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지식도 쌓고 간접 경험을 통해 생각 너머의 통찰력과 비판적 사고를 기르기 위함이다. 특히 출퇴근 때 이용하는 지하철 풍경은 이용자 대부분이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사람도 있지만, 나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며 독서에 열중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최근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쁘게 장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텍스트힙 영향으로 책 꾸미는 문화 등장
신조어 텍스트힙은 텍스트(Text)와 힙하다(Hip)의 합성어이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개념이지만 현대적인 감각과 창의적인 표현 방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텍스트를 실험하는 글쓰기 활동이다. 이제 독서는 멋지고 세련된 활동으로 인식되었으며 이에 따라 나만의 개성을 살려 책을 꾸미는 문화가 생겼다. 이른바 북커버 열풍이다. 북커버는 특히 MZ 세대 사이에서 독서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힙한 활동으로 자리 잡으면서 ‘나’를 표현하는 새로운 트렌드이기도 하다. MZ 세대들은 SNS에 독서하는 모습을 인증하고 감상평을 공유하며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하는 등 독서를 놀이처럼 즐기는 특징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면서 북커버 열풍은 더욱 거세어졌다. 이러한 텍스트힙 문화현상은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자기 생각과 말들을 적어 내려가며 기록하는 필사 Writing hip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처럼 기록을 통해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면 그만큼 생각도 단단해진다. 그럼 북커버는 어떻게 꾸밀까. 책에 옷을 입혔으니 그 안에 제목과 내용은 무엇이지 알 수 없다. 남들이 알지 못하게 할 커버 종류는 사람마다 취향 따라 각양각색이다. 가죽 소재의 근사한 북커버는 책을 더욱 소중히 다루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책을 깨끗하게 보호하면서 물기도 막아낸다. 패브릭 소재의 북커버는 항상 가까이 두고 볼 수 있는 편안한 느낌을 준다. 서점가는 책 꾸미기 소품들의 판매량도 급증했다고 한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북커버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195.1%, 인덱스·라벨 스티커는 93.3%, 북마크·책갈피는 42.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텍스트힙 문화 상징 역대 최대 규모 ‘서울국제도서전’
국내 최대 규모 책 잔치 ‘2025 서울국제도서전’ 6월 18일~2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믿을 구석 – THE LAST RESORT’로 혼란 속에서도 각자가 희망을 걸고 있는 최후의 보루를 찾아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자는 취지다. 한국을 포함해 17개국 530여 개 출판사와 출판 관련 단체 등이 도서전에 참여한다. 독일, 영국,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등 해외 16개국 100여 개 출판사와 단체는 국제관 부스를 운영한다. 올해 도서전 주빈으로는 최근 한국과 출판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대만이 참여한다.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이미 잘 알려진 대만 작가들을 비롯해, 만화가 등 30여 명의 작가와 26개 출판사 및 기관이 참여해 대만 문학의 풍성한 매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관에는 430여 개 출판사와 출판 관련 단체가 참여해 북마켓 운영, 도서 전시, 강연, 사인회 등 이벤트를 진행한다. 그 외 문학, 영화,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연사들이 참여하는 강연과 세미나도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