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이란 대화 중재에 의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유럽 국가들이 이란 핵개발 계획을 두둔하는 브라질 정부에 대해 비난을 제기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 등을 인용하면서 "유럽의 외교가에서 브라질이 국제사회와 이란의 대화를 중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바람에 이란에 대한 유엔의 제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에 대한 제재를 놓고 중국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브라질이 이란 핵개발 계획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내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또 브라질이 국제사회와 이란 간의 대화를 중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도 "브라질 정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은 그동안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반대하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을 주장해 왔다.
앞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브라질리아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평화적 목적의 핵에너지 개발 계획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오는 5~6월 중에는 이란을 답방할 예정이다.
이란은 이 같은 분위기를 이용해 자국의 핵개발 계획과 관련, 브라질의 대화 중재 역할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에는 브라질리아 주재 모젠 샤테르자데 이란 대사가 오는 11일 이슬람 혁명 31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브라질 정부가 핵 문제로 야기된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인 에스판디아르 라힘 마샤이에 대통령실장도 이달 초 브라질 언론과의 회견에서 "브라질은 이란과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를 도울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머스 샤논 브라질리아 주재 미국 대사는 "이란은 대화할 의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브라질의 외교적 시도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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