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한뉴스] 글 김원모
독자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그동안 변변치 못한, 너무나 평범한 저의 사연을 ‘시선집중, 발행인의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꼭지로 27회 본지에 연재해 왔습니다. 얼룩지고 누구에게 자랑거리도 아닌 이야기를 실으면서 몇 가지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시선집중이라는 거창한 꼭지명보다 소중한 인연이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지위가 높은 분들, 삶이 윤택한 분들, 현직에 계신 분들과의 인연은 혹 잘난척한다고 평하실까봐 채택하지 않고 그 동안 평범한 만남을 주제로 기사화 했지만 제게는 모두 소중한 인연들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인연이, 진실 속에서 지면관계상 축소되어 실릴 때면 왜 줄여서 썼느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받침하나라도 거짓이 있다면 지금까지의 제 삶도 거짓이고 대한뉴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의 인연을 읽어 주신 독자여러분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며 저의 이야기는 지루하실 것 같아 이제 27회로 자리를 비키고 다음호부터는 독자 여러분의 진실한 귀한 인연을 찾아 기사화 하고자 합니다.
인연을 연재하게 된 계기는 본지 김윤옥 기자가 김경수와 저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는 직원만 듣기 아깝다며 기사화하자고 해서 인연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제 연재를 마치려니 정작 그와의 이야기는 누락이 되어 실리지 못해 이 또한 아쉬움이 남아 소개를 합니다.
제목- 사무실에 침입했던 도둑 김경수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20대 중반의 청년 김경수와 저의 사연입니다. 1월의 어느 날 새벽 1시경, 대한뉴스 사무실이 서초동에 있을 때입니다. 원고 마감으로 한창 야간작업 중이었는데 유리창 깨지는 소리와 함께 그 청년이 들어와 한손에 흉기를 들고 ‘꼼짝마’ 하며 위협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그의 눈을 피하고 손과 발의 움직임을 보며 “내 목숨을 가지러 온 건지, 돈을 가져가려고 온 건진 모르겠으나 어차피 무엇이든 가지러 왔다면 나에게 마지막으로 차를 우려 마실 시간을 좀 줄 수 있겠는가?” 말을 건네자 그는 대답 없이 그냥 서있었습니다.
다도란 커피와 달리 차를 우려내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청년의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의도가 있었고, 차를 우린다는 핑계로 제가 입고 있던 손누비 한복을 벗는데도 아무런 대응 없이 가만히 서있는 그를 보고 저는 그가 다른 전과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일은 프로가 아님을 직감했습니다. 만약 그가 프로였다면 제가 웃옷을 벗어 자신에게 던질 것에 대비해 어떤 방어를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청년에게 조용히 말을 걸었습니다.
“ 언론사에 무슨 돈이 있다고 여길 오셨나? 어디인지 알고나 오신건가?” 하고 대답을 유도하며 덧붙였습니다. “내게 지금 35만원이 있는데 이따 새벽에 내 후배가 폭력으로 교도소수감 생활을 하다가 석방된다고 연락이 와서 그 후배에게 두부라도 한모 사서 먹여야 하니 5만원은 남겨두고 30만원만 가져가도 되시겠는가?” 하자 그래도 그 청년은 아무 말 없이 서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탁자 위에 30만원과 제 명함을 올려놓으며 “얼마 전 이 건물에 도둑이 들어 경비가 심하니 혹 불심검문에 걸리면 이 명함을 보여주고 심부름하는 중 이라고 말을 하시게.” 했습니다. 그 청년이 나가고 20분쯤 지났을까 지역 순찰 경찰관이 “김경수를 아십니까? 발행인 명함을 가지고 있어서 연락드려봅니다.” 라고 전화가 왔기에 저는 “ 잘 압니다. 제가 심부름 보낸 사람인데 무슨 일 있습니까?” 라고 해 그 청년은 무사히 돌아갔습니다.
일주일 후 그 청년 김경수에게서 전화가 와 당시의 일을 고마워하기에 시간 있으면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는 배다른 형에 대한 복수심으로 화가 많이 난 상태인데 다 친구 부인이 아기를 낳았는데 친구가 돈을 구하러 나간 지 2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어 힘들다는 산모 소식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하려 들어 왔다고 했습니다. 그때 제가 준 돈으로 쌀도 사고 미역국도 끓여 주었답니다. 젖은 눈시울로 그 당시의 자초지정을 말하며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시 김경수는 해결사로 돈을 받아 내거나 판자촌 철거 등 합법적으로 처리하기 힘든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돈이 없어 못 갚는 사람, 갈 곳 없는 사람을 쫓아 낼 때는 내 얼굴을 떠올리며 좀 참으라 하고 또 당시 몇 건의 기소중지 사건들에 대해서는 자수를 권하며 많은 조언을 해주자 집안 어른처럼 저를 따르며 오늘까지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인가는 맞은 상처가 심한 얼굴로 찾아와 제 얼굴이 떠올라 차마 때리지 못하고 맞았다며 칭찬받고 싶어서 왔다고 해 제가 참 기쁜 적도 있었습니다. 그 후 경수는 해결사 일을 그만두고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대한뉴스 행사 때는 포스터를 붙이러 다니는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다 지금은 원양 어선을 타고 멋진 중년의 바다 사나이로 잘 살고 있습니다.
만약에 그가 사무실에 침입했을 때 제가 그의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쳤다면, 명함을 주지 않고 보내 경찰관에게 걸렸다면 흉기도 소지하고 있었던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내가 받기 위해 만드는 인연보다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그 사람 입장이 되어 한 번 더 생각하고 대한다면 이처럼 소중한 인연이 되지 않을까요...
지금 가장 소중한 사람, 가장 귀한 시간
만약 독자 여러분들께서 아직 기사화 되지 않은 70-80%의 또 다른 저의 인연을 궁금해 하신다면, 고위층이나 회사식구들, 그리고 어두운 뒷골목, 화려한 화류계 등 남에게 하찮게 보이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힘들게 일하며 모은 돈을 부모와 형제에게 값어치 있게 쓰는 효와 우애에 대해, 제가 그들에게 배운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다음 기회에 풀어 놓겠습니다.
저의 삶은 불우했던 소년시절부터 평탄한 삶은 아니었기에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고 사회에서 보고 들은 좋은 것은 꼭 실천해 보고 받아들이며 나쁜 것은 버릴 줄 아는 삶의 정신을 오늘날까지 지니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자는 돈만 가지고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은행에 돈을 저축 하면 이자를 주고, 그 돈을 빼면 이자를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이나 자연에게 마음으로 정성으로 공을 들인다면 그것에 대한 이자는 인생의 노을이 다할 때까지 나온다는 사실은 제가 직접 체험해 항상 마음 깊이 간직하고 살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독자여러분!
이제는 여러분들의 소중한 인연을 기다리겠습니다. 이 시간에 여러분들 곁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며 또한 지금 이시간이 가장 귀한 시간이 아니겠습니까?
다음호의 새로운 인연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정정: 3월 호 본 기사 부활교회는 부활선교회로 고칩니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4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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