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팬들의 필수 응원도구인 전통악기 `부부젤라(Vuvuzela)'가 청각장애를 유발할 만큼 소음이 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프리토리아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부부젤라의 소음도는 113∼131 ㏈(데시벨)로, 근거리에서 부부젤라 소음에 노출될 경우 영구 청각장애나 이명(耳鳴)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남아공의 소음 안전 기준상 반경 2m 이내에서는 1분 이상 노출돼서는 안된다고 규정돼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또 두산백과사전 정의에는 120~140dB 정도의 소리는 사람이 듣기에 고통스러운 정도이며 80dB 이상의 소음을 오랜 기간 계속 들으면 청각장애가 올 수도 있다고 돼 있다. 록밴드와 제트엔진이 내는 소음이 각각 110dB, 150dB 수준이라는 것.
부부젤라는 남아공 최대부족인 줄루족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는 나팔 모양의 전통 악기로, 길이 1∼1.5m 크기에 `부우∼'하며 마치 코끼리가 울부짖는 듯한 소리를 낸다.
지난 2001년 한 업체가 플라스틱 재질로 이를 대량 생산하면서 남아공 축구팬들의 응원 도구로 보급된 부부젤라는 지난해 6월 남아공에서 개최된 컨페더레이션컵을 통해 전세계 축구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당시 과도한 소음에 민감해진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부부젤라의 경기장 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불평이 터져나오기도 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부부젤라 응원을 아프리카 전통으로 인정, 부부젤라 사용을 규제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남아공의 한 법무법인은 FIFA와 남아공월드컵조직위원회, 그리고 월드컵 경기장 측이 부부젤라 소음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관중이 청력에 손상을 입게 되면 손해배상 소송 제기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현지 일간지 더 스타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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