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 신세계 이마트가 18일 14개 품목에 대해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올해 들어 3번째 가격 인하다.
하지만 지난달 7일 이마트의 1차 가격 인하 당시 "더 싸게"를 외치며 격렬하게 가격대응에 나섰던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은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각사는 자사가 가격경쟁력을 갖춘 품목에 대해서만 독자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등 제 갈 길을 간다는 입장이다.
이마트는 이날 감자(900g/봉)를 2천980원에서 1천980원으로 33.6% 내리는 것을 비롯해 네슬레 네스카페 커피믹스(180입) 32.4%, 볶음탕용 생닭(950g이상/팩) 20.8%, 영양란(15구) 20.7%, 매일우유2.3ℓ 16.0% 등 총 14개 품목에 대해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 1, 2차 가격 인하 때처럼 주요 일간지의 광고를 통해서다.
이로써 이마트는 올해 들어 세 차례에 걸쳐 모두 36개 품목에 대해 가격을 내리게 됐다.
이마트는 이번 가격 인하 상품은 감자, 생닭, 세제, 고추장 등 가격민감도가 큰 핵심 생필품을 중심으로 선정했으며, 앞으로도 싼 가격에 품질 좋은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영업전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앞으로 1~2주 단위로 가격 인하 품목을 선정, 판매가격 및 인하율을 신문광고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마트 마케팅 담당 장중호 상무는 "상품가격을 얼마만큼 인하하느냐 뿐 아니라 인하된 가격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판매하느냐가 핵심"이라면서 "제조사와 협의를 통해 상시 저가 기간 및 상품 수를 계속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마트는 이번 가격 인하 품목 중 사과, 감자, 영양란, 생닭, 들기름 재래김 도시락 등 5개 품목에 대해서는 미리 총 준비 물량과 월평균 판매물량을 공개함으로써 품절 사태 논란을 미리 방지하고자 했다.
이날 이마트의 가격 인하 발표에 대해 롯데마트는 무분별한 가격 대응을 자제하고 자사만의 차별화된 상품 행사를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경쟁사보다 단돈 10원이라도 더 싸게 판다"는 기존 방침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품목 10~15가지를 선정해 파격적인 가격에 주 단위로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경쟁사의 가격정책과는 달리 롯데마트만의 길을 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상품이 매일매일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간 단위로 파워 아이템을 선정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결품도 없애고, 할인 효과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는 그러나 경쟁사의 광고상품 중 고객에게 파급 효과가 있는 핵심 생필품에 대해서는 상품과 규격을 달리해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이마트 가격인하 품목에 대해 "물량 수급상의 문제가 없는 한 이마트보다 같거나 더 저렴하게 판매할 방침"이라며 외형상 가격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물량수급에 문제가 없는 한'이라는 단서를 붙인 데다 준비 물량은 물론 구체적인 인하율도 밝히지 않아 선언적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마트가 이날 신문광고를 통해 인하 품목의 기존 가격과 인하된 가격, 인하율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준비 물량까지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편 이마트는 이날부터 1,2차 인하품목 22개 중에서 고구마(1.3㎏/봉)와 해태 고향만두(1천228㎏), 비트(2.1㎏×2) 등 3개 기획상품 판매를 종료하고, 서울우유2.3ℓ, 켈로그 콘프로스트600g, 오리온 초코파이840g(24개) 등 3개 기획상품의 가격을 인하 전 수준으로 환원했다.
또 한때 100g당 980원으로 내렸던 국내산 삼겹살은 1천180원으로, 960원으로 내렸던 돼지목심은 1천150원으로 각각 상향조정했으며, 자반고등어(1손/400g내외)와 계란(일판란 30개)도 소폭 가격을 인상했다.
나머지 바나나, 국산오징어, CJ햇반3+1 등 12개 품목은 당초 인하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이마트가 새해 벽두부터 일으킨 '대형마트 가격전쟁'은 약 한 달 보름 만에 그 열기가 점차 식어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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