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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귀성 사라지고 한국행 비행기 북적>

변모하는 中 조선족의 춘제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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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모하는 中 조선족의 춘제 풍속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던 귀성행렬이 옌볜(延邊) 조선족 사이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춘제를 쇠러 고향으로 돌아가는 조선족 귀성객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외화벌이를 위해 출국한 부모와 함께 명절을 보내려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청소년이 늘고 있으며 춘제 연휴를 따뜻한 남방지역 관광지에서 보내는 것이 젊은이들 사이에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 잡았다고 길림신문(吉林新聞)이 15일 보도했다.

옌볜조선족자치주 공안국 출입경관리처에 따르면 지난 1월 여권 신청자는 7천9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천340명에 비해 50%가량 증가했다.

여권 신청자 대부분은 춘제를 한국에서 보내려고 출국 수속을 밟은 조선족이다.

한국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창춘(長春)의 천마국제여행사는 이번 겨울방학 기간 조선족 초.중학생 400명의 한국 관광 수속을 대행했다.

이는 200명에 불과했던 지난해 겨울방학보다 배가 늘어난 것으로, 한국에 있는 부모와 설을 쇠기 위해 한국 관광에 나선 것이라는 게 이 여행사의 설명이다.

이번 겨울방학 기간 여권을 발급받은 옌볜지역 조선족 초.중생들은 모두 2천760명이다. 지난해 340명에 비해 무려 8배가 늘어난 수치다.

옌볜지역 여행사들은 이들 대부분이 한국에서 설을 지내기 위해 여권을 발급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춘제 때 고향으로 돌아가는 대신 여행을 떠나는 신세대 직장인도 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창춘에서 직장을 다니는 미혼 여성 박모(30)씨와 최모(30)씨는 이번 춘제 때 귀성길에 오르는 대신 홍콩과 마카오행 여행 티켓을 끊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피곤한 몸을 이끌며 고향을 찾곤 했지만 나이가 찰수록 시집가라는 부모의 성화에 적지않은 '춘제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올해 고향행을 포기하고 여행길에 오른 것.

이들은 따뜻한 남방지역에서 홀가분하게 춘제 연휴를 즐기고 돌아오는 길에는 선전((深천<土+川>)과 하이난다오(海南島)에 들러 비슷한 이유로 고향에 가지 않은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 계획이다.

톈진(天津)에 사는 지린성 출신 안모씨 부부는 결혼하고 6년이나 미뤘던 결혼식을 올리려고 이번 춘제 기간 한국행을 택했다.

양가 부모는 물론 사촌 이내의 친척 60여 명이 모두 한국에 거주하고 있어 혼인을 '공인' 받으려면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식을 올려야 한다는 것.

고향에 가도 반겨줄 사람이 없어 귀성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창춘에 사는 옌볜 출신 심모씨는 "명절을 쇠러 옌볜으로 가곤 했지만 지금은 가족과 친척 모두 한국에 있어 고향에 가봤자 반겨줄 사람이 없다"며 "춘제 때 온 가족이 모이는 것은 조선족에게 옛날 얘기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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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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