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조속재개 난망' 판단한듯..상황변화 가능성 주목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남북이 8일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첫 당국간 대화에서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남북간 관광 재개 논의는 단기간 내에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최근 적극적인 대남 유화공세를 감안할 때 향후 상황 변화가능성까지 봉쇄된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양측은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중단의 원인이 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 피살사건의 진상규명, 재발방지, 신변안전 보장 등 관광 재개의 3대 선결과제를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회담이 열리기 전만해도 북측이 `3대 과제'에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없지 않았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화폐개혁 실패 등 `내우외환' 속에 현금 수입원 복원을 위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북측은 이런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박왕자씨가 군사통제구역을 넘어 들어온 만큼 책임은 남측에 있다는 입장 아래 `3대 과제'와 관련한 우리의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작년 11월 북측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관계자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남측 당국자의 사건 현장 방문을 남한 당국과 협의할 수 있다'고 했던데 비해서도 외견상 퇴보한 것이었다.
6자회담 재개이나 남북 정상회담 등 `큰 판'과 관련된 움직임들이 결론나야 관광을 재개할 수 있으리라는 인식을 북측이 한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열린 이날 북한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가 대남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연합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결국 이번 회담을 계기로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는 한반도 정세의 전반적인 변화가 수반돼야 가능하리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장기 교착에 빠진 남북관계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실무급 보다는 남북 정상을 포함한 고위급 대화가 필요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른바 '연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카드로 금강산 관광을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이미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향후 관광 재개 등 협력사업의 향배는 정상회담 추진 경과와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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