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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도서

‘4代이은 국악명가’ 한국국악협회 홍성덕 이사장

-동학농민군 장수지낸 증조부이어 국악중흥의 횃불들다 
-‘홍성덕의 국악 사랑 – 4대째 이어온 가족 이야기’ 12월 8일 무대 첫선

제목 없음-1 (1).jpg▲ 왼쪽부터 어머니 김옥진 명창, 본인 홍성덕 이사장, 딸 김금미 명창, 외손녀 박지현
 
국악은 예전부터 우리 국민들의 정서와 한을 담아 삶을 진솔하게 이야기해왔다.
외국문화 개방과 다양한 신음악의 끊이지 않는 유입으로 국악은 차츰 그 자리를 잃어가는 듯 하지만 여전히 아직까지 우리의 정서와 애환을 대변하고 있다.
 
한국국악협회(www.kukakhyuphoe.or.kr)는 국악의 발전과 국악계를 이끄는 단체이다. 한국국악협회 홍성덕 이사장은 전통문화예술을 지키는 대한민국 ‘국악계의 대모’로 불린다. 여성국극과 국악의 세계화와 대중화, 국악예술인 복지와 활동무대를 넓히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여왔다.
 
홍 이사장은 우리나라 창극의 효시인 ‘선일협률사’의 단장이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홍정택 명창의 형님인 홍두환 고수와 ‘육자배기’의 대가 김옥진 명창 사이에서 무남독녀로 태어났다.
그의 증조부는 우리 민족 최초 민중봉기인 동학농민운동 당시 농민군 장수를 지낸 홍계관이다.
 
홍 이사장은 ‘쑥대머리’의 임방울, 판소리 인간문화재 박봉술, 남도 명창 박초선, 박초홍 명창들이 노래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곁에서 지켜봐왔고 자연스럽게 국악인의 길로 들어섰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창인 강도근 선생에게 흥보가 사사, 홍정택 선생에게 수궁가 사사, 오정숙 선생에게 심청가와 춘향가 사사, 김소희 선생에게 남도민요를 사사받았다.
이렇게 태생적으로 타고난 예술적 감각은 후손에게 되물림된다. 전주대사습놀이 대통령상을 수상한 딸 김금미 명창, KBS국악판소리 신동인 외손녀 박지현 등 본인을 포함한 4대가 국악인이다. 국내외에 선례를 찾아보기 힘든 명창가족이다. 또한 온나라국악경연대회 대통령상을 받은 조카 김선미도 빼놓을 수 없다. 그야말로 홍 이사장을 포함한 혈족전체가 예가(藝家) 명문이다.
 
여성국극은 한국의 전통극이다. 일본의 가부키나 중국의 경극을 생각하면 된다. 가부키나 경극은 남성이 여성 역할까지 하는 반면 여성국극은 반대다.
창극을 대표하는 여성국극은 여성들로만 구성되며 남성 역할도 맡는다. 우리 전통의 창과 춤 그리고 연기를 혼합한 예술로 연극의 한 장르이며 여성 특유의 섬세한 매력, 화려한 의상과 분장, 공연내용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50년대 후반, 대중들의 관심이 영상매체인 영화와 TV 쪽으로 옮겨가면서 그 인기는 시들해졌다. 홍 이사장은 60년대 임춘앵 여성국극단에서 활동했지만 그 당시 정부나 기업체의 지원 없이는 여성국극의 전통을 이어가기는 너무나 힘이 들었다고 한다. 그 후 1987년 서라벌국악예술단을 창단하고 희미해져가는 여성국극의 불을 다시 환하게 지핀 사람이 바로 홍 이사장이다.
홍 이사장과 한국국악협회는 지난 50여년 100회 가까운 국내공연, 40회의 해외공연을 통해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앞장섰으며 여성국극을 국악의 한 분야로 우뚝 세웠다. 여러 공연 중에 애틀랜타한인회 한인회관 건립기금 모금 및 설맞이 한민족국악대축제를 열고 1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따뜻한 동포애를 나누기도 했다.
 
홍 이사장은 민간예술을 통한 외교관 역할을 하면서 더 나아가 협회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국악회관을 짓는 것이 꿈이다. 원로 국악인과 신인 국악인들이 마음껏 국악을 펼쳐 보이는 장소로 쓰기 위함이다. 가부키나 경극은 전용극장을 두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국악 전용극장이 전무하다. 홍 이사장은 국악도들의 공연기회를 넓히기 위해 2012년 이사장 취임 후 서울시와 함께 국악인턴제도를 만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도 협조하여 국악과 졸업생 50~60명이 인턴을 하고 있다.
 
판소리는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세계 무형유산 걸작’으로 지정돼 있다.
홍 이사장은 “문화에 관심을 가지면 경제도 산다. 우리 문화가 풍성해지면 나라도 부강해진다고 확신한다”며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국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악을 단지 우리 것이라서 보존하자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밀어주면 엄청난 문화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국악제 해외편을 연속 기획해 각국 무대에 올리고 한류붐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한다.
 
이런 홍 이사장의 예가(藝家)이야기가 공연과 토크쇼로 무대에 올려져 일반에 선보인다. 12월 8일 저녁 8시 서울 강남 ‘한국문화의 집, 코우스’에서 코우스 예술감독 진옥섭의 사회로 올려지는 ‘홍성덕의 국악 사랑 – 4대째 이어온 가족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홍성덕의 국악 사랑 – 4대째 이어온 가족 이야기’는 그간 국악예술인 복지와 활동무대를 위해 일해 온 홍성덕 명창 집안에 전해 오는, 타오르는 소리불 전통을 되돌아보면서 4대째 이어져오는 국악명가의 이야기와 창, 국극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로 펼쳐진다.
 
이 무대를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문 이야기가 공개될 예정이다. 동학농민운동 당시 농민군 장수를 지낸 홍 이사장의 증조부 홍계관이 민초를 위해 들었던 횃불을, 이제는 국악예술인이 마음껏 신바람 내며 사는 세상을 위해 후손인 홍성덕 이사장이 국악의 횃불을 드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