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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도서

정명훈, 467년 전통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품다

베토벤 통해 독일 클래식의 진수 선보여

우리는 유명한 지휘자의 공연을 골라 벼르고 벼르다 좋은 좌석의 표를 구해 연주회를 가도 정작 지휘자의 표정이나 지휘하는 모습은 볼 수가 없고 두시모습만 본다. 하지만 뒷모습만 봐도 지휘자의 표정과 그의 손짓을 그려볼 수 있다는 것을 이 공연을 통해 깨달았다. 지휘자 정명훈의 왼손 손짓을 보며 대규모의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노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지휘봉을 든 오른손은 엄격하고 정확한 지적을 하는 아버지 같고 왼손은 한없이 품어주고 표현하는 어머니 같았다. 이렇게 멋진 지휘에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진실된 연주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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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이 낳은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공연이 있었다.

프로그램은 베토벤교향곡 2번과 교향곡 3번 ‘영웅’이었다.

비온 뒤 쌀쌀함이 몰려왔지만 조금 일찍 공연장에 도착해 빈 유학시절 친구들과 차를 렌트해 드레스덴 음악제에 갔다가 숙박비가 너무 비싸 마지막 날 슈타츠카펠레연주를 보지 못하고 돌아온 때를 추억하며 커피한 잔의 여유를 가졌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빈 국립오페라극장의 오케스트라인 것처럼 드레스덴 국립오페라극장에 속해있다. 467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독일 클래식의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기로 유명한 오케스트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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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임박하자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채웠고 단원들도 입장해 음을 맞추며 준비를 마치자 관객의 환호와 박수갈채 속에 정명훈 지휘자가 지휘대에 올랐다.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의 왼쪽에 제1바이올린, 더블베이스가 자리 잡았고 중앙에는 첼로가, 오른쪽에는 제2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배치되어 우리나라 오케스트라배치와는 조금 달랐다. 당일 연주할 베토벤 곡 전개에 있어 멜로디 주제를 대화하듯 주고받는 부분에 많은 도움이 될 배치였다. 주로 독일 오케스트라의 배치방법이라 할 수 있다.
 
드디어 첫 번째 교향곡 2번이 시작되었다. 이 곡은 베토벤이 청력을 잃어갈 때쯤 쓴 곡이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극복하기로 마음을 바꾼 후 완성한 곡이라 초반은 조금 무거움을 느낄 수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젊고 경쾌하다. 특히 2악장은 프레이즈의 대화방식으로 관악기가 물어보면 현악기가 대답하고 소곤소곤 물으면 소곤소곤 답하고 크게 물으면 크게 답한다. 또 선율이 아름다워 가곡으로 편곡되기도 했다. 3악장은 재밌는 스케르쪼로 자유로움을 보여주었고 4악장은 누가 들어도 마지막임을 알 정도로 극적이고 몰아치듯 강렬하게 모였다가 마무리했다.
 
잠깐의 휴식이 있고 드디어 교향곡 3번 ‘영웅’이 시작되었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이곡은 베토벤이 처음에 나폴레옹을 위해 작곡했지만 황제자리에 오른 나폴레옹에 실망한 나머지 작품의 제목이었던 ‘보나파르트 교향곡’을 지워버리고 ‘신포니아 에로이카-한 위대한 인물을 추념하기 위해’라고 수정했다. 1악장이 시작되자 제1주제가 저음의 현악기에서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또 제2주제는 따뜻한 소리의 클라리넷이 시작하고 바이올린으로 이어지며 멜로디는 긴장감이 있는 반음계적 선율이 이어졌다. 2악장은 많이 알려진 ‘장송행진곡’으로 쓰러진 영웅을 의미했다면 3악장에서는 호른의 당당함이 살아나며 4악장에서는 부활한 영웅의 찬가로 답답함을 날려버리며 환희로 힘차게 마무리 했다. 연신 ‘브라보’를 외치며 기립 박수를 치는 관객을 향해 너무 힘들어 앵콜을 하기 어렵지만 베토벤이후엔 베토벤 밖에 없다며 교향곡 7번의 4악장을 들려줬다. 앵콜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하기엔 너무 완벽한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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