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수주 이후 세계시장 경쟁 가열
(고리=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5일 경북 고리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프랑스, 일본 등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이들을 앞설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실패로 미국, 프랑스, 일본이 우리나라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며 "세계 원전시장에서 급부상 중인 한국을 막으려는 시도가 있는 것 같아서 독자 기술 개발에 더욱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날 본사 직원과 협력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최고 명품 원전 건설 다짐대회'를 열었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김 사장은 UAE 원전수주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1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현 정권 들어 공기업 사장으로선 처음으로 연임됐다.
다음은 김 사장과 일문일답.
▲연임 소감은.
--어깨가 무겁다. 원자력 산업 분야 모든 분이 나에게 열심히 해달라는 뜻으로 본다.
▲UAE 원전 수주 이후 경쟁국의 움직임은.
--우리로선 큰 쾌거이지만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경쟁국이 우리나라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원전 시장에서 급부상하는 한국을 조기에 제재하고 이를 막으려는 시도가 있는 것 같다.
동시에 중국 등 후발 국가가 상당한 속도로 따라오고 있다. 원전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 산업 이후 우리의 먹을거리인데 이들과 기술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
▲경쟁국의 장점은.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원전을 시작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굉장히 저력 있고 대단한 나라들이다. 이번(UAE 수주 실패)에 각성을 해서 모든 것을 정비하는 것 같다.
우리의 장점을 살려 우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는 특별한 조치가 있어야 하겠다.
▲신고리 5, 6호기의 부지는.
--현재 3,4호기와 인접한 지역에 건설될 것으로 보면 된다. 일정은 신울진 1, 2호기 완공 뒤 1년 반정도 뒤에 착수할 예정이다.
▲신고리 3, 4호기에 적용하는 SC(Steel Plate Concreate) 모듈화 공법은 무엇인가.
--원자력 구조물은 매우 복잡하고 견고해야 하는데 과거엔 거푸집을 대고 철근을 뼈대로 건설했는데 SC 모듈화 공법은 거푸집과 철근 대신 철판을 사용해 모듈화하는 공법으로 공기와 비용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세계 최초 기술로 신고리 3, 4호기에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UAE에 건설될 원전에도 쓸 계획이다.
이 밖에도 원전의 돔 시설에 쓰이는 철근이 56㎜로 두껍다. 그간 이를 이어 붙일 땐 화약을 터트린 열로 철근을 녹여 접착했는데 기계적인 방법으로 철근을 묶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대전의 원자력발전기술원에 이런 발전소 관련 기술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조직을 만들려고 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주한다는데 가능한 목표인가.
--20년 뒤라서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지만 우리가 대비하기 나름 아니겠나.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인력이 가장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해외 수주가 겹치면 인력 부족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2∼3년을 두고 봤을 때 3천명 정도가 필요하다. 이 인력을 양성하는 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사용후 핵연료를 저장할 부지를 마련해야 하지 않나.
--2016년이면 현재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이 포화가 될 것으로 본다. 부지선정과 인ㆍ허가, 처리장 건설 등 기간을 고려하면 포화되기 5∼6년 전엔 부지가 선정돼야 한다.
내년 말까지 부지가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UAE 원전 수주 국면에서 한수원이 기여도에 비해 소외됐다는 지적이 있다.
--한전이 대표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우리 직원들 역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한전이 짧은 기간에 이번 수주전에서 정말 잘했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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