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微刻)예술가 장문선
연길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미각예술가 장문선을 두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붓 하나로 중국대륙의 서법세계를 평정했다는데도 칭찬이 가겠지만, 그것보다 칼 하나로 머리카락이나 좁쌀알에 글을 슬슬 써내려가는 신들린 재능으로 하여 칭찬이 더욱 크다. 어려서부터 다른 공부에는 담을 쌓고 오직 글쓰기에만 집착한 장문선이다. 그래서 연필이면 연필, 원주필이면 원주필, 만년필이면 만년필 아무튼 쓸 수 있는 것이면 모조리 쥐고 글을 써내려가는데, 어린 나이에 쓴 글체답지 않게 기백이 넘쳤다고 한다. 장문선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글이 소외되는 느낌을 받자 한글을 열심히 익혀 그만의 한글 붓글체를 만들어냈다. 산처럼 무게 있고 물처럼 부드러운 그의 한글 붓글체는 그로 하여금 조선족서예가협회 주석자리에 오르는 데 지름길이 되게 했다. 중학교에 올라와서 언젠가 좁쌀에 글씨를 새긴다는 ‘도인’이 텔레비전에 나오자 그때로부터 칼을 쥐고 작은 물체에 글을 새기기 시작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그의 글 새기기는 일사천리로 발전을 가져왔다. 못내 흥분을 감추지 못한 그는 불원천리하고 도인을 찾아갔다. 겉치레 인사가 끝나자 서로
- 이건륭 지사장 기자
- 2014-10-09 1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