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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선묵혜자스님 룸비니 ‘평화의 불’

네팔 대통령에게 전달 받아

부처 성지 네팔 룸비니 평화의 불을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으로 봉송해와 한반도를 영원히 밝히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 선묵혜자스님은 평화의 불을 람 바란 야다브 네팔 대통령에게 전달받아 18일간 구법순례 길을 밝혔다. 평화의 불은 임진각 평화누리광장에서 종교를 초월하여 남북평화 정착을 기원한 후 도선사에 영구 보존되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선묵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부처 사상의 중요 설법인 평화와 자비정신에 따라 남북의 화합과 평화 통일을 발원하며 지난 4월 18일 부처 탄생 성지 네팔 룸비니에서 순수한 네팔 정부의 큰 관심 속에 ‘평화의 불’을 채화했다.


네팔 대통령궁에서 '평화의 불'을 전달받고 있다.


일반인은 평화의 불을 왜 가지고 오는지,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를 것이다. 선묵혜자스님이 네팔, 중국 관계자들과 수십 차례 전화 연결과 발품을 팔며 원력을 모아서 평화의 불을 가져오는 과정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 글 싣는 순서는 1부 네팔 동행 취재, 2부 임진각 평화누리광장 평화기원법회와 삼각산 도선사 안착 및 점화식, 3부 선묵혜자스님에게 듣는 특별 인터뷰로 엮었다.

 

■ 1부 - 네팔 룸비니 ‘평화의 불’ 한반도 이운 전무후무한 일 


네팔 룸비니 ‘평화의 불’ 채화 한국 이운 소식은 연합뉴스, 조선일보, MBC 등 언론에 보도되어 불교신도들뿐만 아니라 일반의 관심도 크게 불러일으켰다. 4월 15일 이른 아침 선묵혜자스님과 순례단 60여 명, 본지를 비롯한 KBS 다큐멘터리 팀, 조선일보, 월간조선, 불교TV, 불교신문, 법보신문 등 취재진 20여 명이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8시간 소요, 시차 3시간 30분 늦음)로 향했다.

 

카트만두 공항 국빈 환영식과 룸비니 인근 성지순례


현지 시각 12시 25분 카트만두 트리부반 공항에 내리자 선묵혜자 스님 일행은 귀빈실로 안내되었다. 네팔 정부 종교총괄 스님이 합장으로 반갑게 맞이하며 평화의 불 채화를 미리 축원했다. 네팔은 정부가 인정하는 공식 사찰이 75개가 있으며 불교를 비롯하여 힌두교, 이슬람교 등 모든 종교를 정부에서 관리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 현지 언론도 순례단 일거수일투족을  특종 보도하기에 바빴다.


한편, 순례단은 룸비니 인근 부처 유적지인 카필라바스투, 니그리하와, 쿠단 등 룸비니 성지 외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적지를 돌아보는 흔치않은 시간을 가졌다.
룸비니 동산 평화의 불 채화 전야제에서 순례단이 발걸음을 탄생불평화기념석주로 옮기던 중 저마다 고개를 뒤로 꺾고 하늘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별들이 반짝이는 가운데 구름이 둥그렇게 원으로 띠를 두르고 일원상을 그리며 따라와 모두가 신기하다며 한참을 바라보기도 했다.


네팔 국민, 꽃과 보리수 잎 뿌리며 환영식 펼쳐


4월 18일 룸비니 평화의 불 채화 행사는 한국의 순례단과 고승대덕스님, 네팔 불교부 장관과 불교 종정 및 주한 네팔 대사, 네팔 한국 평화의 불 이운 관계자와 국민들이 대거 참석해 경건하게 치러졌다. 채화된 불은 특별히 준비한 봉송차량에 안치하여 룸비니에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로 앞서고 순례단은 경찰청장과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그 뒤를 따랐다.

 

카트만두로 가는 길목의 각 주요 도시 무글링, 가그리, 나랑가드 등지에서는 네팔 국민들이 몰려들어 보리수 잎과 꽃을 뿌리며 대대적인 환영식을 펼쳤다. 그중 번화한 도시 나랑가드에서는 순식간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네팔은 전 국민의 80%가 힌두교 신자이지만 이곳은 주민의 60%가 불자라고 한다.
룸비니에서 수도 카트만두까지는 서울에서 대전간의 거리에 불과하지만, 10시간 이상 소요되며 그날은 환영식으로 13시간 넘게 걸려 자정에서야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선묵혜자스님에게 네팔 대통령이 평화의 불 전달
4월 19일 아침 한국의 순례단은 외교부 청사 대통령궁에서 평화의 불 전달식을 가졌다. 행사장에는 대통령, 수상, 국무회의 장관, 군 참모총장, 문화관광부 장관, 외교부 장관 및 네팔에 있는 각 나라 대사관 대사, 네팔주재 한국대사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람 바란 야다브 네팔 대통령은 이 불을 통해 한반도 갈등 극복과 평화정착을 기원하며 선묵혜자스님에게 전달했다. 네팔 현지 언론도 대대적인 보도를 내보내 네팔 국민의 관심이 거리 곳곳에서 끊이지 않았다. 네팔에서의 일정을 마친 순례단과 몇몇 취재진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스님은 티베트로 향했다.

 

■ 2부 - 임진각 평화누리광장에 핀 평화의 불과 도선사 안착 점화식


선묵혜자스님과 구법순례단은 17박 18일 동안 네팔 룸비니, 라싸, 거얼무, 돈황, 난주, 서안 법문사, 낙양 소림사, 청도를 거치는 순례길에 불을 밝히고 5월 2일 오전 11시 30분 인천 제2국제여객터미널로 입국했다. 평화의 불은 임진각평화누리광장에서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한반도평화기원대법회를 마친 후 5월 10일 도선사에서 안착 및 점화됐다.


스님은 기자 회견장에서 “네팔 평화의 불이 역경을 이기고 한반도에 도착하게 되었으며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로 자리하여 세계 평화의 초석을 다지고 부처님의 소중한 인연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화누리광장에 활짝 핀 일만 송이 연꽃


5월 2일 임진각 평화누리광장에서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 주최, 대한불교조계종 삼각산 도선사 (사)108산사순례기도회 주관으로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한반도평화대회 특별행사 ‘네팔 룸비니 평화의 불 한국이운 분단의 벽을 넘어 평화를 꿈꾸다’가 성대히 거행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큰스님을 비롯한 불교지도자, 박보희 한국문화재단 총재와 이윤구 대한적십자사 전 총재 등 정부인사 및 내외귀빈과 불교도 등 1만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편, 구법순례단은 인천항을 출발하여 경기도 파주 임진각으로 가는 도중 세찬 비가 쏟아지고 검은 구름이 몰려왔으나 임진각에 도착하자 맑은 햇살이 쏟아지고 광장은 깨끗하기 그지없었다. 중앙 무대 앞 푸른 잔디밭에는 분홍색 조끼를 입은 불자들의 모습이 마치 수만 송이 연꽃으로 피어난 듯 펼쳐졌다. 


108산사순례 산사마다 평화의 불 불씨 심을 터


삼각산 도선사는 호국참회기도도량이다. 평화의 불 도선사 안착 후 이제는 호국참회평화도량으로 임진각에도 평화의 불을 계속 밝히고 북녘 땅 묘향산의 보현사, 금강산의 신계사, 정방산의 성불사 등에도 꼭 가기를 모두가 발원했다.


평화의 불은 108산사순례기도회가 가는 각 산사마다 불씨를 나눠줘 분등할 계획이다. 5월 25일 80회 순례 때 강원 영월 보덕사에서 첫 분등이 이뤄졌다. 앞으로는 종교를 초월하여 개신교, 천주교 등 이웃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뜻을 모아 국민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평화의 불을 임진각평화누리공원에도 영구히 밝히는 것이 스님의 발원이다.

 

3부 - 선묵혜자스님 특별 인터뷰


선묵혜자스님은 4월 20일 해발 3,700m에서 산소가 부족하여 산소통에 의지하고 링거를 꽂아가면서 순례를 강행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4월 21일 5,000m 정상에서 기자와 통화했을 때는 부처님의 가피 덕분인지 전날보다 좀 더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본지에서는 스님의 발자취를 오전 오후 전화로 근황을 계속 취재했다. “평양에도 평화의 불이 밝혀지기를 발원합니다. 개인과 마음의 평화가 가정의 평화가 되고 나아가 사회와 국가, 세계평화가 되기를 발원했습니다.” 다음은 육성으로 들은 내용을 정리했다. 

 

네팔 국민 정성에 눈시울이 젖어


네팔 국민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네팔 언론에 보도돼서인지 중소도시 가는 길목마다 30분씩 도로가 막히고 순례단에게 꽃을 뿌리고 목에 걸어주는 등 상상외의 환영식에 감개가 무량하고 눈시울이 젖더군요. 그들도 한국의 긴장 상황을 알고 진심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을 기원해줬습니다. 또한 보드나트 사원에서 준비한 평화축전 때 그곳 주지 스님은 평화의 불을 보는 순간 팔여래부처의 광명을 보았다며 한국까지 아무런 장애 없이 잘 가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