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총수들, 대가성 부인
지난달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대기업 총수 9명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납부에 “대가성은 없었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대가성이나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면 뇌물공여죄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총수들은 또 전경련의 건설적 해체에 상당수 동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래전략실 해체를 선언했다. 대기업 총수들이 국회 증언대에 선 것은 28년만에 처음이다. 이날 두 재단에 대한 출연금 납부에 강제성이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총수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당시 청와대 제안의 공익적 측면에 주목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강하게 대가성을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당시 합병에 대한 얘기는 없었고, 창조경제혁신센터 활동을 더 열심히 해달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합병과정에 대해서 이 부회장은 삼성 계열사에 국민연금에서 제일 큰 투자를 하고 있고 제일 높은 수익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태원 회장 역시 대가성을 부인하면서 기업별로 할당을 받아서 할당한 액수만큼 낸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8·15 특별사면에 대한 의혹 제기에 대해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부인했다. 손 회장은 이미경 부회장의 사퇴에 대해 대통령의 지시임을 인정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청와대의 요청을 기업이 거절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7일 국회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는 최순실, 고영태, 차은택의 삼각 애증관계를 뒷받침하는 증언들이 속속 나왔다. 세 사람의 관계는 2012년 말부터였다. 고씨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나간 자리에 최순실씨를 처음 만났다. 이때부터 최씨의 주문으로 가방 30~40개와 옷 100여벌을 만들었고, 박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돈독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2014년 6월 최순실씨는 광고감독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고, 고씨는 CF 감독 차씨를 소개해준다. 최씨와 차씨는 이후 급속히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차씨에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할 정도였다.
차씨는 그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콘텐츠진흥원장도 추천했다. 이때 그해 6월경 최씨 지시로 차씨가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을 만났다. 8월 차씨는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에 위촉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다가 2014년 하반기부터 고씨와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다. 2014년 4월에는 최씨가 고씨의 집에서 1천만원 상당의 현금을 가져가자 이를 직접 되찾아 온 일도 있었다. 최씨는 딸 정유라의 강아지를 고씨에게 맡겼다가 싸우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고씨는 TV조선을 찾아가 최씨 문제를 제보했다. 그러나 고씨는 JTBC가 입수한 태블릿 PC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한편,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이날 청문회 내내 최씨의 존재를 몰랐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더민주 박영선 의원이 정윤회 문건을 공개하고, 첫째 장에 최씨의 이름이 적혀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박 의원이 추궁하자 김 전 비서실장은 “착각을 했다.”고 발언을 정정했다. 또 박 의원은 2004년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을 틀었다. 영상에서 최씨의 실명을 거론하는 장면이 나오자 당시 김 전 비서실장은 청문회 답변에서 “이제 최씨의 이름을 못 들었다고는 할 수 없겠다. 그렇지만 최씨와 접촉은 없었다.”라고 했다.
또 김 전 실장은 정윤회씨 대해서도 접촉한 일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실장과 차씨가 2014년 6월 있었던 만남을 놓고 엇갈린 진술을 내놓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가 공개한 내용에 대해 김 전 실장은 “대통령께서 차은택을 한번 만나보고 문화융성에 대한 여러 가지 의지와 이런 걸 좀 알아서 보고하라고 해서 한 10분간 만났다.”고 말했다. 반면 차씨는 “최순실이 가보라고 해서 갔다. 정성근 장관 후보와 김종 전 문화부 차관이 (김 전 실장과 함께) 있었다. 단순히 인사하고 나오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김상만, 靑 보안손님 의혹
박근혜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 씨가 보안손님 형태로 청와대에 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김씨는 14일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문검색은 다 했지만 인적사항 기재는 잘 모르겠다.”고 답하면서 “보안손님이라는 개념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문의 임명장은 8월에 받았지만, 그 전부터 진료를 봤다고 주장했다. 2014년 9월까지 한 번도 혼자 간 적이 없었지만, “그 전에는 기록을 보니까 그렇지 않은 적 있더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당선된 후에는 외부에서 최순득 씨 이름으로 주사제를 처방한 뒤 청와대로 반입한 정황이 보건당국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김씨는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된 상황이었다.”며, “김씨가 이미 이전부터 진료를 해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원호 전 청와대 의무실장은 “진료선택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박 대통령의 혈액검사는 얘기할 수 없고, 면역기능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창석 원장은 박채윤씨를 알게 된 계기가 이임순 교수의 전화를 받은 이후부터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자 이임순 교수는 전화와 소개해준 사실이 없다며 반박했다. 서 원장은 “이임순 교수의 소개로 박채윤씨와 봉합사 업체 와이제이콥스를 알게 된 게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둘 중이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박영선, 문건 및 은폐 지시 육성 공개
더민주 박영선 의원은 15일 국정조사 특위의 4차 청문회에서 K스포츠재단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특히 문건에는 중점 대응사안들은 물론, 친박계 의원들은 파란색으로 표시하고, 야당 일부 의원들에게는 저격수·공격수로 분류해 붉은색으로 표시하는 등 자세한 가이드라인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누리당 이완영, 이만희, 최교일 의원에는 파란색으로 친박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또 두 재단이 기부금 출연을 강요하고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한 의혹, 재단 출연금을 국내외로 유출했다는 의혹 등을 국조의 주요 쟁점으로 소개했다. 특검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대가성 여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고 적혀 있다.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청문회에서 “이 문건은 제가 직접 작성해 직원들에게 나눠줬다.”고 증언했다.
또, 박 의원은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육성을 공개했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지난 10월 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SK 80억원 투자 유치과정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이 과정에 관여했다고 밝힌 데 대해 은폐를 시도한 것이다. 박 의원은 전날 최 씨가 이 지인을 통해 고영태 씨 등에게 검찰 조사나 국회 청문회 등에서 위증하도록 종용하고 진술할 내용을 사전에 지시한 정황이 담긴 육성을 공개했다. 최 씨는 “나랑 어떻게 알았느냐고 그러면 가방 관계 납품했다고 그러지 말고 옛날에 지인을 통해 알았는데, 그 지인이 알아서 연결을 해줘서 내가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하라)”고 말했다. 이어 “고원기획은 얘기를 하지 말고, 도움을 못 받았다, 이렇게 나가야 될 것 같아”라고 덧붙였다. 다른 녹취록에서 최 씨는 “큰일났네, 고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얘네들이 이거를 저기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것을 몰아야 된다.”며, “이성한이도 아주 계획적으로 하고, 돈도 요구하고… 안 시키면 다 죽어”라고도 했다.
이날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대입 특혜 의혹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또 이대 측 증인들은 부당한 특혜나 압력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교육부 감사 담당자들은 이미 특혜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집중 질타를 쏟아냈다. 정씨의 면접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이 있었는지도 논란이 됐다. 한편, 최경희 이화여대 전 총장은 우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씨를 두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차은택 씨가 검찰에서 김씨와 이화여대 고위급이 골프를 쳤다고 증언했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올해 4~5월께 두 재단에 대한 첩보보고가 있어서 내용을 검토한 바 있다.”며, “재단이 한번 만들면 없애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데,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 하는가 하는 점을 느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모금 관여와 퇴임 이후 대통령의 운영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2일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이완영·이만희·최교일 의원이 증인에 대한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들 의원은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이경재 변호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지인이라고 밝힌 인물과 지연·학연 등으로 얽힌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 의원들은 이완영 의원을 두고 새누리당 간사직을 사퇴하는 것은 물론 국조특위 위원도 그만둬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도 거들었다. 전직 K재단 인사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의 위증모의·교사 논란과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를 놓고 증언 공방을 벌였다.
이 의원은 강력히 반발하면서 고영태 씨가 위증해 위증교사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이날 이 의원에게 사실상의 제척상태를 유지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이정국 정강 전무가 나타났다. 박 의원은 이 전무와 이완영 의원, 우 전 수석, 정 전 이사장, 이경재 변호사와의 의심을 제기하자 이 전무는 사진 속 인물은 우리 지역구 의원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 변호사에 대해서도 항변했다. 정 전 이사장은 이 의원과 대구 대륜고등학교 선후배다. 이 전무는 김장자 회장에 대해 작년에 폐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최순실 게이트에 자신이 관련됐다는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은 최 씨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최씨를 조사한 적 없고, 대통령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청와대 비서관 임명은 당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가 박 대통령 탄핵소추로까지 이어지는 큰 파문을 낳은 데 대해 “그런 부분에서 내가 미흡했다. 송구하다.”며 유감을 표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함께 출석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김기동을 우 전 수석이 소개해줬다는 얘기를 고영태로부터 들었다는 주장한 데 대해서도 “말이 안 된다.”고 일축하며 대질 확인을 요청했다. 지난달 가족과 함께 잠적한 것은 “도망간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우 전 수석은 세월호 참사 당일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 전화한 사실 자체는 시인했지만, 조정하거나 조치를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우 전 수석은 2014년 김종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비리 의혹을 보고받고서 홍경식 당시 민정수석 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조여옥 대위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참사 당일 얼굴 필러·리프트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 제기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시술 행위를 한 번도 본 적 없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 또 “(박 대통령의) 얼굴에 주사를 놓은 적 없다. 목에도 놓은 적 없다.”고 밝혔다. 김영재 씨, 김상만 전 자문의에 대해서도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말했다. 프로포폴 사용 의혹도 정면으로 부인했다. 프로포폴을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본 적 없다. 프로포폴을 청와대 내에 구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 프로포폴 주사에 대해 “청와대에서 놓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에게 수면 주사를 놓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놓은 적 없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수면제를 박 대통령에게 준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인을 거부했다. 하지만 11월 30일 세월호 참사 당시 의무동에 근무했다고 말했지만, 신 전 대위는 청문회에서 조 대위의 근무지가 의무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대위는 신 전 대위의 증언처럼 의무실에서 근무했다고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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