자리였다. 광장의 바닥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귓가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대한독립 만세’라는 외침이 들려오는 듯 했다. 그 한마디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두려움을 넘어선 강한 외침이었다.
삼일절이 엊그제 같았는데 달력은 벌써 3월 중순에 접어들었다. 3·1독립선언 107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그 자리를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친다. 휴대폰을 보며 걷고, 약속 시간을 재촉하며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과거 선조들은 나라의 운명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발걸음의 무게가 달라진다. 도시는 늘 바쁘지만 그 속에는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고 잊지 말아야 할 시간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