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이 산 넘어 산이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금호그룹이 주력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을 골자로 한 정상화방안을 발표한지 한달이 넘었지만 추진작업이 순탄치 않다. 일부 대우건설의 재무적 투자자는 추가 손실 회복 방안 등을 요구하며 그룹의 정상화방안에 합의하지 않고 있다. 금호그룹 오너 일가도 보유 주식과 부동산 등 사재 출연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한다. 수혈이 긴급한 환자를 살리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서로가 한 푼이라도 손해를 덜 보려고 주판알만 굴리고 있는 모습 같아 안타깝다.
채권단은 2월 중에 워크아웃계획을 마련해 3월까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는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하지만 이 일정이 제대로 지켜질 지 의문이다. 채권단, 재무적 투자자, 금호가 동상이몽(同牀異夢)인 까닭이다. 지난달에는 재무적 투자자들이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의 절차를 고수하겠다는 채권단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또 17개 재무적 투자자 가운데 2곳은 최근 채권단에 금호산업이 보유중인 대우건설 지분을 대한통운 지분(24%)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출자전환 후 자신들이 최대주주가 될 금호산업에 대한통운 지분을 넘겨줘 기업가치를 높여달라는 얘기다. 채권단이 계열사들이 보유한 주식을 서로 맞바꾸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데도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며 시간만 끌고 있는 것이다.
금호그룹 오너 일가도 1개월 넘게 부실 경영책임 이행을 위한 사재 출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을 추진하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3천8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를 돕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자금지원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계열사 지분 등의 사재를 우선 내놔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요구다. 대주주가 먼저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금호그룹은 작년 말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할 당시 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중인 금호석유화학 주식 등의 계열사 지분을 내놓기로 했다. 현재 오너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가치는 2천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데 사재 출연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니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채권단은 이번 주말까지 재무적 투자자들과 최종 협상을 마무리 짓는 한편 금호 오너 일가로부터 사재출연 동의서를 받아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재무적 투자자 17곳중 1곳이라도 합의하지 않으면 다른 투자자들도 합의를 철회해 정상화 방안을 이행할 수 없다는 점에서 채권단의 협상 능력이 중요하다. 재무적 투자자들도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금호 오너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과 고통 분담은 당연한 것이다. 구조조정이 늦어질수록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그룹의 이미지도 추락할 것이 뻔하다. 금융시장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말할 것도 없다. 신속한 구조조정만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금호 오너일가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 사재 출연계획을 구체화해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얻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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