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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를 넘어서는 힘, 다시 ‘사람’을 향하다.

신년사 박재규 경남대학교 총장

2026년 새 아침이 밝았다. 매년 마주하는 새해지만 올해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 학령인구 감소, 지역 소멸 위기, 그리고 사회 전반에 쌓여가는 불신과 갈등까지 우리를 둘러싼 파고가 매우 높다. 질풍경초(疾風勁草)라 하였다. 거센 바람이 불때야 비로소 강한 풀을 알아본다. 지금의 위기는 역설적으로 우리 교육이 가진 진정한 저력을 증명할 때임을 의미한다. 대학은 이제 변화에 휩쓸리는 대상이 아니라 변화의 중심에 서서 시대를 이끄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대학은 사회를 지탱하는 공공자산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그동안 대학은 지식을 전달하고 인재를 배출하는 기능적 역할에 충실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이상의 역할이 요구된다. 대학이 흔들리면 지역 기반이 무너지고, 교육이 방향을 잃으면 사회 전체가 불안해진다. 대학은 단순한 교육 기관을 넘어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책임 있는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라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취업률이나 당장의 성과 지표에만 매몰된 교육으로는 급변하는 미래를 감당할 수 없다. 인공지능 시대에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능력은 정답을 빨리 찾는 기술이 아니다. 스스로 질문하고, 타인과 협력하며, 인간과 사회를 깊이 있게 성찰하여 공동체를 이해하고 책임질 수 있는 힘이다.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기술을 다루는 ‘인간다움’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대학이 지켜야 할 불변의 가치이다.

 

지역 대학의 역할 또한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지역과 대학이 하나가 되는 상생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은 지역의 문제를 내 일처럼 고민하고 지역사회는 대학을 신뢰하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 청년 인재가 지역에서 배우고 정착하며 도전하는 환경은 대학 혼자서도, 지역사회 혼자서도 만들어 낼 수 없다. 상호 협력과 연대만이 지역과 대학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교육계 내부의 연대 역시 중요하다. 대학 간의 소모적 경쟁,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세대 간 단절은 교육의 힘을 약화시킨다. 이제는 한 대학의 성과가 아니라 교육 생태계 전체의 건강성을 고민해야 할 때다. 대학, 정부, 지역사회가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되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교육은 희망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 대학이 먼저 책임을 자처하고 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때 우리는 흔들림 없는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2026년 우리 모두 한배를 타고 거친 강을 건너는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마음으로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것이다. 사람을 키우는 힘, 그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오래된 새로운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