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서울ㆍ강남일수록 항체 양성률 낮아"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서울 강남권에 살면서 20대 이하일수록 A형간염에 면역력을 갖는 항체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유병철·백승운 교수팀은 건강의학센터를 방문한 검진자(20∼69세)를 대상으로 연령층별로 50명씩 250명을 무작위로 뽑아 A형간염 항체 보유율(양성률)을 조사한 결과, 20대 2%, 30대 72%, 40대 이상 92∼100%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A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양성률이 낮을수록 A형 간염에 걸릴 위험도는 더 높다.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20~30대의 A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서울 25%, 지방 55%로 큰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강남지역(강남구·송파구·서초구)에 사는 20~30대의 항체 양성률이 약 20%로 비강남권 20~30대의 양성률 42%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처럼 서울과 지방, 강남과 비강남권 거주자들 사이에 A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서울이면서 강남지역 거주자들일수록 어릴 때부터 상대적으로 깨끗한 위생환경에서 자라나 A형간염에 덜 노출돼 항체가 생성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40대 이상의 경우는 지역에 상관없이 A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95%로 조사돼 서울이나 지방 할 것 없이 비교적 위생상태가 좋지 않았던 어린시절에 항체가 만들어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A형간염이 무서운 이유는 어렸을 때 감염되면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나가며 항체가 만들어지지만, 성인에게 발생하면 70% 이상에서 활달과 피로감에서부터 급성신부전, 담낭염, 췌장염, 혈관염, 전격성간염 등의 심각한 상태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94년 개원 이후 시행된 814건의 간이식 수술 가운데 4건이 A형간염에 의한 간부전이 원인이었다.
이 질환은 주로 대변을 통해 입으로 전파되는데, 오염된 식수나 음식,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 가족이나 친지, 집단 생활자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 바이러스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잠복기는 15~50일 정도다.
대한간학회 조사결과를 보면 국내 A형간염은 97년까지만 해도 산발적으로 발생했지만 98년에 1천419건이 발생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발생 연령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백승운 교수는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심할 경우 전격성 간염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면서 "고령이면서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사람, 만성 간질환 환자이면서 20~40대인 환자들은 최우선으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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