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유해발굴도 6자복귀 뒤로 미룰 듯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 미국은 28일 북한이 스스로의 운명을 좌우하고 있고 기회가 여전히 북한에 열려 있다면서 6자회담 복귀와 비핵화 의무 이행을 촉구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핵무기를 추구하는 북한에 대해 더욱 강한 제재와 고립을 경고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날 국정연설 내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그들(북한)은 기회를 갖고 있으며, 그들 스스로의 운명을 좌우(control)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고립을 끝낼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국제적 협력과 지지를 가질 기회를 그들은 갖고 있다"면서 "그들이 해야할 일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고립을 끝내는 것이 장기적으로 북한에 매우 좋은 일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특정하게 거명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우리가 이 문제(군축이나 비확산)에 두고 있는 중요성을 강조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현재로서 우리가 보기를 원하는 것은 북한이 6자회담으로 되돌아 오겠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6자회담을 통해 많은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다"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어 북한이 한편으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포사격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미군 유해발굴을 제안한 것과 관련, "북한은 역사적으로 어려운 결정에 직면할 때는 다양한 행동들을 했다"면서 "공은 북측 코트에 있으며, 그들이 해야할 일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군 유해발굴 사업이 미국의 입장에서 필요한 일임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이 첫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많은 다른 것들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거듭 선 비핵화 의무 이행을 촉구했다.
그는 6.25전쟁 당시 실종 미군문제 등에 대한 논의도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우선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가장 우선적인 우리의 우려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이행 없이 6자회담을 우회해 미국과 양자대화를 갖기 위해 많은 것을 제안하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어떤 의제에 대한 양자대화도 6자회담을 통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적인 문제도 이런 기준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 유해발굴을 포함한 인도적 논의도 북한의 6자회담 재개 이후에나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크롤리 차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의 이틀째 계속된 NLL 포사격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취하는 어떤 도발적 행동에도 여전히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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