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명 생명 앗아간 참사는 인재 주장에 힘 실려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 지난 15일 발생한 벨기에 열차 충돌사고에서 생존한 기관사가 과거에도 정지신호를 무시한 전력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정면으로 충돌한 열차의 기관사 2명 가운데 한 명은 즉사했으나 나머지 한 명은 구사일생으로 생존했다.
18명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간 이번 사고는 발생 초기부터 정지신호 무시가 원인인 '인재'로 추정됐었다.
20일 일간지 '르 수아르'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이번 사고에서 생존한 기관사가 작년 3월에도 기관차와 객차를 씻으려고 빈 열차를 몰고 기지로 진입하던 도중 정지신호를 무시한 전력이 드러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기관사는 벨기에국영철도(SNCB) 소식통을 인용, 당시 정비기지에 진입하던 열차는 저속 운행 중이었으며 신호등을 약 1m 통과한 이후에 멈춰 서 사고를 내지는 않았다.
SNCB는 당시 이 기관사가 정지신호를 무시한 사실을 확인하고는 며칠간 업무정지 조처를 하고는 추가 안전교육을 실시한 이후에야 다시 단독으로 기관차를 운행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언론매체들은 또 지난 15일 충돌사고가 발생할 당시 브뤼셀 남역의 SNCB 종합통제센터 기록을 보면 이 기관사가 몰았던 루벤 발(發) 열차는 현장인 바위징언역에 진입할 때 정지신호에 걸렸음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종합통제센터 기록뿐 아니라 바위징언역의 폐쇄회로(CC) TV 영상에서도 루벤 발 열차가 진입하기 몇 분 전에 이미 정지신호가 켜져 있었음이 확인됐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생존 기관사는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만인 19일 처음으로 경찰의 신문을 받았으나 신호무시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기관사의 진술과 SNCB 종합통제센터 기록, 바위징언역의 CCTV 영상, 생존 승객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전면 중단됐던 유로스타 운행이 22일부터 부분적으로 재개되며 브뤼셀과 영국 런던을 오가는 유로스타 운행의 완전 정상화는 내달 2일에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언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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