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상견례와 환영만찬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 만나 첫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곧장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을 마주 잡는 동시에 먼저 왼손을 문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에 1초 정도 가볍게 올렸다가 내렸고, 이에 문 대통령도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팔꿈치 부분을 가볍게 쥐었다. 둘의 악수는 4초가량 이어졌다.
두 정상의 표정은 매우 밝았고, 문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와도 가벼운 인사와 함께 악수를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악수를 했고,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도 악수하면서 인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여사에게 친근하게 예를 표했다. 두 정상은 푸른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김 여사는 비취색 한복 차림이었고, 멜라니아 여사는 흰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었다. 현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두 정상이 백악관 내부로 들어갔고,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가 나란히 뒤를 이었다.
악수는 백악관 만찬장에서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 내외에게 공식 환영만찬을 베푼 것은 문 대통령 내외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바라보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에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악수를 나눴고, 이때 양 정상은 처음보다 굳게 악수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문 대통령은 환하게 웃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지그시 바라보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회동이 2시간 5분만에 끝났다. 문 대통령은 리셉션을 거쳐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한 공식환영만찬 행사는 오후 8시 5분께 종료됐다. 당초 1시간 30분이 예정됐던 행사가 35분이 늘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전에 “나는 문 대통령이 북한, 무역, 그리고 다른 것들의 복잡함에 대해 우리 국민과 토론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고,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30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이날 만찬회동에서 북한 및 무역 등에 대해 일정 부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환영만찬에서 북한 문제와 무역 등을 주제로 논의할 뜻을 밝혔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미 의회 상하원 지도부와 잇달아 간담회를 갖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사드 배치 등에 대한 미 정치권의 의문을 해소하는데도 집중했다. 간담회에서 미 의회 지도부는 사드 배치를 비롯한 북핵 문제와 한미 FTA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고, 문 대통령은 차분한 설명을 이어갔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북한 위협에 대한 한미 동맹에 대한 입장과 중국의 역할, 사드 체제에 대해 묻자, 문 대통령은 “북핵 고도화를 막고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 한·미 공동의 목표고, 이는 강력한 한미동맹으로만 가능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근원적 해결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6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가고 있지 않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과 중국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중국이 좀 더 역할을 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진핑 주석을 만나면 논의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드는 한미동맹에 기초한 합의이고, 한국민과 주한미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한국이 미국과 같은 민주국가이므로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은 꼭 필요하다.”며, “저나 새 정부가 사드를 번복할 의사를 가지고 그런 절차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겠다.”고 강조했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한미 FTA 이행에 관해 답변해 달라고 질문하자, 문 대통령은 “한미 FTA는 경제적으로 서로에게 이익이 됐다.”며,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여전히 상품교역에서 한국의 흑자가 많다는 것인데, 거꾸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미국의 흑자가 많고 한국의 대미 투자액이 미국의 대한국 투자보다 훨씬 많다. 전체를 종합하면 이익의 균형이 맞는다.”고 덧붙였다.
엘리엇 엥겔 하원 외무위원회 간사(민주당)는 개성공단에 관한 입장은 무엇인지 묻자,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은 쉽게 사업을 재개할 수 없다.”며, “적어도 북핵 폐기를 위한 진지한 대화 국면에 들어설 때만 논의할 수 있고, 이것은 당연히 국제적 공조의 틀 안에서 그리고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