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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만물을 소유가 아니라 향유하는 (주)시몬느의 박은관 회장

2015년 9월14일 글로벌 브랜드 0914 런칭

   
 

루이뷔통·버버리·셀린느·도나카란뉴욕(DKNY)·마이클코어스·코치 등 전 세계에서 팔리는 수많은 명품핸드백을 시몬느에서 만든다. 제조자가 개발생산하는 ODM 업체로 16만 가지의 가방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핸드백 시장의 10%, 미국 핸드백 시장의 30%를 점유하는 핸드백 제조분야 세계매출 1위 기업이다. 바늘구멍이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까지 고려해 제작하니 시간이 흐를수록 더 소장하고 싶은 명품으로 인정받았다. 신뢰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납품일과 물량은 철저하게 맞추었다. 해운업을 하던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어린 시절 매년 배를 타고 자연을 알아가며 닮아갔다. 그물을 언제 어디에 쳐야 고기떼가 몰려오는지 아는 박은관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 브랜드가 무르익을 때까지 서두르지 않고 기다렸다.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그는 호손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대한민국의 큰바위 얼굴이다.

  햇볕이 잘 드는 1층에 전면유리로 된 직원식당이 있다. 회사 곳곳에 박은관 회장이 자비로 구입한 작품들이 즐비하다. 3층의 오픈된 공간에는 직원들이 언제든지 와서 수시로 차를 마시며 쉴 수 있는 사랑방이 있다. 시몬느의 직원들은 차를 마시며 보기도 귀한 엔틱 오르골과 판을 마음대로 골라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본사 건물 뒤로 산과 안양천을 끼고 있고 사옥에는 산책로와 양반가의 못도 만들었다. 그리고도 모자라 사랑방 옆에 대나무를 심고 잔디를 깔았다. 직원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기업가의 정신이 다양하게 스며 있다. 수백억원을 투자해서 세계 최초로 핸드백 박물관을 짓고 이제 고유 브랜드‘0914’로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시몬느의 건물은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박은관 회장은 기업은행에서 기술력, 수출실적, 기업가정신, 사회공헌도로 평가하는‘기업인 명예전당’의 헌정자다. 이에 본지는 창간70년(영상 49년, 시사지 21년)을 맞아‘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살펴보는 기획을 잡고 경제인, 문화인, 언론인, 일반인 등 각 분야에서 추천받은 시몬느를 편집위원 회의에서 심사숙고하여 선정하고 그 이유를 밝히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시몬느의 기술을 배우러 명품 장인들이 몰려올 정도인 글로벌 기업이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모습과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삶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핸드백 기업 세계 최강자 시몬느
 1987년 회사를 설립하고 1년 후 도나카란뉴욕(DKNY)과 거래 물꼬를 텄다. 공장 한 채 값 이상을 투자해가며 유럽에서 직접 명품백을 사와 당시 명품백을 제조해 본 적이 없는 국내 장인들에게 백을 가져가 모두 분리하고 다시 제작하면서 제조기술을 익히게 했다.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보다 납품일과 물량을 어기지 않았다. 핸드백 개발에 시간을 많이 쓴 탓에 생산시간이 부족했으나 밤잠을 미뤄가며 제품을 생산하고 발품을 팔아 비행기를 동원해 약속을 지켰다. 한편 현지 문화를 익히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매주 200여 개의 핸드백 샘플을 생산하고 그 중에서 최고만을 선정한다. 의왕시에 본사, 뉴욕과 홍콩에 해외 지사,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공장을 두었다. 청담동에 시몬느FC, 여의도동에 시몬느 in­vestment로 사세는 확장됐다. 국내 직원 340여 명, 해외 공장에는 3만여 명의 직원이 있다. 시몬느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www.simone.co.kr과 책『시몬느스토리』에서 볼 수 있다.

2015년 런칭하는 글로벌 브랜드‘0914’
‘0914’가 무슨 뜻이지? 박 회장은 대학교 때 만나던 연인이 있었다. 그 연인을‘당신’,‘이상형’을 뜻하는‘시몬느’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서로 사랑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시간의 가파른 흐름 속에 어쩌다 보니 두 사람은 이별을 겪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토록 그리워하던 연인이 꿈에 나타난 것이 아닌가. 다음날 옛 추억을 떠올리며 두 사람이 자주 갔던 카페에 들렀다. 이게 꿈인가~생시인가~ 다시는 못 만날 줄 알았던 연인이 나타난 것이다. 그 연인이 바로 부인 오인실. 오 여사 역시 전날 밤 같은 꿈을 꾸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카페에 들렀다고 했다. 그날이 1984년 9월 14일이다. 브랜드‘0914’에는 간절한 그리움과 사랑과 숙명이 담겨 있으며, 물고기 로고에는 인천에서 해운업을 하던 아버지에 대한 부정(父情)과 존경심 그리고 효를 담았다.

   
 
   
▲ 브랜드‘0914’런칭을 앞두고 제품을 준비중인 핸드백 장인들

세계 주요 언론이 격찬한 세계 최초 핸드백 박물관 Bagstage
  창립 25주년이 되던 2012년. 방대한 시몬느의 기록들을 정리하고 핸드백의 역사를 재조명하고자 강남구 신사동에 세계 최초로 핸드백 박물관을 세웠다. 영국의 유명 큐레이터 주디스 클락이 박물관 설치를 했고 예일대에서는 이곳 설립의 가치와 필요성을 인정해 30만 파운드를 지원했다. 국내보다도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15세기 핸드백부터 현재 1억원이 넘는 것까지 핸드백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핸드백 박물관 Bagstage에 대해 크게 보도하며 격찬했다. 귀한 핸드백을 둘러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특별한 점은 직접 가죽을 만지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핸드백을 만들어서 이야기를 엮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책『시몬느스토리』에서 박 회장의 생각을 발췌한 부분이다.‘백스테이지에서 연상하는 그림이 있다. 패션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 누구라도 박물관을 방문하여 돌아갈 때에는 어딘가에 핸드백 하나를 들고 나가는 모습이다. 쇼핑했다면 그들의 손에 핸드백이 들려질 것이고, 박물관 관람을 했다면 핸드백의 역사와 지식이 그들의 머릿속에 담길 것이며, 핸드백의 소재를 보고 제작체험을 하고 신진 디자이너들의 모습을 보았다면 그들의 가슴 속에 패션에 대한 꿈과 열정이 새겨질 것이다. 그것이 바로 백스테이지가 희망하는 가장 큰 목표다.’ 

박은관 회장의 5가지 성공나침반
1. 부모에게 배운 지혜의 가르침
  박 회장의 부친은 황해수산의 대표였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바다에서 많은 것을 배우라며 배를 태웠다. 끝없는 바다를 보며 끝없는 꿈을 꾸었고, 폭풍 치는 바다를 보며 자연 앞에 나약한 인간의 존재와 겸손 등 인생을 배웠다. 아버지는 “아무리 좋고 값이 나가는 소나무라도 그것을 심는 즉시 보기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나무가 심어진 곳의 바위와 흙과 어우러지고 이끼까지 더해 운치와 은은한 향기까지 느끼려면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한다. 시간의 무게를 돈으로 살 수는 없다”는 지혜의 가르침을 주었다. 명품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소나무를 심는 것과 같았다. 

2. 불멸의 만남
  현대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불가사의한 일은 있다. 박 회장이 아내 오 여사를 다시 해후한 일이 그렇다. 종교를 떠나 전생, 현생, 후생이 있다면 두 사람은 전생에 인연을 맺어 현세에서 숙명처럼 만나 후생까지 이어질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시몬느라는 패션기업 그리고 글로벌 브랜드‘0914’를 탄생시켰다.

3. 상도정신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은‘상도를 지키면 사업은 순조로울 것이고, 상도를 잃으면 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보다 신뢰를 지켜 신용을 쌓았다. 바이어에게 그의 이름은 브랜드가 되었다. 

4. 더불어 살며 배려할 줄 아는 리더 
  핸드백 제조의 큰 특징은 사람의 손에서 시작해 사람의 손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이다. 인맥도 성공의 열쇠다. 그는 부서별, 공정별 전문가를 비롯하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 중심의 경영을 가장 큰 자산이자 핵심 역량으로 내세웠다. 시몬느 체육대회, 시몬느 음악회, 사회기여문화 등 가진 것 이상으로 나눔을 아끼지 않았고 사회에서 존경받는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5. 가방에 인격과 나라사랑을 담고 문화외교 펼치다  
  첫 대면에서 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옷뿐만이 아니다. 작업복을 입었어도, 많이 갖추지 않았어도 들고 있는 가방에서 그 사람의 인품과 능력을 짐작하게 한다. 그래서 가방은 물건만 넣어 다니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전하는 매개체다. 우리 어머니들의 핸드백은 정과 사랑이 가득 담긴 보자기였다. 이제 대한민국의 효와 든든한 가족애가 담긴 사랑의 보자기가 전 세계인의 사랑받는 핸드백으로 거듭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 회장은 가방으로 세상의 흐름을 꿰뚫고 한국의 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 대한민국을 알리는 문화외교사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