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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응답하라, 이천시

위기의 이천 도자기산업, 어떻게 할 것인가?

[인터넷 대한뉴스]글 김준호

무릇 언론이란 희로애락을 담아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안타까운 사실은 잊지 않고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 다양한 사연 중 최근에 취재한 명장의 이야기가 그 하나다. 정부로부터 명장 칭호를 받은 한 도예가가 자부심보다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경기도 이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도자기와 이천쌀일 것이다. 하지만 쌀을 특산품으로 하고 있는 지역이 많기 때문에 이천에서 가장 유명한 상품을 도자기로 봐도 무방하다. 도자기 또한 특산품으로 육성하고 있는 지역이 강진과 문경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도자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이천이다. 그만큼 도자기산업이 이천지역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이천 도자기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많은 수의 도예가들이 도예 하나로 먹고 살기 힘든 나머지 다른 직종으로 아예 이직을 하거나 다른 직종에서 부업을 해 번 돈으로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도예만을 고집하고 있는 도예가의 사정도 그리 좋지 못한 실정이다. 이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관광객도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계속된 경기 악화에 국가적인 재난상황으로 인해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부와 지자체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탓도 있다. 국가에서 명장 칭호를 주고 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대로 방치하기 십상이고, 이천의 도예가들이 본인 스스로 외국관광객을 유치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먼저, 명장의 경우 1986년부터 지금의 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에서 선정하여 명장증서와 기능장려금을 수여하는 제도로, 명장에 선정된 사람들은 강연 등을 통해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일 뿐, 명장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및 관련산업 육성에는 크게 힘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외국의 경우 유명한 음악가들이 즐겨 사용하던 명품 바이올린이 어느 순간부터 사라져 버렸다. 그 악기를 만들던 명장이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현대 컴퓨터 기술로도 그 악기는 재현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비단 외국뿐이겠는가. 외세의 침입으로 인해 이미 시련을 겪은 우리나라의 문화유산과 도자기는 굳이 말로 표현해 무엇 하겠는가.

문화유산과 도예산업은 한 번 명맥이 끊기게 되면 다시 복원하기 어렵고, 설령 복원한다 치더라도 그 수준을 따라잡을 수 없다. 더욱이 도자기는 외국과는 다른 우리나라 고유한 문화의 원형을 담고 있어 다른 나라에서 흉내를 낼 수도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이러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명장들을 그대로 방치하게 된다면 다음에 누가 명장이 된다고 해서 기뻐할 수 있으며, 누가 도예를 배우려고 하겠는가. 한순간의 방치가 산업 전반에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이천 도예산업을 살펴봐야 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실례로 수원 화성에 온 외국인 관광객 1,000명을 어느 도예공방에서 유치하게 됐는데, 이런 대규모의 관광객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없어 불편함을 겪었다고 한다. 그 취재원은 이천시에 이천지역 도예가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의 체험장을 만들어 주거나 땅을 빌려주거나 개인 공방에 저리로 자금을 지원해주면 본인이 투자해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했지만 그 이상 진전된 사안은 아무 것도 없었다.

상황이 이와 같으니, 이천지역의 도예가들의 사기는 말해 무엇 할까. 그간 찾아오던 국내 관광객도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고, 국내 여건으로 인해 이천도자기사업협동조합에서는 이천도자기축제 또한 가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자체에서 아예 손발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천시 역시 도자예술촌 조성 및 도자체험관, 도자산업에 대한 예산지원, 국내외 전시․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천시도 힘든 것이 이 문제를 이천시 혼자 해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경기도와 정부 차원에서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지만, 대책마련과 예산지원 등의 문제가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국방문의해’ 등으로 수많은 예산들이 지원됐지만, 정작 이천지역 도예가들에게 지원된 예산은 거의 없었으며, 이천시청이나 경기도 관계자들도 배정받은 예산이 없거나 배정받은 예산이 있어도 현장에서 체감하기 힘들 정도로 괴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천시청이나 경기도 관계자를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지역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 수혜는 비단 도예가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천시는 지역 도예가들을 위해 다양한 방식의 지원을 통해 도예산업을 활성화시키고자 노력해왔고, 이러한 노력은 대표적인 도자도시인 여주시와 광주시, 이천시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타 시군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하지만 지금 대내외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도자기산업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게 되어 도자기산업 전체가 흔들릴 만한 위험수준에 와 있기 때문에 정부와 경기도, 이천시가 시급히 이 문제를 풀어나갈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의 「2008 공예산업실태조사」를 보면 납품지역이 국내가 76.1%, 해외가 1.3%, 국내와 해외가 2.5%로, 국내 의존도가 높은 실정에서 국내 경기가 악화되면 공예산업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비록 지금 알음알음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해외 수출판로를 개인이 개척하기에는 한계가 너무 명확하다.

이럴 때 정부가 나서서 공예산업 전체의 해외 수출을 지원해 주는 시스템을 만들게 되면 이천지역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공예산업 종사자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기 때문에 정부 관련부처에서 빨리 대책을 수립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6.4 지방선거 이후 정부와 경기도, 이천시에서 신속하게 논의가 돼서 처음 취재를 한 한청도요의 김복한 명장의 한숨 소리가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이 분뿐만 아니라 취재를 하면서 만난 다른 분들 또한 그러하다.

우리의 문화원형이 살아 숨 쉬는 도예산업을 하나의 직업으로만 취급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본지 기자가 순수하게 인터뷰를 하던 도중에 도자기산업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사실에 사태의 심각성을 느껴 다른 곳을 추가 취재하여 작성한 글로, 본래 취재원의 의도와는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둔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6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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