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한뉴스]
도안사에 놀러 가서 처음 만난 무지개 스님 (선묵혜자 스님)
지난주 토요일 아침, ‘오늘은 뭘 하지?’ 생각하고 있을 때 엄마가 “규린아, 우리 산에 꽃보러 갈까? 선묵혜자 스님께서 대한뉴스 회장님께 꽃들이 지기 전에 절에 놀러오라고 하셨대. 우리도 가고 싶다고 할까?” 하고 물어보셨다.
그런데 집에 와서 ‘내 딸 언제 오나?’ 하고 있을 딸바보 아빠를 생각하니 선뜻 대답을 못했는데 국장님께서 나랑 놀려고 공놀이 할 것까지 준비했다는 전화에 그만 아빠를 배신하고 엄마랑 절에 가기로 했다. 언젠가 대한뉴스 책에 회장님께서 스님과 크게 웃는 사진을 본 기억이 있어 얼른 찾았다. 올해 1월호 회장님의 인연 속에 있었다.
나는 어린이 기자이기 때문에 항상 조사를 열심히 한다. 그래서 스님에 대해서도 다시 찾아 읽어본 것이다. 그래야 스님을 만나면 얘기를 해 볼 수 있으니까... 회장님차를 타고 도안사까지 가는 길은 참으로 험난했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꼬불꼬불한 길과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데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님께서 절주위의 꽃들과 함께 환하게 웃으시며 법당 앞에서 우리를 반기셨다. 나는 합장을 하고 인사를 드렸는데 ‘아기보살 몇 살이에요?’ 하시며 내가 제일 곤란해 하는 질문을 하셨다. 나는 내 또래보다 작은 편이라 사람들이 잘 믿지를 않아서 그 질문에는 한숨이 절로 난다.
내가 국장님과 공주고 받기를 하니까 스님께서 ‘ 나하고 해 보자 ’하시더니 재밌어 하셨다. 스님의 실력은 나와 비슷한 것 같았다. 한참 놀다가 “ 저녁공양 하자!”고 하셨는데 나는 공양이라는 말이 밥먹는 거라는 걸 처음 알았다. 저녁공양을 맛있게 하고 스님과 대화도 많이 했다. 우리가 집으로 돌아갈 때는 주차장까지 내 손을 꼭 잡고 걸으시며 꼭 다시 오라고 하셨다.
108산사 순례기도회를 따라간 현등사
가평의 운악산 현등사에 108산사 순례기도회를 따라 회장님, 국장님과 함께 취재를 갔다. 현등사 주차장에 가니 관광버스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설마 이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이 모두 현등사에 갔을까? 우리는 등산로 입구에서 현등사차를 기다려 타고 올라갔다.
현등사에 내리자마자 나는 설마 했던 그 생각이 맞았다는 걸 알았다. 절과 주변의 산에 사람들이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당 앞에는 선묵혜자스님께서 말씀을 하고 계셨다. 회장님께서 “부처님 집에 왔으니 집주인한테 인사를 해야지” 하시며 나를 데리고 법당 쪽으로 가셨다.
그리고 스님께로 데리고 가시며 “지금 말씀중이시니까 인사를 못 받아도 합장을 하고 인사하자”고 하셨다. 그런데 스님과 눈이 마주치자 법당 앞으로 오라고 하셨다. 아기보살이 왔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인사를 시키시고 마이크를 대고 질문을 쏟아내셨다.
‘쿵쾅쿵쾅’ 하는 내 심장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사람들에게 들릴까봐 걱정이 될 정도로 커졌다. 스님께서 “아기보살은 소원이 뭐예요?” 하셨다. 나는 “우리가족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소원이 있어요?” 하셔서 나는 “우리나라의 통일이요”라고 말했다. 스님께서 스님과 함께 기도할 수 있냐고 물어보셔서 나는 할 수 있다고 대답했는데 법당 안에 들어가서 스님 옆에 서서 절을 시작하는 순간에도 내가 108번 절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스님에 맞춰 절을 하다가 회장님께서 힘들면 나와도 된다고 하실 때 ‘아! 108배가 시작된 거구나 ....’ 그제야 알았다. 몇 번은 서서하기도 했는데 정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절을 했다. 힘이 들었지만 신기한 건 부처님이 ‘우리 규린이가 절을 참 잘 하는구나! 장하다’ 하시며 미소를 짓고 있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자꾸 눈을 맞추며 하다 보니 108번 절이 끝이 났다. 땀이 나고 다리에 힘이 빠지긴 했지만 다음에 부처님이 날 잊지 않고 기억할 정도로 눈을 맞춰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또 기분 좋은 건 현등사에도 무지개가 떠 도안사에서 만나뵜던 나랑 공놀이 한 스님이 이렇게 대단하신 분, 진짜 무지개 스님이라는 걸 확인 했다는 사실이다. 현등사에서 나와 물고기가 있는 개울가 옆에서 국장님께서 정성으로 준비한 도시락도 맛있게 먹고 걸어 내려오는데 신도들이 “아까 아기보살이네” 하며 다들 알아보셔서 쑥스럽기도 하고 좋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는 하늘나라
나는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는데 하늘나라에서는 꼭 신화에서처럼 신들이 모두 모여 살고 있을 꺼라는 생각이 든다. 하느님, 예수님, 부처님 모두 자리에 앉아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이시며 웃으시기도 하고 버럭 화를 내시기도 하는 상상도 한다.
오늘은 부처님께서 ‘규린이가 우리 집에 놀러왔구나... 녀석 반갑네... 아이고 108번이나 절을 하네. 소원을 들어줘야겠구만’ 하셨을 것 같다.
그리고 현등사에 갔을 때 문화재 보물 동종을 제일 먼저 찾아볼 생각이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내려올 때야 생각이 났다. 나는 보물을 못 찾았지만 부처님은 보물을 찾은 거 같다. 훌륭한 스님과 아주 많은 신도들과 그 속에 아기보살 나 ...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은 내가 아는 절, 아는 무지개스님이 계신 곳으로 가야겠다며 남은 108산사 순례기도회도 또 가고 싶다고 엄마에게 부탁했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5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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