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둔화되고, 경기침체 장기화와 더불어 저금리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로 올리는 수익)으로 수익을 창출하기가 어려워지는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으면서 진화한 금융서비스가 요구되는 가운데 기업은행의 문화콘텐츠금융이(투자=대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함께 기업은행은 6월1일 저녁 서울 봉은사로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거래고객, 제작비 모금 후원자 등 500여명을 초청해 영화 '연평해전' 시사회를 개최했다.
영화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한일월드컵 3·4위 전이 열리던 날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우리 해군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에 발생한 해상 전투를 다룬 영화로 오는 10일 개봉한다.
기업은행은 이번 영화에 투자주관사로 참여해 총 제작비 80억원 중 30억원을 투자했다. 은행이 투자주관사로 나선 최초의 영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민적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작품으로, 흥행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3년 5월 영화제작사 로제타시네마 직원은 6년간 준비해온 영화가 제작비 부족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절박한 심정으로 은행 문을 두드렸다. 영화사 특성상 순이익이나 담보 등 대출을 위한 평가자료가 없어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IBK기업은행의 문화콘텐츠사업팀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고 3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영화 ‘연평해전’은 그렇게 저예산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8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가 됐다.
그동안 은행들은 마케팅 제휴를 맺은 영화 관객이 100만, 300만명을 돌파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예·적금 상품들을 출시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영화에 직간접적으로 수십억원 규모의 제작비를 대면서 큰 손 투자자로 나서고 있다.
수수료 수입은 막혀 있고 저금리 기조에 이자 장사로는 한계에 봉착한 은행들에게 문화 콘텐츠 투자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