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뉴스 이경화 기자)= 골목은 그리 넓지 않다. 하지만 빛은 깊다. 충무로의 이 거리에는 여전히 아날로그의 숨결이 남아 있다. 노란색 외벽에 큼직하게 적힌 ‘BANDO camera & cine’. 그 아래 붉은 원형 로고로 빛나는 ‘Leica’ 간판은 이곳이 단순한 상점이 아닌 ‘사진가들의 성지’임을 말해준다. 그 아래 유리 진열장 속 카메라들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누군가의 시간과 기억을 담아온 작은 역사들이다.

건물 위에 앉아 있는 조형물 하나. 카메라를 들여다보는 사람의 형상은 이 거리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세상을 프레임에 담는 사람’이 된다. 저녁 어스름 햇살이 건물 사이로 스며들며 만들어내는 긴 그림자와 따뜻한 색감은, 마치 오래된 필름 사진 한 장을 꺼내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디지털 시대 속에서도 이 거리가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다.

과거 영화 산업의 중심지였던 충무로였기에 영화 거리의 흔적도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충무로는 카메라와 필름 그리고 사람,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기록의 거리’다. 이 풍경은 말한다.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시간이다.”라고. 그래서 이 거리를 걷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과거와 현재를 함께 찍고 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