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양강구도 속 보수 표심의 행방은
한국갤럽이 2017년 4월 셋째 주(18~20일) 누가 다음번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문재인 41%, 안철수 30%, 홍준표 9%, 심상정 4%, 유승민 3%, 없음/의견유보 12%로 나타났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문재인, 홍준표, 심상정이 각각 1~2%포인트 상승했고, 안철수는 7%포인트 하락했으며, 유승민은 변함없었다. 이번 조사에서 대선에 '꼭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적극 투표 의향자(904명) 중에서는 문재인 43%, 안철수 30%로 양자 격차가 13%포인트다. 지난주 두 후보의 격차는 6%포인트였다. 현재 지지하는 후보가 있는 사람에게 계속 지지 의향을 물은 결과 64%는 ‘앞으로도 계속 지지할 것 같다’, 34%는 ‘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 지지로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으며, 2%는 의견을 유보했다. 주요 지지후보별 계속 지지 의향은 문재인(65%), 안철수(68%), 홍준표(69%)가 60%를 넘었고, 심상정(40%)과 유승민(28%)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었다.
프레시안과 리서치뷰가 시행한 4월 셋째 주 정기 조사에서 문재인 후보는 43.3%를 기록해, 안철수 후보(31.3%)를 12%포인트 앞서며 격차를 더 벌렸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지난주보다 각각 2.7%포인트, 5.2%포인트 지지율이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주보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간 격차는 9.5%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안 후보의 하락세가 더 가팔랐다. 실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지난주보다 2.6%포인트 오른 11.4%포인트를 기록 4월 들어 지지율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 뒤를 이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0%포인트 올라 5.0%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1.4%포인트 올라 3.8%를 기록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는 1.4%를 기록했다. 심 후보가 5.0%를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문재인 후보가 54.9%를 얻어 31.6%를 얻은 안철수 후보를 23.3%포인트 앞서며 격차를 더 벌렸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 1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의 지지율(40.0%)은 안 후보(30.1%)보다 9.9%포인트 앞서 오차범위(±3.1%포인트)를 넘어 선두를 유지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지지율은 4.7%,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2.5%였다. 50대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33.4%로 문 후보(34.3%)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TK(대구경북)에서도 문 후보 28.8%, 안 후보 23.5%였다. 대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보수층의 지지를 흡수했다. 홍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23.1%, TK에서 22.1%의 지지를 바탕으로 전체 지지율 두 자릿수(10.2%)에 올랐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TV토론회 시청 후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은 37.1%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2차 TV토론회가 미친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18∼19일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40.9%, 안철수 후보가 34.4% 지지를 각각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가 6.5%포인트 차로 오차범위를 넘어 안 후보를 앞선 반면,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문 후보(44.8%)와 안 후보(44.4%)가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어 홍준표 후보 9.5%, 심상정 후보 2.8%, 유승민 후보 2.7%, 조원진 후보 1.0% 등으로 집계됐다. 4자 대결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벌어졌다. 홍 후보 출마를 가정한 4자 대결에서는 문 후보 43.1%, 안 후보 34.2%, 홍 후보 10.6%, 심 후보 3.0%였다. 유 후보 출마 4자 대결에서는 유 후보 지지율이 3.7%인 반면, 안 후보가 39.2%로 올라섰고, 문 후보는 42.3%, 심 후보는 2.8%였다. 정통 야 3당 주자 간 가상 대결에서는 문 후보 42.5%, 안 후보 41.1%, 심 후보 3.6%로 양자 대결과 큰 차이가 없었다. 보수 진영의 구도 변화나 보수 표심의 선택이 대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 보다 3.7%포인트 상승한 46%로 조사됐다. 안 후보는 5.7%p 하락한 31.3%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4.7%p 차로 벌어졌다. 홍 후보, 유 후보, 심 후보는 각각 10.2%, 3.9%, 3.5%를 기록했다. 기타 후보는 1.6%,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2.0%,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4%다. 적극 투표층 조사도 5자 대결 조사와 같은 추세를 보였다. 문 후보는 2.6%포인트 오른 52.2%의 지지율로 선두를 유지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이보다 23%p 낮은 29.2%였다. 홍 후보는 8%, 심 후보는 4%, 유 후보는 3.6%, 기타 후보는 1.1%,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0.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0%다.
의혹 공방 가열과 연대 가능성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양강구도 속 격차가 커지자 두 후보간 거친 설전을 이어갔다. 과거 참여정부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전에 북한 측 반응을 먼저 타진했다는 정황이 담긴 일명 ‘송민순 메모지’를 둘러싸고 각 후보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문 후보는 표결 기권 결정은 이미 내려졌고, 해당 결정을 북에 알렸을 뿐이라는 입장인 반면, 안 후보 측과 범보수 진영에서는 문 후보가 ‘역색깔론’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역공했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가 계속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고 있다며 공격했다.
문 후보 측은 “미래로 가겠다던 안철수 후보가 지지율 하락에 기댈 것은 결국 색깔론밖에 없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의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두고도 “한 손엔 색깔론을 들고 다른 손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든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안 후보 측도 총공세에 나섰다. 안 후보 선대위는 송 전 장관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책임을 묻겠다.’고 겁박했다”며 비판했다. 이어 “송민순 전 장관의 고언을 경청하고 진실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부인의 특혜채용 의혹과 잦은 보좌진 교체를 노려 공격을 가했다. 문 후보 측은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1+1 특혜채용과 카이스트 1+1 특혜채용, 특권대접에 대해 답변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김 교수는 카이스트 교수로 부임한 2008년 4월부터 2009년 2월까지 강의 한번 하지 않았고 발표한 연구논문도 없다.”며, “그런데도 급여는 7461만원을 받았고, 입사 6개월만에 7호봉에서 10호봉으로 3호봉 승급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의 잦은 보좌진 교체에 대해서도 공격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서 많은 보좌진이 당직자로 자리를 옮겼다고 했으나, 국민의당 당직을 맡기 위해 안 의원 곁을 떠난 사람은 단 3명뿐이라는 것이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지지 모임의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비롯해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돼지흥분제 논란과 관련 더민주의 비판수위가 낮은 점 등을 비판했다. 안 후보 측은 “더불어스포츠포럼 회원들이 불법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됐으나, 사과도 없고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지자들이 잘못했으면 후보가 책임지고 사과해야 한다.”며, “매번 도망가기 바쁜 문재인 후보에게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공격했다.
또한, 문재인 후보의 국회의원 퇴직 후 재산 증가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문 후보의 재산이 2016년 국회의원 퇴직 후 7개월간 4억 2800여만원 증가했다고 지적하자 문 후보 측은 재산 증가 사유를 해명했으나, 국회의원은 퇴직금 지급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준표 후보의 ‘돼지흥분제’ 논란과 관련해 “홍 후보가 책에서 언급한 S대 상대 1학년생 중에 현 문재인 후보의 자문그룹 소속 인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양강구도 속에서 공방이 치열해지다 보니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 또는 반문 선거연대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문 후보에 맞서 안 후보와 홍 후보, 유 후보가 합종연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출발은 바른정당이다. 두 차례의 대선후보 초청 TV토론 이후에도 유 후보의 지지율이 3% 선을 벗어나지 못하자 당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21일 총 33명의 절반인 16명이 23일 의원총회를 개최하자는 요구로 표출됐다.
24일 의총 개최를 통해 안철수, 홍준표와의 단일화에 대해 논의했다. 의총에서는 완주론과 문재인 후보의 집권을 막기 위해 단일화 또는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했다. 그러나 해당 후보들은 완주 의사를 계속 나타내고 있다. 안 후보는 21일 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가능성에 대해 들은 바도 없고 논의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안 후보로서는 자칫 연대론에 휘둘리다간 호남을 중심으로 한 기존 지지층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유 후보와의 단일화보다는 일방적 흡수를 주장하고 있다. 홍 후보는 21일 포항유세에서 바른정당에 대한 일종의 무시 및 고사 전략을 뜻하는 발언을 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는 물론 안 후보와도 사실상 단일화 가능성을 거부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의 돼지흥분제 논란이 불거지자 연대 불가를 더욱 분명히 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도 안 후보의 안보관을 지적하며 이를 강조했다. 당내 자진 사퇴론에 대해 반발해온 유 후보는 다시 한 번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바른정당과 한국당 내부의 단일화 요구, 한국당의 바른정당 흔들기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4월 30일이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안 후보도 문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막판에 유 후보와의 연대 모색 등 결단 가능성도 있다. 안 후보의 지지율 추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문 후보를 역전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김무성 의원과 박지원 대표의 역할 가능성이 주시 되고 있다.
새 정부과제- 섀도 캐비닛, 득이냐 실이냐
19대 대통령 선거의 당선인은 곧바로 대통령에 취임한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를 꾸릴 수는 없다. 물론 정치권의 합의에 따라서는 대통령 임기 시작 후 30일간 인수위 운영도 가능하지만 여전히 활동기간이 짧은데다 정권출범 준비를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초기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국무총리와 내각 구축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교·안보라인은 주요 국가 정상회담 준비에 착수해야 하고, 북한의 도발에도 대비해야 하나, 콘트롤타워가 부재할 경우 여러 문제를 노출할 수 있다. 때문에 대선 전 섀도 캐비닛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총리와 장관을 미리 정해놓을 경우 국무총리의 장관 제청권을 무시할 수 있다. 그러나 총리와 장관 후보자를 검증할 여유가 없는 현실을 고려할 때 내각을 미리 공개해 대통령과 함께 검증받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각 후보 선대위 역시 섀도 캐비닛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대선 전 섀도 캐비닛을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문 후보는 2월 1일 섀도 캐비닛 공개를 시사했다. 당시 문 후보는 예비내각을 구성하는 것은 물론, 일반 국민에게서 직접 입각 대상자들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발언 이후 비판이 제기되고, 고위 공무원들이 문 후보 캠프에 줄서기를 한다는 소문도 퍼졌다. 이후 문 후보 측은 예비내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후보 캠프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대선 전 발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무엇보다 대선 전 섀도 캐비닛을 발표할 경우 혹독한 검증이 시작된다. 예비내각 후보자는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 본인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섀도 캐비닛을 발표할 경우 내부 분란을 자초할 위험도 있다. 때문에 후보들은 섀도 캐비닛을 공개하는 데 난색을 보인다. 그럼에도 섀도 캐비닛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섀도 캐비닛을 공개했을 때의 장점도 작지 않다는 주장이다. 후보 본인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인물을 총리로 임명할 경우 득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예측 가능한 정치를 선보여 유권자의 판단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현실적으로 내각 전체를 공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적어도 국무총리 후보만이라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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