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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겸 국제여성총연맹한국본회 조순태 회장(사진 이채현 기자) |
결혼은 흔히 백년지대계라 한다. 말 그대로 백년을 내다보고 세우는 인생의 큰 그림이 결혼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말이 무색하게도 해가 갈수록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0년 조사에 따르면, 네 쌍의 부부 중 한 쌍은 이혼부부일 정도로 이미 한국 사회에서 이혼은 만연하게 됐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이혼이 이토록 가벼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혼의 진정한 해결책은 무엇이며, 증가하는 이혼율을 완화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곧 다가올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에 대해 인생의 선배이자 조정위원으로 활동해온 전문가로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국제여성총연맹한국본회 조순태 회장의 조언을 구해 보았다.
결혼 생활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조 회장은 남과 남이 만나서 살아가는 결혼이기에 결혼생활에서는 자신의 노력이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대한민국의 어느 여성도 이혼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여성이 없을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현명하게 문제를 극복하고 가정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가정폭력이라든지, 학대라든지의 문제는 예외이고, 무조건 참고 살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부부 사이에는 서로 예의와 존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는 상호간의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내 아이의 엄마이듯이 남편도 내 아이의 아빠이다. 그 사실을 알고 가정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서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히,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평소에 막말을 하기 보다는 부부간에 서로 존중하는 어휘를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덧붙여 “법정싸움으로 가는 것은 부부뿐만 아니라 자녀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에게도 상처”이며,“자녀들에게 결손가정을 부모로 인해 만들어 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결국 “가정폭력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이혼들은 유책배우자는 있어도 쌍방의 잘못인 경우가 많다.” 라고 조 회장은 말한다. 덧붙여 이혼율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요즘 세대의 만연한 이기주의가 가정에서도 발휘되어 가족 공동체 의식이 파괴된 것을 꼽았다. 따라서 조 회장은 “이혼하기 전에 법원에서 자녀양육 등의 문제로 필수적으로 교육을 받듯이, 짧더라도 혼인 신고 전에 결혼생활에 대해 부부가 함께 들을 수 있는 강의 같은 것이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당신의 가정은 안녕하십니까?
조 회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 가정은 안녕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녀는 가출 청소년을 보호하고 자립을 지원하는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의 경험을 떠올리며 그들이 가출할 수밖에 없도록, 아이들을 내모는 가정 환경적 요인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가정의 달, 이 기간만이라도‘나는 내 배우자와 가족에게 충실한가’를 돌아보고 이를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의 가장 기초단위인 가족이 바로 서야 사회도 바로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는 요즘, 가장 기본이 되며 근본이 되는 것은 가정의 인성교육”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안정되고 건강한 가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는 어른 세대가 자녀세대에 트라우마를 주지 않는 방법이며, 우리나라의 미래가 될 청소년들이 더 건강해지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사)한국일하는여성시니어 창립
지금까지 우리세대와 자녀세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그렇다면 우리 부모세대는 어떠한지 생각해 보자.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 사회로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부모들은 노인이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런 이들에게 사회에서 그들의 존재감을 찾아 주자는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가 (사)한국일하는여성시니어이다. 조 회장은“자녀들을 출가시킨 뒤, 역할이 없어지며 겪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세월이 지나는 동안 쌓아온 경륜과 지혜는 젊은이들에게는 없는 노년들만의 장점으로 이를 썩히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기에 이들을 다시 사회로 이끌어내고자 했다.”고 창립취지를 밝혔다. 또한“시니어라고 해서 단순히 노인분들만 일컫는 것이 아니라, 육아와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신 50대 분들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어린이집의 보조교사와 청소년 멘토, 가족상담소상담사, 교도소 교화위원 등 인성교육 강사로 여성시니어가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여성 시니어들이 활약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어린이집교사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무를 소화하고 있으며, 한 명당 돌볼 수 있는 아이의 수가 정해져 있다고는 하지만 그 수는 여전히 벅찬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얼마 전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학부모들의 불안도 고조되었다. 조 회장은 이런 문제들이 시니어들을 보조교사로 적극 활용할 때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보았다. 시니어들은 어린이집 교사들을 도와 보조교사로 일하면서 동시에 학부모의 입장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경험을 지닌 어머니들이 사랑으로 보듬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멘토와 동네 상담소, 인성교육 강사 역시“따듯하게 품어 주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돌보며, 인생 선배로서 공감과 조언을 해주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인성교육을 여성 시니어들이 해낼 수 있다.”고 그녀의 생각을 밝혔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시니어들이 인성교육 강사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조 회장은“이런 시니어 분들은 돈이 없어 슬픈 것이 아니다”라며, “돈을 많이 버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사회에서 일을 하고 적은 돈이라도 정당하게 일에 대한 보수를 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이런 일들은 시니어가 맡고, 창의적이고 생산적이며 활동적인 일들을 젊은이가 맡아 하면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좀 더 밝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