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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대한체육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 사고 조사 결과 발표

대한복싱협회의 대회 관련 안전 계획 미비 확인…모든 회원종목단체 정관에 안전계획 수립 의무화 추진

▲대한체육회.

 

(대한뉴스 김기준 기자)=대한체육회(회장 유승민, 이하 체육회)는 지난 9월 3일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와 관련하여 선수와 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향후 유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선수 안전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체육회는 사고 인지 후 김나미 사무총장이 제주도 현장을 방문하여 학부모를 면담하고 의견을 청취했으며, 이어 체육회 소관부서인 대회운영부는 9월 12일부터 17일까지 대한복싱협회(이하 복싱협회) 관계자, 지도자, 심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복싱협회는 ▲대회 안전관리계획 미수립 ▲응급체계 구축 미비 ▲대회 규정 미준수 ▲사건 보고 및 초기대응 미흡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첫째, 이번 대회는 참가 선수 650여 명, 10일간 분산 개최로,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제11조의9에 의한 안전관리 계획 수립 의무 기준에는 해당되진 않았으나, 대회 주최인 복싱협회는 이번 대회를 위한 자체적인 안전관리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 또한 2020년 1월 제정한 「대회운영 기본 안전지침」과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대회를 운영하였다고는 하나, 위 지침에 명시되어 있는 ‘대회 안전관리부 운영’, ‘사고 발생시의 대응 기관 등 비상연락체계 구축’ 등이 이행되지 않았다.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제11조의9) 1천명 이상의 인원이 밀집하는 체육행사를 개최하려 자는 체육행사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안전교육․점검을 시행하는 등 안전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아울러, 복싱협회는 지역 연계 병원을 지정하고 사고 발생 시 대회 운영본부, 의료팀, 구급차, 연계 병원 간 즉시 연락 가능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자료를 제출하였으나 이 또한 이행되지 않았다.

 

둘째, 응급이송 체계 관리가 부실했다. 복싱협회는 제주특별자치도복싱협회를 통해 지역 응급구조단과 구급차 2대, 기사 2명, 의료진(응급구조사) 2명으로 한 구급차량 임차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관련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구급차 내 바이탈기기의 미작동, 사이렌 미작동, 병원 응급실 하차지점 착오로 인한 지연 등의 문제점들이 확인되었다. 복싱협회는 대회 주최로서 계약 업체와 함께 계약에 따른 구급차량의 상태와 이송 병원 응급실의 위치, 이동 경로 등을 사전에 파악하는 등 응급이송 체계를 철저히 확인했어야 하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셋째, 복싱협회는 대회운영 관련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 복싱협회 경기규칙에 따르면 ‘경기 진행 시 의사 또는 (의사수급 불가 시) 간호사 등 의무진으로 구성하여 진행한다’라고 되어 있음에도 사고 당일(9.3.)에는 의사 또는 간호사가 배치되지 않았고, 간호사는 9월 6일부터 배치되었다.

 

또한, 복싱협회 「경기인등록규정」은 ‘등록절차에 따라 협회에 경기인으로 등록한 사람만이 협회의 경기인으로 활동할 수 있고(제5조), 경기인은 협회 주최 대회에 참가를 할 수 있다(제6조)’고 되어 있지만, 이번 대회의 참가신청 시 선수의 경우만 경기인 등록을 필한 자로 정하고, 세컨드 등 대회에 참가하는 지도자에 대한 자격 여부는 별도로 정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경기인 등록이 안 되어 있어도 누구나 세컨드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울러, 사고 선수의 세컨드를 본 코치는 2025년 협회 경기인(지도자)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세컨드: 경기 중 코너에서 선수를 보조하는 트레이너 또는 코치를 말하며, 체력 회복 지원·전략 지시 등 역할을 수행함

 

넷째, 복싱협회의 행정처리 및 사후조치 미흡하여 선수 보호자와 현장 혼란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복싱협회는 참가선수로부터 대회 중 사고에 대한 ‘책임각서’와 관련 미성년자의 경우 법적보호자의 동의를 구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았다.(참가 선수가 보호자란에 직접 서명한 것으로 추정)

 

또한, 사고발생 후 체육회 등 유관기관에 즉각적인 보고가 이루어지지 않고 사건 발생 5일이 경과한 9월 8일, 선수 아버지의 자해 시도 영상을 본 대회 참가자의 민원으로 이번 사건을 인지하게끔 했다. 또한 사건 초기, 복싱협회의 미숙한 대응으로 선수 아버지의 자해 시도를 유발하고 그 상황에서도 다른 링에서는 경기를 지속하게 하였으며,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등 전반적인 사후조치가 미흡했다.

 

사설 구급차의 조치 및 이송지연 등 법령 위반 사항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으로, 그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체육회는 이번 사고와 관련하여, 복싱협회에 대한 기관 경고와 함께 부상선수의 병원비 지원 등 피해보상 대책을 수립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종목 특성에 맞는 안전매뉴얼을 마련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모든 대회에 반드시 경기인으로 등록한 지도자만이 세컨드로 참가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제정하고 참가요강에 반영하도록 하고자 한다.

 

또한, 체육회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도적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해 회원종목단체규정을 개정하여 모든 종목단체가 정관에 종합안전관리계획을 반드시 수립하도록 의무화하여 대회 운영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회원종목단체 정기종합감사 시 이행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아울러 스포츠안전재단과 협업하여 「체육행사 안전관리 종합 매뉴얼」을 10월 중 회원종목단체 및 시도체육회에 배포하고 선수들의 개인상해보험 가입 지원과 상품을 개발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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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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