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의 첫 여정지는 전북 남원. 이곳에서 두 사람은 한국의 민중음악인 ‘판소리’를 접한다. 대중이 모인 장소라는 뜻의 ‘판’과 노래를 뜻하는 ‘소리’가 합쳐진 단어인 판소리. 두 사람은 판소리 <춘향가>의 배경이 되는 광한루원에 가서 옛 정취를 느껴보기도 하고 차세대 국악인을 꿈꾸며 함께 공부하는 남원국악예고 학생들을 만나 현대적인 요소가 가미된 국악 공연도 접한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2호인 유영애 명창을 만나 판소리의 참 의미에 대해서도 듣는다.
‘판소리’를 접한 두 사람의 여정은 풍류의 고장 충청북도 영동으로 이어진다. 영동은 조선시대의 음률 체계를 재정비하고 악보를 편찬한 난계 박연의 고향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난계국악촌을 방문해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한국의 전통 악기들을 접한다. 또한 이들은 민지의 음악 친구인 대금 연주자를 만나 박연이 자주 찾았다는 폭포에 방문하여 그의 특별한 연주를 들어본다. 바람도 쉬어가고 구름도 머물러갔다는 영동의 하늘 아래 울려 퍼지는 대금 소리는 음악 여행의 멋을 더한다.
이들이 다음으로 만난 소리는 전남 보성에서 이어진다. 녹음의 고장 보성에는 삼을 심고 수확하여 여전히 전통 방식 그대로 최상품의 삼베를 만들어내는 보성 ‘삼베랑’이 있다.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춰온 어르신들은 한 단의 삼베를 얻기 위해 지난한 과정 속에서 노동의 힘겨움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는 노래를 불러왔다. 특히 긴긴 밤 물레를 돌려 천을 만들었던 여인들의 노래는 고된 시집살이와 노동 속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필수적이었다. 비 오는 보성에서 깊은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긴 그녀들의 블루스를 들어본다.
두 사람의 마지막 여정지는 충청남도 공주의 한 마을. 한국에서 가장 정기가 맑다고 알려져 있는 계룡산 자락에 위치한 학봉리에서 벌어지는 가을맞이 대동굿 현장이다. 한국 민속 음악의 뿌리가 되는 굿 음악은 무당과 악사, 굿을 의뢰한 사람과 구경꾼들 사이의 소통이 주요한 요소이다. 굿이 벌어지는 동안 각각 마음에 품었던 소원을 간절히 비는 사람들과 그 기운을 돋우기 위한 무당과 악사들의 신명. 사진작가 존 통스는 “무당의 자신감 넘치는 소리와 의식, 사람들의 면면에 드러난 간절함 등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국인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 음악 세계로 떠난 존 통스와 최민지의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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