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2사단 올렛일병 "한국와서 존재알아..자랑스럽다"
2월 귀국전 종조부 이름딴 `올렛초소'서 표창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산화한 `전쟁영웅' 고(故) 조셉 올렛 일병의 종손(從孫)이 주한미군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미 2사단 210화력여단 본부에서 복무하고 있는 윌리엄 올렛 일병이 그 주인공으로, 고 조셉 올렛 일병이 바로 그의 작은할아버지(從祖父)다.
고 조셉 올렛 일병은 6.25전쟁 개전 초기인 1950년 8월31일부터 9월3일까지 낙동강 방어선인 영산지구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전사해 미 대통령이 의회 명의로 수여하는 `명예대훈장(Medal of Honor)'을 받았던 인물이다.
6.25전쟁 때 명예대훈장을 받은 미군은 2사단 18명을 포함해 모두 133명이다.
당시 올렛 일병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비무장지대 내의 한 초소를 그의 이름을 따 `올렛 초소'라고 이름을 붙였다. 올렛 초소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5m 떨어져 있는 북한에서 가장 가까운 우리 측 초소로, 1991년 미2사단에서 유엔사 경비대대로 운용 주체가 전환됐다.
1950년 9월1일부터 6일까지 벌어졌던 영산지구 전투는 낙동강 방어선에서 벌어진 결정적인 전투 중의 하나로, 미2사단 9연대 및 5해병여단과 북한군 9사단 및 16기갑여단 2개 전차대대, 2개 지원포병대대가 맞서 싸운 치열한 격전지였다.
미2사단 9연대 H중대원으로 전투에 참가한 조셉 올렛 일병은 북한군에 부대가 포위당하자 정찰활동을 자청해 포화 속에서도 적군의 위치를 확인해 보고했으며, 아군 지역 밖으로 공중투하된 탄약과 보급품을 회수하기 위해 적진을 헤집고 다녔다.
비록 깨진 포탄과 빈 음료수통만을 회수했지만 그의 행동은 부대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적의 시체 사이에서 수류탄을 모아 백병전으로 그 많은 북한군을 제압하고 귀대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계속된 전투에서 수류탄 공격을 피하지 못해 결국 숨을 거두었다. 하지만 희생을 감수한 그의 자발적인 행동은 연합군의 승리를 불렀고, 이후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시키는 촉매 역할을 했다.
작년 3월부터 주한미 2사단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올렛 일병은 처음에는 작은할아버지를 잘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 작년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로 배치받은 이후 작은할아버지의 영웅적인 행동과 그의 이름을 딴 올렛초소의 존재를 알게 됐다.
올렛 일병은 15일 "한국에 와서 작은할아버지에 대한 영웅적인 얘기와 올렛 초소에 대한 유래를 들었고, 곧장 미국에 계신 아버지께 연락해 확인한 결과 조셉 올렛 일병이 나의 작은 할아버지임을 확인했다"며 "고향에 돌아가면 모든 친척에게 이 사실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셉 올렛 일병이 6.25 전쟁에서 전우들을 구하기 위해 수많은 용기있는 일을 했다는 것과 그가 저의 작은할아버지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미 2사단은 고 올렛 일병의 정신이 살아있는 바로 그 올렛 초소에서 모범적인 근무자세를 보인 종손자 윌리엄 올렛 일병에게 조만간 근무유공 표창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올렛 일병은 이번 달 중으로 미국으로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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