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피에르 가르송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강진으로 신음하는 아이티의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싶다"
오는 2월8일 열리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제44회 슈퍼볼에 출전하는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와이드 리시버 피에르 가르송(24) 선수의 각오이다.
부모가 모두 아이티 출신으로 이민 2세인 가르송 선수는 부모님의 나라인 아이티가 지진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아이티에 남아있는 친척들의 안부를 확인했다. 그는 "친척들이 무사해 다행이다"라면서도 "아직도 몇몇은 연락이 되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고 애타는 심정을 밝혔다.
가르송은 트위터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모국을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호소하고 있고 그의 친필 싸인을 팬들에게 보내며 모금활동 참여를 이끌고 있다.
또 지난 24일 열린 아메리칸 콘퍼런스(AFC) 결승에서 소속팀이 뉴욕 제츠에 30-17 역전승을 거두자 아이티 국기를 들고나와 관중에게 아이티에 대한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가르송 선수는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슈퍼볼에서 열심히 싸워 지진피해로 고생하는 아이티 주민들에게 잠시나마 희망을 주는 것"이라면서 "아이티의 어려운 상황이 투지를 더욱 불태우게 한다"고 말했다.
2008년 오하이오주 얼라이언스에 있는 마운트 유니언 대학을 졸업하고 콜츠에 스카우트된 신인 선수이지만 2년 만에 그는 팀의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콜츠의 핵심 선수이던 노장 마빈 해리슨이 방출된 공백을 메우면서 24일 뉴욕 제츠와의 AFC 결승전에서는 11개의 패스를 받아 151야드를 전진하고 1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해 팀의 슈퍼볼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금세기 최고의 쿼터백으로 평가받는 인디애나폴리스의 페이튼 매닝도 "가르송은 와이드 리시버로서 더 큰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선수"라면서 "특히 최근 아이티의 지진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텐데도 이를 이겨내고 잘 싸워줘 자랑스럽다"고 칭찬할 정도.
가르송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에놀 질레스는 "가르송 선수가 아이티의 지진상황을 듣자마자 슈퍼볼에서 아이티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다"면서 "그는 늘 아이티를 위해 뭔가를 하고 싶어했는데 신께서 그에게 기회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1986년 뉴욕 카멜에서 태어난 뒤 플로리다주에서 자라난 가르송 선수는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NFL의 주전으로 발돋움한 인간승리도로 유명하다. 그가 여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머니 마리 여사는 낮에는 농장에 나가 힘들게 일하고, 밤에는 우체국에서 일하며 아들을 키웠다.
어머니가 힘들게 생활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며 자라온 가르송은 평소에는 조용하게 지내다가도 풋볼장에만 들어서면 맹렬한 야수로 돌변하며 실력을 발휘했다. 이에 따라 마운트 유니언대학 선수 시절에는 평균 60개의 패스를 받고, 1천야드 전진 그리고 15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하며 팀이 2년 연속 디비전 스리 결승전에 진출하도록 이끌었다.
마운트 유니언 대학은 최근 모교 출신의 가르송을 위해 `아이티 돕기' 모금을 전개해 1만1천달러를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슈퍼볼은 가르송 선수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자 7만5천여명의 아이티인들이 밀집해 사는 마이애미의 돌핀스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이래저래 가르송 선수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은 커가고 있다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29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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