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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일반

취미생활 | 청계산 등반

청룡이 비상한 산에서 한 해의 시작을 꿈꾸다

[인터넷 대한뉴스] 글 김준호 기자 | 사진 이동현 기자

 

산행에서 인생을 배우며 지친 몸에 자연 에너지를 가득 채우자

언제나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는 쉽지 않고 그 정상을 향해 우리는 열심히 살아간다. 하지만 저마다 꿈꾸는 정상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큰 기업의 사장을 꿈꾸기도 하고, 조그마한 식장 주인을 꿈꾸기도 한다. 자신이 꿈꾸던 정상에 올랐을 때의 그 기쁨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산의 정상을 향하며 최고 정점을 향해 가는 길을 자연으로부터 배워본다.

 

청룡이 승천했다는 전설의 ‘청룡산’


청계산은 푸른 용이 산허리를 뚫고 나와 흰 구름을 헤치고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어 청룡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예로부터 청계산은 관악산과 함께 수도 서울을 지켜주는 산으로 좌청룡, 우백호라 알려져 있는 산이기도 하다.

 

서울시 서초구 원지동 원터마을,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의왕시 청계동, 성남시 옛골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그만큼 접근성이 좋아 수도권 시민들이 자주 찾는 수도권의 명산 중 한 곳이다. 산세가 좋고 관악산에 비해 등산하기 쉬우며, 의왕시 청계사로 오르는 길옆으로 2km에 이르는 계곡에는 항상 깨끗하고 시원한 계곡물이 흘러내린다.


산행은 인덕원 전철역 2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10, 10-1번, 배차간격 15분)를 타고 10분 정도면 청계사 아래 공용 주차장에 도착한 후 시작된다. 산행코스는 공용주차장-청계사-절고개-망경대(정상)-이수봉-청계사 반환코스로 잡는다.


공용주차장을 지나 청계사로 오르는 길은 10분 정도 거리이다. 코를 통해 들어오는 동장군의 차가운 입김이 온 몸을 통과해 몸속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잠시 후 신라시대에 창건해 청계산 중턱에 자리한 청계사에 도착한다. 정갈하고 아담한 모습의 사찰 내에는 조선 숙종 15년에 세운 청계사 사적비가 있다.

 

청계사 극락전 우측으로 강돌로 만들어진 와불(높이 6m, 길이 21m)이 그 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어느 어머님을 자애로운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듯하다. 와불 옆으로 산행을 할 수 있는 오솔길이 나 있다. 드디어 본격적인 산행을 나선다. 인생의 길은 큰 길도 있지만 좁고 어려운 길도 많다.

 

그 좁고 어려운 길은 산행의 길을 닮아 있다. 좁은 오르막길을 한발 한발 내디딘다. 겨울 산이라 나뭇가지가 앙상하다. 하지만 떨어져 있는 낙엽을 밟을 때마다 들리는 바삭거리는 소리는 듣기 좋고, 무수히 떨어져 내린 낙엽이 쿠션처럼 푹신한 느낌이다. 30분 정도 걸었을까. 송글송글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잠시 길가에 있는 돌부리에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생각해보면 무엇이든 시작이 힘들기 마련이다. 준비해야 할 것은 왜 이리 많은지, 이것저것 준비하고 시작하려면 벌써부터 기운이 빠진다. 하지만 그만큼 설레고 꿈에 부푼 시간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힘들지만 새롭게 시작한다. 하루의 시작을 그리고 한 해의 시작을.

 

산행에서 만나는 자연과 사람


“안녕하세요! 좋은 산행되세요.”, “조금만 가면 정상입니다. 힘내세요.” 산행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오가다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를 나눈다.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익숙하게 느껴진다. 삭막한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산에서는 낯선 이들과도 인사를 나누는 일이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절고개를 오르는 길이 무척이나 힘들어 숨을 헐떡이며 오르는 동안 70대를 바라보는 노년의 부부를 만났다. “우리 부부는 일주일에 두 번씩 청계산을 올라 와. 건강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조그만 가게를 하는데 산행을 하고 나면 훨씬 일상생활에 도움이 돼서 자주 와”라고 말하는 노년 부부의 발걸음을 도무지 따라갈 수 없다.

 

절고개를 오르는 길은 오르막 경사가 있어 힘들다. 자신의 체력을 감안해 넓은 보폭으로 걷지 말고 좁은 보폭으로 체력을 아끼며 오르는 게 좋다. 가끔은 바윗길도 통과해야 한다. 조금씩 오르는 동안 몸이 후끈 달아올라 추위를 느끼지 못한다. 처음 산행을 나섰을 때보다 몸은 훨씬 유연해지고 숨은 덜 가빠진다.

 

등줄기로 흐르는 땀줄기가 마치 내가 살아 숨 쉬는 자연 생명체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다. 걷고 쉬기를 반복하다 절고개를 지나 망경대와 이수봉 갈림길 공터에서 휴식을 취한다. 공터에는 산행의 피로를 달래주는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상도 있고,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는 등산객들도 있다. “자주는 아닌데 복잡한 일이 있을 때는 꼭 산을 찾아요.

 

좋아하지만 일 때문에 그러지 못해 안타깝기도 해요. 산에 오르다 보면 어느새 복잡한 마음은 다 자연 속에 용해되어 없어져 버리는 것만 같아요. 그래서 산행을 하면 에너지를 충전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어요”라고 말하며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하는 중년 아주머니의 모습이 바로 자연인의 모습이다. “좋은 산행되세요”라고 서로 인사를 건넨 후 산의 정상인 망경대를 향한다.


정상으로 향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난다. 정상으로 갈수록 길은 더욱 험해지고 어느 정도 산행 길에 적응되었던 신체도 다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 구간부터는 중간 중간에 탁 트인 조망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가끔 나온다. 저 멀리 우백호 관악산이 웅장하게 위치하고, 우리 삶의 터전이 산 아래 조막만하게 위치한다.

 

크게만 느껴졌던 서울대공원이 한 손바닥으로도 충분히 가려지는 게 신기하다. 정상으로 향할수록 엊그제 내린 눈이 그대로 있어 산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옷이 땀으로 젖어들 무렵 정상인 망경대에 도착한다. 망경대 정상에는 현재 정부 시설이 있어 조망이 좋지 않다. 약 30분 정도 더 가면 전망대가 있는 매봉이 나온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먼 산을 보며 휴식을 취하면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볼 것이다. 잠시 쉬었다 하산한다. 코스는 간식을 파는 갈림길에서 이수봉을 지나 국사봉 가기 전 청계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로 잡았다.

 

서로 돕고 이해하는 길이 곧 삶의 산행


산의 정상에 오르기 힘들 듯이 우리의 계획을 하나하나 이루어 가는 길도 어렵기만 하다. 때론 오르막길과 암석이 길을 막기도 하고 가끔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기도 한다. 한해를 시작하는 지금 몸과 마음이 어우러져야 하고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야 한다. 서로 잘났다고 어깨에 힘주어 살지만 자연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동일하다. 산에서 에너지를 얻었듯이 서로 이해하며 돕는 가운데 에너지를 충전해보자. 환한 미소가 지어질 것이며 바로 그것이 정상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 산행 코스

 

●원터골-천개사-길마재-돌문바위-매바위-매봉-망경봉-망경대-헬기장-청계계곡-옛골(5시간)
●원지동 원터골-진달래능선-매봉-정상(망경대, 618m)-석기봉-이수봉-옛골마을(3시간) 
●옛골-어둔골-이수봉-석기봉-옛골 원점회귀(5시간 30분)
●옛골-돌문 바위-매봉-매바위-옥녀봉-서울대공원(5시간)
●양재화물터미널-옥녀봉-석기봉-매봉-인덕원(5시간 30분)
●판교운중저수지 위-능선 갈림길-국사봉-이수봉-석기봉/원점회귀 산행(5시간) 
●대공원역-565봉-매봉-매바위-매봉-혈읍재-망경대-석기봉-마왕굴-대공원역(5시간 30분)
●서울대공원역-약수터-소매봉-헬기장-청계사 갈림길-대공원전망대-이수봉-국사봉-청계사-청계사3거리-소매봉(우회)-체육공원-과천종합청사역(5시간 30분)
●과천종합청사역-코오롱빌딩-작은매봉-이수봉전 좌측-망경대-혈읍재-옛골계곡-옛골(6시간)
●청계사입구-청계사-매봉-이수봉-국사봉-하오고개-톨게이트굴다리-우담산-바라산-고분재-백운호수-모락산터널-계원예대(8시간)
●인덕원역-이미마을-과천매봉-절고개-이수봉-석기봉-망경봉-혈읍재-매봉-매바위-돌문바위-옥녀봉-대공원-선바위역(5시간 30분)
●하오고개-국사봉-이수봉-혈읍재-매봉-옥녀봉-화물터미널(3시간 30분)


♣ 산행 준비

 

●등산장비 챙기기(간식 및 생수, 등산화, 배낭, 등산복, 아이젠(겨울철 필수), 등산스틱 등)
●산행지에 대한 자료수집(날씨확인, 산세 파악 및 코스 파악 및 예상 시간, 산행지도 준비 등)
●산행은 아침 이른 시간에 시작하고 해 지기 한 두시간 전에 마친다.
●하루의 산행은 6~8시간 정도로 하며 30%정도의 체력 비축을 감안한다.
●배낭을 잘 꾸리고 손에는 짐을 들지 말 것.
●잘못된 길을 들어섰을 때는 바로 돌아서라.
●산행 중에는 한 번에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자주 먹는다.
●경험자와 동행할 것.
●등산화 바닥 전체로 지면을 밟고 안전하게 걷는다.
●보폭을 너무 넓게 하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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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0년 1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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